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간장 오타맨...

160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09/23
    대기업 노조의 자기 성찰과 모색 '왕자병' 걸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글에 대한 잡생각
    간장 오타맨...
  2. 2004/09/23
    [만화] 살아서 다시 만나자
    간장 오타맨...
  3. 2004/09/23
    [시/신경림] 달빛(2)
    간장 오타맨...
  4. 2004/09/23
    망각으로 흐르는 강
    간장 오타맨...
  5. 2004/09/23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3)
    간장 오타맨...

[시/기형도] 진눈깨비

  • 등록일
    2004/09/05 21:37
  • 수정일
    2004/09/05 21:37

때마침 진눈깨비 흩날린다.

코드 주머니 속에는 딱딱한 손이 들어 있다.

저 눈발은 내가 모르는 거리를 저벅거리며

여태껏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내들과 건물들 사이를 헤맬 것이다

눈길 위로 사각의 서류 봉투가 떨어진다. 허리를 나는 굽히다 말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참 많은 각오를 했었다.

내린다 진눈깨비, 놀랄 것 없다. 변덕이 심한 다리여

어린 귀가길은 어떤 소설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구두 밑창으로 여러 번 불러낸 추억들이 밟히고

어두운 골목길엔 불켜진 빈 트럭이 정거해 있다

취한 사내들이 쓰러진다. 생각난다 진눈깨비 뿌리던 날

하루종일 버스를 탔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낡고 흰 담벼락 근처에 모여 사람들이 눈을 턴다

진눈깨비 쏟아진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나는 불행하다

이런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일생 못의 경험을 다 했다. 진눈깨비

 

                                                                       기형도 전집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이 공간을 방문한 azrael님이 좋아하는 기형도 시를 한번 읽고 써올려 놓았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결혼은 미친 짓이다.

  • 등록일
    2004/09/05 20:54
  • 수정일
    2004/09/05 20:54
* 이 글은 갈막님의 [첫화면을 사진으로 두기가 뭣해서..]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갈막님 글을 트랙백하였습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결혼은 환상이다, 행복한 결혼 그것은 잠시 일뿐.... 돈으로 포장된 자본주의에서 결혼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노동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노동하며, 죽지 않기 위해 노동하여야 한다. 현 서울역과 을지로 지하도의 넘쳐 나는 노숙자들을 보라... 그들은 노동에서 소외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쫒겨난 이들이다. 결혼이 남과 여.... 동성애자인 남과 남, 여와 여가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수단으로 바뀐지 이미 오래되었다. 결혼에 대한 상상부터 확 날려버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신데렐라 컴플렉스부터 까부수자...



갈막님의 글을 보면서 결혼하는 것도 일단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으나 결론은 결혼은 미친 짓이라는 나의 결론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다 주지 못함. 매스미디어의 훈육에 우리는 농락당하고 있다... 옆집 사는 사람이  돈 문제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은 생존전략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음....

 

결혼 한사람(남)과 한사람(여)가 만나 혼인관계 즉 법적으로 서로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결혼이라는 제도는 어찌보면 그럴듯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또 불필요한 수단일 수 있다.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아야 성인이 된다는 옛 성언의 말은 어불성설이다. 이 말은 어찌보면 가족이라는 둘레에서 인간의 종족번식을 합리화시키는 변명일 수 있다. 난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더욱더 무게를 두는 쪽은 결혼은 불필요한 것이라 생각이 된다.

 

현재 결혼이 갖고 있는 한국사회내 남녀 불평등과 여성 노동착취에 대한 생각만 해도 그렇다. 결혼은 철저히 가부장적으로 이어온 부계사회의 폐단을 재생산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를 가로 막고 있는 것도 여성이 한 인간으로서 노동하는 인간으로 대접받기보다는 자본주의적 가부장성과 부계중심성으로 인하여 여성은 노동은 가사라는 틀에 억매여 있다. 유럽의 부르우아 시대(18C후반과19C 초기)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남성의 계급에 기인하였다. 초기 자본주의가 번성하였지만 여성의 참정권은 20C 초반이 되어서야 부여되었다. 그것도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여성이 사회적 진출이 활발하였던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았을때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영국의 피의 메리와 빅토리아 그리고 엘리자베스 1세 이외에는 보기 드물다. 여기서 여성의 참여 또한 계급적 연공서열에 의해서 이루어진것이지 여성이 보편적으로 정치의 참여의 장(아크로)에 참여하지 못하였다. 이는 부르주아시대를 걸쳐 산업자본주의 시대까지 이루어진다.

