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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가난한 북한 어린이

  • 등록일
    2004/09/21 09:12
  • 수정일
    2004/09/21 09:12

가난한 북한 어린이

-지도에서

 

엄마는 돈 벌러 서울 가서 이태째 소식 없고

아빠도 엄마 찾아 집 나간 지 여러 달포

이제 보름만 더 있다 온다고

어쩌다 전화로 듣는 아빠 목소리는 늘 취해 있다

두 동생 아침밥 먹여 학교 보내고

열두살 난 언니 하루 안 거르고 정거장에 나와 서지만

진종일 서울 땅장수만 차를 오르내리고



다 저녁때 지쳐 돌아오면

저희들끼리 끓여 먹는 라면 냄비 팽겨쳐둔 채

두 동생 텔레비젼 만화에 넋을 잃었다

다시 밥 대신 라면으로 저녁을 끓이고

열두살 난 언니는 일기에 쓴다 전화도

텔리비젼도 없는 북한 어린이들이 가엾다고

가난한 북한 어린이들이 불쌍하다고

엄마 아빠 돈 벌어 돌아올 날을 믿으면서

 

지도는 신안의 어촌으로서 옛날에는 섬이었으나 지금은 다리로 육지와 연결돼 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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