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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 아이들

  • 등록일
    2005/03/20 09:57
  • 수정일
    2005/03/20 09:57
노는 것에 온통 정신이 팔린 아이들.... 아이들에게 혼내는 것이 미안하지만 간혹 아이들 때문에 짜증나거나 화가 가슴에서 머리 끝까지 날때가 많이 있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것... 그래 나도 사람이기에 그러려니 한다. 어제는 아이들 때문에 혼쭐이 났다. 귀가 시간도 잊어버리고 자전거를 타고 이리저리 쏘다니다. 동네 사방을 이리저리 찾아다녔다. 노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을 조금만 해주면 좋으련만... 십년 감수하였다. 이리저리 돌아다녀봐도 아이들은 도통 찾을 길 없다. 내가 그런데 담당을 하고 계신 선생님 마음은 어떠했을까?


아이들을 만약 찾기 못하였다면 선생님은 아마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으리라... 그나마 아이들이 이전에 동네 근처 농협 주변에서 놀던 생각이 나서 그 곳으로 가보았다. 그런데 그곳에서 요요를 돌리며 민규와 동근이가 있지 않은가? 아이들을 찾았다는 생각은 잠시뿐 나도 모르게 아이들 목덜미를 잡고 화를 내고 선생님 집으로 데려왔다. 아이들은 아무런 일이 없다는 것인지 자신의 처신에 대하여 생각을 하지 못해서인지... 서로에게 잘못을 돌리고 집에 들어가자고 했는데 들어가지 않았았다는 말만 연거풔 하였다. 그러나 난 이런 아이들이 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서성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가 아이들을 발견한 시간은 저녁 10시 30분 그리고 이전에 다솜공부방에 와서 자전거를 놓고 사라졌다. 왜 그렇게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지... 세상이 험난하고 살기가 녹녹치 않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이들이 미워진다. 그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그런 아이들... 아픔을 간직하고 있고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는 것... 내가 경험하지 못한 무수한 두려움을 지니고 사는 아이들이 그 순간만큼은 미워진다. 아니 아이들이 한 없이 얄밉고 밉상굽게 나에 눈에 비춰졌다. 선생님에게 아이들을 인계하고 돌아서는 길.... 선생님의 얼굴에 피어난 수심 꽃을 보고 마음이 아렸다. 사랑으로 늘 다스리고 아이들 하나하나 보이지 않는 시선을 갖고 함께하기란 말로서는 되는 것이 아님을.... 마음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열매가 없으면 나눠주지 못함을... 천천히 느낀다. 문득 생각이 든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런 소소한 일상 그리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연대와 함께 가는 길 속에서 삶으로서 세상을 일구어나가는 것... 내가 바라는 세상을 지향하되 강요를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나마 할 수 있었다. 어제 아이들 사건으로 속이 타들어 간다. 그래도 우리 공부방 선생님은 그래도 어김없이 오늘이나 내일이면 아이들과 지지고 볶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한 선생님이 나에 눈엔 참 대단한 분으로 비춰진다. 인간이라는 한계를 알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선생님과 얽힌 모진 사랑의 연을 어찌 쉽게 끊을 수 있으랴.... 말보다는 실천과 행동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선생님이야 말로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만큼은 입장의 동일함을 갖고 살아가시는 것은 아닌지.... 누구의 잘잘못을 판단하거나 입장을 내세우기보다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지적하며 아이가 가진 가장 값진 장점을 그 사람많이 가질 수 있는 특기로 살리는 일... 보통사람들에게는 흔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속에 있는 모든 것을 내어주어야만 얻는 그런 사랑의 열매 맺기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있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의 삶을 일구어 나가는 데 있어 작지만 크나큰 힘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공부방 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이들이 마냥 부럽게 다가온다. 그래도 동근이와 민규.... 철부지 이지만 큰 사고 없이 잘 자라고 함께하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늘 미운 짓을 골라하는 아이들이지만 늘 함께하면 가족과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그래도 말썽좀 그만 부려라....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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