 

영국의 산업자본주의가 온 런던시내를 감싸는 시기.... 부르주아는 어린 여공과 여성들은 자본가들의 성폭력을 당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노동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본가의 성폭력을 이겨내야 했다. 그러면서도 자본자 즉 부르주아들은 자신의 부를 더욱더 확대재생산하였다. 난 패미니즘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러나 여성의 정치참여... 남성과 동등한 권리가 부여된다는 것을 주장한다. 왜냐 같은 인간이다. 여성의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참여의 대상이며, 사회를 이끌어나갈 주역이기 때문이다. 헌법에서 보장된 인간의 기본권이 다 부여되어야 마땅하지만 우리 사회는 물론 전지구적 여성의 50%이상이 부계사회가 쌓아논 관습과 권위에 무참히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

 

특히 한국노동시장만 보자...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일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원래 나약한 존재라는 부계사회의 관습과 권위에 눌려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여성이 노동자로서 살아가기는 이 지구는 어려운 곳이다. 아마존의 여전사들은 제외하고는....

 

결혼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오래된 관습.... 종족 번식을 위한 하나의 사회적 관계로 규정지어져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또한 이성애자들에게 있어 남과 여의 결합은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동성애자들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 되고 있다. 결혼이라는 것이 사회적 관계임이 틀림없지만.... 종족 번식을 위한 행위임을 드러내는 것은 동성애자 결혼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관습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결혼은 사회적 관계이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서로가 성적 지향에 따라 차별받아서는 안된다. 그러나 우린 공중파 드라마를 통해 결혼은 남과 여의 결합임을 강요받고 있으며, 동성애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해서는 쉬쉬하는 부분이다. 이에 홍석천씨의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고백... 커밍아웃은 놀라운 일이다. 특히 연애인이라는 사회적 공인으로서 그의 선택은 정말 용기이상의 의미가 있는 일이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자신이 할 수도 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지향이 어떠한 폭력으로부터 부당한 차별과 억압을 받으면 안된다. 인간이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하듯 성적 자기결정권 또한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린 매스컴으로부터 늘 드라마라 공세에 훈육받으면서 사회적으로 늘 맞다아 있는 문제를 터부시하거나 등안시 한다.

내 일이 아니기에.... 난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하면서 그들의 고통을 왜면하지는 않았는지... 그들의 말과 행동에 우린 귀기울 필요가 있다. 어떠한 매스미디어에서 그들은 발언권이 제약된다. 그들이 발언권을 제약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폭력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그들의 성적 지향을 감추게 만들고 있다. 그들이 받아야 할 노동의 소외, 사회적 고립, 사회적 홀대, 그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으로 왜 이러한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당당히 사회의 한 일원인데... 또한 이땅의 국민인데.... 그들이 당하는 고통은 너무나 크다.... 관습법에 따른 유교적 사회라구 우끼고 지랄하네.... 관습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아니냐.... 그 잘난 관습에 따른 윤리의 무기로 얼마나 많은 것들이 죽어나가야 했는가???? 지랄 자빠지고 있네....

 

결혼을 난 성적 욕망의 결정체라고 생각한다. 난 성적 욕망은 인간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도구라 생각된다. 

 

결혼을 보라 서로가 서로에게 호감이 가서 하는 결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것이 어찌 이러한 것만 있겠는가? 돈있는 새끼들은 정략적으로 자신들의 가계를 통한 혈연 관계를 이용하고 있다. 어찌보면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우끼는 노릇아닌가...

