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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럼 사람이 미워지는 날이 덧없이 느껴집니다.

  • 등록일
    2008/11/16 14:44
  • 수정일
    2008/11/16 14:44
어제 이주노조 농성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민주노총 사무실로 농성장을 이전하고 가보지 못해 인사차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의 농성장 모습을 보았습니다.
늘 연대와 소통을 이야기하였지만 정작 나 자신은 이주노동자들과 더불어 살아간다면서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애꿎은 담배만 피우며 답답한 마음을 가눌데 없어서 그냥 한숨을 크게 여러번 내쉬었습니다.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여야 하는데 아직 제가 성숙하지 못한 탓인지 그렇지 못해 못내 죄송스럽더라구요. 회의가 끝나자 마자 몇몇 지인과 영등포시장 순대국밥집으로 내달려 술한잔 건하게 하였습니다. 들어가서 술마신 기억은 나는데 술값계산하고 이후 기억이 가물가물 하더군요.

 

사람이 사는 동네에는 늘 잦은 분쟁이 있기 마련인데.... 사람들은 그 분쟁을 통해 무언가 자신의 힘을 보여주려고만 하는 것 같아 덧 없이 느껴졌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을 볼 면목도 없고 해서 아침 황급히 내려왔습니다.

 


 

고생하는 사람들의 겨울은 참 혹독합니다.

 

마음의지할 곳이 없는 이들이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어야 하는데 이것도 세상사라고 그러하지 못하네요.

 

너무 잘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분쟁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보다는 내탓을 남탓으로만 치부합니다. 저 또한 그렇구요. 그래서 제 자신이 싫어져 애꿎게 술만 연거푸 먹어 오늘 하루종일 잠과 취기에 오락가락한 날을 보냈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함께 있던 필리핀이주노동자 니파나가 손가락이 뚤리는 산재사고를 당했다고 하고, 태국이주노동자는 신내림을 받아 밤에 귀신을 피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사장님이 데리고 왔습니다.

 

태국이주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3년 근무하고 다시금 돌아온 태국이주노동자는 한국에 있을 동안 어머니, 아내를 잃었습니다. 태국 무속신앙을 믿는다고 하는 그 이주노동자는 무엇이 쇄약하게 했는지 밤이면 귀신이 보인다며 귀신을 피하기 위해 산과 들을 헤메는 것을 사업장 사장님이 잡아서 왔습니다.

 

3일이면 죽는다고 무서움에 떨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족사 또한 불행한 태국이주노동자가 유일하게 의지하는 무속신앙은 3일내에 출국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 처음만난 태국이주노동자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태국이주노동자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꼈습니다.

 

덧없고, 부질 없는 삶과 사람이 오늘따라 무심하게 다가오네요.

이제야 정신을 차렸답니다. 그냥 한숨만 휴~~~~하고 나오네요.

 

마음이 덧없어 이철수 선생님의 집에 들어가 글 하나 보았답니다.

요즘 제가 마음을 가눌수 없을때 들어가 위안과 삶의 희망을 부여잡기 위해 글의 힘을 의지하고 있답니다. 참 편안함을 느끼고 소중함에 대해 고마움에 대해 삶에 대해 주변에 대해 살펴보게 되었답니다.

 

제 혼자 잘난 세상이 아니기에 더불어 나누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일깨우게 됩니다. 제가 오산이주노동자센터에서 일하면서 제가 배푼것 보다 되려 이주노동자 그/녀들에게 배우는게 많은 것 같습니다. 낮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과정의 힘듬은 있지만 참 행복한 사람들을 통해 마음과 가슴이 깊어지는 것 같아 늘 고마움의 날을 보냅니다.

 

늘 함께 할 수 있던 친구들이 하나둘 떠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떠나야하는 것을 알지만 욕심이 앞섭니다. 같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 부질없는 기대를 해봅니다. 욕심이 너무 큰 건 아니겠죠...

 

이철수 선생님의 집 오늘 보낸 편지중에서... 에서 글하나 올려놓아 봅니다.

그리고 살아가는데 붙어 있는 김선숙님의 덧글이 멋있어 올려봅니다.

 

"스산하고 황량한 겨울 숲이 좋아지는 이유는 그 곳에서 삶을... 인간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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