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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

  • 등록일
    2005/04/29 19:38
  • 수정일
    2005/04/29 19:38
이주노조 설립신고를 위한 기자회견이 있다고 하여 서울에 간만에 전철을 타고 올라갔다.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전철의 풍경.... 청량리와 천안을 오고가는 전철 낮시간엔 많은 수의 대학생들을 볼 수 있다. 옷 색깔이 봄인듯 싶드니 여름에 가까운 옷들을 입고 있다. 화사하다. 늘 칙칙 모드를 초지일관 유지하고 있는 나와는 대조적이다. 사람들의 얼굴엔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 있는 모습이 마냥 부럽게 느껴진다. 요즘 유행은 저런 거구나 헤어스타일도 보고 그러나 이내 모두 귀찮아 진 나는 서울까지 당도하는 시간을 잠으로 때운다. 그리고 도착한 영등포... 이전에는 사무실이 영등포라 간혹 영등포 역사에 와서 버스를 타거나 여행 기차표를 사기위해 나오는데.... 이도 돈도 시간도 없어 포기하고 있다. 그럭저럭 도착한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 기자회견장에 갔더니 아무도 없고, 시간도 여의치 않아 대략 10분을 기다리다... 아는 동지에게 전화를 걸고 그냥 천안행 전철을 타고 내려왔다. 길가에 분주함을 눈에 담고 오는 길... 날씨는 여름과 같이 불볕 더위를 자랑하고 있다. 긴판을 입고 올라간 것이 이내 잘못 판단하였다는 생각이 들게 낮 온도가 초여름 날씨이다. 그렇게 돌아서는 길에서 우두커니 영등포역에 도착하여 호남선, 전라선, 경부선, 중앙선 매표소를 가보았다. 차시간이 즐비하게 보이고, 표를 끊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드문드문 줄을 서고 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자니 어디론가 표를 끊고 가고 싶다는 충동이 들어 그냥 매표소로 향하였다. 그리고 전라선 표.. 구례역에 가는 기차표 2장을 예약하였다. 6월 4일 기차표를 예매하고 생각없이 그냥 구례에 당도하여 새벽 길을 걸어 노고단을 거쳐 임걸령 그리고 피아골 산장에서 일박을 하고 쌍계사를 거쳐 올라오겠다는 여행 계획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표를 예매하였다. 우리 동네 주민이나 꼬셔서 가리라는 계획을 하고... 비가 오지 않으면 그럭저럭 걸을만 하고 쉬엄쉬엄... 뭐 비가 오면 비맞으면서 천천히 걷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뭐 소낙비처럼 빗줄기의 세기에 따라 걷는 것도 다르지만.... 일단은 충동으로 산을 갈 계획을 잡고 보니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내려오는 길에 들더니... 마구 웃음이 나왔다. 혼자 웃음을 피식 웃어보았다. 연거푸..... ^^ 전철안에 다들 중간고사인지.... 시험지 족보같은 것 그리고 정리한 써머리 종이들이 듬성듬성보인다. 학생들은 보면서 참 좋을 때라는 생각도 들더라... 인생에 있어 무언가 투자하고 무언가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궁금증은 조금 있다. 여행을 가는 것도 이렇게 충동적으로 날을 잡고 종종하였는데.. 오늘 날씨와 그리고 영등포 기차역 풍경에 이끌려 그냥 계획 하나를 세워보았다. 내려가는 전철안에서 이 기차가 종착역 없이 내달리면 어떨까라는 부질없는 상상과 잡념을 하다 오산역에 내려와 현실적 삶에 또 묶여가는 길을 걷는다. 내일 여의도 언저리에 천막하나 치고 있겠군... 후원행사를 한다고 오는 이주동지들이나 밥 실컷 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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