사랑도 없이 집안이라는 이유만으로 결혼헤야 하는 것이 어찌 가능한 일인가... 지금 조선시대도 아닌데.,,. 자본가들에 의해 자본가 노동자 농민 평민으로 사회는 또 계급사회로 분화되어 지고 있다. 오호통제라....

 

결혼에서 난 평등부부의 결혼식을 보면서 그들이 과연 언제까지 평등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결혼 자체에서 남성이 아무리 가사일을 많이 한다고 해도 결혼 자체에 있어 가부장적 요소는 여성의 가사노동의 양을 증폭시킨다. 초기 평등부부의 가사분담은 그럭저럭 이루어진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나면 이 관계는 조금씩 균열이 간다. 내가 지켜본 후배커플이 그렇다. 그리고 아무리 남성이 가사노동을 전담하고자 노력하여도 집안이라는 울타리에서 여성은 또 가사노동으로부터 속박을 당한다, 제사... 추석,,,, 설날.... 시댁부모님 생일... 등등 수많은 노동에 여성을 혹사당하고 있다. 초기 설겆이 밥 아이돌보기를 잘하던 남성 또한 일터의 스트레스와 퇴출의 중압감으로 가사노동의 초기포부는 사라진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지만 육아, 가사노동, 집안 대소사는 고스란히 여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결혼은 이렇듯 개인과 개인의 평등성에서 해결되지 않고 사회적 울타리에서 평등성을 균열시키는 요소들이 내포하고 있다.

 

여성이 뭐 이슬만 먹고 사는 존재인가... 사랑만 먹고 사는 존재인가... 난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 내안에 너 있다... 이 생구라에 소스라 친다. 남성의 소유 욕망의 결정체라 한다... 카사노바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연애를 하지 못해봐서 모르는데... 짝사랑하던 때만 생각해도 마음에 그를 담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 그가 떠오른다가 정확히 맞다. 그를 머리에서 떠올르면 가슴이 꿍쾅꿍꽝 뛰었던 기억이 있던 지라.... 여성은 이 사회의 한 노동하는 인간이다. 노동으로부터 소외되어서도 안되며 사회의 한 주체로서 당당히 설 수 있는 사회적 일자리를 사회가 창출하여야 한다.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부터 깨뜨려야 한다. 특히 드라마와 광고에서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180도 전환시키야 한다.

 

여성은 결코 이슬을 먹고 사는 아름다운 존재가 아니라... 이 사회를 이끌어나갈 노동의 역꾼이다. 여성해방에 대해서는 모르나 여성 할당제라도 이사회에서 잘 지켜졌으면 한다. 여성에 대한 취업의 불공정성 또한 척결되어야 한다. 동일노동동일임금을 받아야 하며, 여성에 대한 편견부터 사그러져야 할 것이다.

 

여성을 떠올리며 결혼을 떠올리며 행복을 이야기 하기전 우린 여성이 현 사회에서 받고 있는 차별과 억압적 기재를 하나하나 뽑아보자....

 

이에 결혼은 미친짓이다. 난 결혼을 이 사회에서 필연적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착취 이러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성에 대한 남성의 소유에 대한 욕망의 집착이라 생각된다. 난 이러한 것들에 거부하고 자유롭게 자유롭게 살고 싶다.

 

결혼은 남성의 입장에서 보면 여성이라는 한 노동자에 대한 소유와 욕망의 집착의 결정체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난 이러한 결혼을 거부한다. 나의 노동에 의해 삶을 지탱하며 나혼자 잘먹고 잘 살시 위해서...

 

뻘 소리를 지껄여 보았음...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행복하다는 말은 불행을 항상 동반하면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갈막님 글 같은 행복함이 과연 그와 같은 행복이 지금 사회에서 존재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답니다.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고마운 룸메이트....

  • 등록일
    2004/09/05 20:52
  • 수정일
    2004/09/05 20:52

룸메이트와 상봉하였습니다.

룸메이트와 새절역 보금 자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싸우기도 많이했고 함께 기뻐한 기억도 많습니다.

