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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초록 꽃나무

  • 등록일
    2011/06/27 16:34
  • 수정일
    2011/06/27 16:34

초록 꽃나무

 

 

꽃피던 짧은 날들은 가고

나무는 다시 평범한 빛깔로

돌아와 있다

꽃을 피우지 못한 나무들과

나란히 서서

나무는 다시 초록이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아도

꽃나무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된다

그렇게 함께 서서

비로소 여럿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마을 뒷산으로 이어져

숲을 이룬다

꽃 피던 날은 짧았지만

꽃 진 뒤의 날들은 오래도록

푸르고 깊다

 

 

* 시집 <슬픔의 뿌리>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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