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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김소월]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보냐

  • 등록일
    2004/10/02 11:00
  • 수정일
    2004/10/02 11:00

하소연하며 한숨을 지으며

세상을 괴로워하는 사람들이여!

말을 나쁘지 않도록 좋이 꾸밈은

닳아진 이 세상의 버릇이라고, 오오 그대들!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보냐.

두세 번 생각하라, 우선 그것이

저부터 밑지고 들어가는 장사일진댄.

사는 법이 근심은 못 가른다고,

남의 설움을 남은 몰라라.

말 마라, 세상, 세상 사람은

세상의 좋은 이름 좋은 말로써

한 사람을 속옷마저 벗긴 뒤에는

그를 네길거리에 세워놓아라, 장승도 마치 한가지.

이 무슨 일이냐, 그날로부터,

세상 사람들은 제가끔 제 비위의 헐한 값으로

그의 몸값을 매기자고 덤벼들어라.

오오 그러면, 그대들은 이후에라도

하늘을 우러르라. 그저 혼자, 섧거나 괴롭거나.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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