 

제가 행복한 시간을 보낸 시기가 그때 룸메이트와 같이 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인생을 개척하였다고나 할까요....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룸메이트는 멀리서 올라와 바쁜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밥사주고 가더군요. 요즘 돈이 궁해 밥얻어 먹을 일이 없던 터에 룸메이트와 이런저런 이야기는 하지 못하였지만... 한끼의 밥에서 느껴지는 고마움과 그리고 이 블로그를 보고 걱정이 되어 나를 찾아준 그에게 고마움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세상 살면서 헛 살지는 않았음을 룸메이트와의 만남과 안산에 같이 간 내가 아는 이를 만나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안에 내가 머무를까봐 걱정해주고, 보다 나에게 채찍을 들어준 룸메이트와 내가 아는 이가 고맙게 느껴지는 이유 인것 같습니다. 관계 속에서 만났지만 나를 이해해 주는 그들이 있어서 난 참 행복함을 오늘 느낀답니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 나를 염려하고 격려해주고 나를 지켜봐 준다는 것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 곳 블로그에서도 나를 걱정해주는 이가 많습니다. 특히 크랙백을 하는 빼트님, 그리고 크랙백 지원 사이트인 갈님, 알엠님 등등등 많은 이들이 저를 격려해줍니다.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아는 이도 있을 터이고, 저를 이 공간 글을 통해 접한 이들도 있을 텐데... 부족한 저 그리고 허물많은 저에게 격려를 아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디서 살든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였고, 용기도 주셨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부족한 제가 앞으로 사는데 삶의 좌우명으로 생각하고 이 공간에서 제가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룸메이트와의 만남.... 참 좋았답니다. 그리고 고맙구.... 누군가가 말 없이 저를 지켜봐주고 힘내라는 작은 한마디에 참 작지만 큰 힘을 얻고 있답니다. 저는 마냥 고맙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작은게 행복아닐까요...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시/신경림] 돼지꿈

  • 등록일
    2004/09/05 18:16
  • 수정일
    2004/09/05 18:16

돼지꿈

- 평택의 농사꾼 한효선 씨의 꿈애기

 

평택에서 돼지를 기르는 한효선 씨는

자기 자신이 종종

돼지가 되어사는 꿈을 꾼다.

아무리 성실하고 부지런히 살아도

또 정직하고 착하게 살아도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거짓말을 하고 속임수를 쓰고

도둑질을 해도 알지 못한다

그런 돼지 가운데서

사람들은 마음 내키면

아무거나 골라 잡아먹는다



사람들도 누군가에 의해서

그렇게 죽어가는 것이나 아닐까

그렇다면 그 누구는 누군가

한효선 씨는 종종 저 자신을

누군가가 돼지처럼 골라

잡아먹는 꿈을 꾼다

잘생긴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신경림 시전집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소백산으로 떠난 무작정 여행 둘째날....

  • 등록일
    2004/09/05 18:10
  • 수정일
    2004/09/05 18:10

아침 7시... 텐트에서 일어났다. 새들의 지저귐이 좋았고, 맑은 계곡 물소리가 좋았다.

다른 산에 비해 휴가철이 끝나서 인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산장에서 비로사 입구 등산로 까지는 1.7Km의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되어 있는 길이라...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했다. 어제 먹다만 밥을 끓여서 일단 요기를 하고, 점심으로 대체할 식품으로 계란을 삶았다. 얼마만인가 계란을 삶아 등산을 한 것이....

 

일단 소백산은 산장이 없고 대피소가 있는데... 야간에 대피소는 일출을 보기 위해 야간산행하여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많아 잠자기가 불편하다. 이에 소백산 주변에 있는 야영장에서 하루를 머물고 오는 것이 좋다. 소백산 야영장은 희방사, 천둥, 비로사 야영장 중 시설이 괜찮은 곳이 비로사이기에 비로사 야영장을 추천한다. 난 늘 소백산에 오면 비로사 야영장에서 취침을 하고 올라간다. 산을 타기도 비로사는 그리 험하지 않아서 트래킹 기분으로 걷기가 좋은 산행코스이다. 비로사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코스는 천둥에서 비로봉까지가는 코스일텐데... 이 코스는 등산객들이 많아서 잘 안가게 된다... 그리고 단기 산행코스(조금 힘든 코스 등산로 입구에서 부터 정상까지 하늘만 바라보고 가는 코스임... 어느 등산객은 껄떡고개라 지칭하며 그 코스에 있는 돌계단의 위용에 치를 떨곤한다는 희방사... 소백산에서 제일단거리코스로 천문대에 갈 수 있기에 많은 이들이 풍기에서 희방사를 선택하는데... 이 코스는 그야 말로 중급등산인 코스다... 소백산 산코스로 많이 추천되는데... 믿지말라 그 코스 걸으면 거의 다리 몽둥이 뿌러진다... 천둥 아니면 비로사 코스가 산을 즐기면서 올라갈 수 있는 코스이니 참고 바람.... 희방사 코스 추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대 때려줘도 내가 책임짐.... 산행 코스로도 제로임... 진짜 재미없는 산행코스 희방사코스임 유의하시기를....) 희방사 코스가 있는데.... 산행하는데 주변 산세를 보거나 주변 경치를 구경하면서 산행할 수 없어서 참 재미없는 산행코스이다. 단 시간은 없고 산행은 잘하는 사람이라면 가볼 만하다.... 이 산행 코스 보다 청량리에서 안동행 무궁화 기차를 타고 풍기역(풍기에서 비로사까지 하루에 차편이 4편밖에 없음.) 내려 비로사 야영장 - 비로사 - 비로봉 - 제1연하봉 - 제2연하봉 - 천문대 - 죽령코스를 내 개인적으로는 추천해주고 싶다. 그 다음으로 추천하는 코스는 단양 방면에서 올라가는 천둥 - 제1연하봉- 비로봉-국망봉-비로사코스를 추천한다.(비로사 부근 민박집의 경우 많지는 않지만 민박비용이 휴가 성수기를 이외엔 비싸지 않다고 한다. 한 2만원이면 비로사부근 민박집을 구할 수 있다고 함. 참고하시기를....)



산에서 물을 기르려면 일반 비로사 산행코스를 선택하였다면.... 비로사 야영장에서 물을 기른후 올라가면된다. 그리고 물이 떨어지면 정상부근에 작은 샘이 하나 있어서 정상부근에서 물이 떨어질 샘에서 물을 떠가면 된다. 만약 산에서 라면을 먹고 싶다면 여기서 물통에 물을 기른후 소백산 감시 초소에 들어가서 라면을 끓여 먹으면 된다. 단 음식지꺼기는 나오지 않게 싹싹 비우고 휴지로 코펠을 닦으면 됨.... 친환경적으로 라면을 먹어야 함.

 

1.7Km에 달하는 비로사입구까지 걸어서 야영장에서 출발하였다. 등산하는 사람들중 차를 몰고오는 사람들이 조금 있었다. 우리는 차가 없는 관계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길옆 계곡소리를 들으면서.... 참 산길을 걷는 것이 이리도 좋다는 것을 연거푸 생각하면서 마냥 걸었다. 한 30분정도 걸으면 비로사 입구가 나옴.... 

 

포부를 달리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비로사 코스는 북한산 등산로 갖이 험난하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계단이 다른 산과 다르게 널판지로 되어 있고, 충격을 완화시켜주겠끔. 폐타이어줄띠를 널판지 계단에 깔아 발목이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초입구에서 약간 도로길을 걸으면서 산입구에 올라가는 길로 성큼다가갔다. 본격적인 산행코스가 나오는 부근... 인근 주민 아주머니 두분이 차에서 내려 함께 산행을 하게 되었다. 초기에는 앞서가다 뒤쳐지다 앞서가다 하면서 비로봉까지 함께 올라왔다. 혼자 걷는 것보다 동행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것 같다. 이런 저런 격려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앞서거니 뒷거서거니 하면서 산행을 할 수 있기에....

이 아주머니들은 종종 등산을 하는데... 주로 풍기읍내에서 살고 있어 비로사를 주로 등산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엔 비로봉을 거쳐 희방사로 내려가는 코스로 산행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이에 우리는 희방사까지 이 아주머니와 함께 뒷서거니 앞서거니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비로봉 정상에 오르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지만 마지막 코스 돌계단과 나무널판지 계단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올라가야 함. 이 것 이외에는 어려운 코스는 없음.) 그런데 1400m 고지의 산에 왠 하루살이들이 이리도 많은 것이냐.... 도통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이에 국망봉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산세와 소백산 천문대가 보이는 능선을 조금 보고 황급히 소백산 감시초소로 내려왔다.

 

소백산 은은하지만 멋이 풍기는 산이다. 운치가 있는 산이다. 지리산이 어머니를 품은 웅장한 산이라면.... 소백산은 어머니 가슴처럼 포근하고 운치가 있는 산이다. 소백산도 지리산 못지않게 소박하지만 웅장함을 갖고 있다. 죽령에서 출발한 산세는 충청도와 경상도를 가르고, 멀리는 강원도와 경상도를 경계하는 태백산까지 산세가 이어진다. 그래서 소백정맥을 등정하는 이들은 죽령에서 출발하여 태백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탄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다. 이렇듯 소백산은 수줍지만 비장함을 간직한 산이다. 

 

소백산 감시초소에 내려와서 삶아가지고 온 계란, 초코파이, 쌀과자, 소주, 비엔나 소세지를 끄내어 산에서의 점심겸 참을 먹었다. 이 맛을 무엇으로 비유하랴.... 꿀맛 자체가 아니고서야 말할 수 있으랴.... 참 소주맛 좋더구만..... 산에서 먹는 소주는 그야말로 신선의 음료수라 할 수 있다. 참 좋았다. 소주와 음식을 먹고 30분간을 쉰후 또다시 천문대 능선을 타기 시작하였다. 천문대 능선을 타기위해서는 제1연하봉과 제2연하봉을 지나야 한다. 비로사 방면에서 천문대를 가는 능선코스는 그리 험하지 않기에 산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날씨도 땡볕이 비치지 않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또다시 산행을 시작하였다.

 

소백산을 능선을 경계(비로봉에서 소백산 천문대방면 기준) 오른쪽이 충청도 단양이고 왼쪽이 경상도 영주시 풍기이다. 고려때 왕건이 후백제를 치기 위해 넘었던 죽음의 죽령.... 왕건을 후백제군의 매복으로 혼비백산하여 전쟁에서 진뒤 이 소백산을 넘었을 것이다. 그 역사적으로 경상도와 충청은 신라와 고구려의 경계이고 하였고, 후삼국시대는 고려와 후백제의 경계이기도 한 지리적으로 한 고장을 가르는 킨 맥이였으리라 짐작해 본다. 이 곳의 역사를 생각하며 소백산 천문대로 유유히 걷기 시작하였다.

 

산 정상에서 경상도와 충청도 지역을 고장을 보면서 산을 타는 것도 좋다... 산 아래가 이리도 작은데 인간들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하루하루 전쟁같은 나날을 보내는지 잠시 상념에도 잠겨 보았다. 이러면서 마냥 걸었다.

 

제1 연하봉에 도착하였을때 산 아래에서 같이 온 아주머니들이 짐이 많다면 빵과 풍기지역 사과를 주었다. 참 맛났다. 풍기가 금산에 이어 남한 인삼의 맥을 잊고 있는 지역이라 사과가 보약같았다. 맛도 서울에서 사먹는 사과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아마도 산에서 먹은 사과에다 이지역에서 가공되지 않고 직접 나무에서 따온 신선한 사과이기에 맛아 더욱더 있었을 것이라 믿어본다. 참 좋았다. 먹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것도 눈사진 많이 찍으면서 가니 참으로 좋았다. 좋다는 말 이외에는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경관이 내앞에 펼쳐져 있었다....

 

이렇게 마냥 걷다가 천문대부근이 있는 제2연하봉에 도착하였다. 앞에 군통신대가 보이고 바로아래 소백산 천문대가 보였다. 죽령에서 이 곳 소백산 천문대까지 콘크리트 도로가 나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의 이기심을 또한번 깨달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산은 그래도 우리에게 산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최고조로 발산하였던 것 같다. 햇볕이 그리 따갑지 아니했고, 산은 우리에게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며.... 쉬었다 가세요.... 좋은 시간 갖고 다음에 또 오세요 하는 것 같이 나무가지를 흔들며 말하는 상상을 하여보았다. 산이 있다는 것 도시만 벗어나도 이러한 신세기가 아직도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제2연하봉에서 산 입구에서 같이 산행하였던 아주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희방사로 내려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잠시 심호흡을 가다듬고 언젠가 가보리다던 죽령코스로 방향을 잡고 산행을 또 시작하였다.

 

중령코스는 통신소가 있는 곳을 지나면 계속 내리막 길이라서 참으로 걷기는 것은 무리가 없지만 무릎과 허벅지가 많이 땡긴다. 경사가 급하기에 때문에 내리막길이 결코 편할 길이 아니다. 통신소 정상에서 헬기로 작업하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명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분들은 국립공원 관리를 위해서 일하시는 분들인데... 헬기로 각 등산로 통나무계단 보수공사를 위해 자제를 나르고 있었다. 헬기를 이렇게 집적 가까이에서 보는 것도 경이롭지만... 이곳 전망대에서 죽령을 가로지르는 산의 웅장함에 또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지리산 처럼 이곳 산도 경상과 충청을 경계를 짖는 명확한 선으로 구획되어 있었다. 참 멋진 광경이었다. 디지털 카메라도 가져가지 않아 사진을 찍지 못하여 이 곳 경치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나혼자 이 멋진 신세기를 누리고 온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계속해서 기억할 만한 사진을 찍을 걸.... 다음엔 꼭 내 디지털 카메라에 이 광경을 담아 이곳에 올려보리라 다짐해 본다. 히히^^ 이 곳에서 공사를 맡아 일하시는 한분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50만원 담배 맛있지 않냐고 우리에게 농을 풀었다. 참 맛나다고 했다... 자신들도 매일 50만원 짜리 담배를 피워가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넉넉한 웃음 깃든 말을 던졌다. 참 멋진 말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렇게 넉넉함이 있으니 일하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산에서야 아랫 인간사에서 찌든 고통, 슬픔. 분노, 배신 등 이러한 구차한 것들에 찌들지 않은 그분들이 멋져 보였다. 50만원 짜리 담배 우리는 50만원 짜리 담배를 2대를 피웠으니 어제 야영장에서 천만원 벌고 소백산에 올라와서는 10대를 피웠으니 500만원을 벌었다. 참 좋았다. 이렇게 여유와 넉넉함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산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가졌다.

 

산에 오면 내 문제에 대하여 위로는 받지 못하지만 등산객들의 열린가슴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다. 참 행복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에 오르나 보다. 나와 같이 여유를 갖고 세상사에 찌든 녹을 제거하기 위해 산에 오르나 보다. 그래서 행복하였다. 참 행복했다.

(소백산은 5월말 철쭉제, 인삼축제 등이 유명하다고 한다. 5월 한번 철쭉제에 와보시기를.... 인간냄새 찐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참 좋습니다. 인간이 부대끼며 사는 것도 꽤 멋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사견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금 죽령으로 내려갔다. 계속해서 아래만 보고 내려가야 한다.

소백산에 잦을 따러온이도 보고 늦게나마 연인의 손을 잡고 올라오는 이들도 보면서 산행의 종착역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다.

 

산 정상부근부터 아랫까지 계속해서 난 콘크리트 도로를 걸으면서 다시금 이곳에 오리라는 기약만을 계속해서 머리에 주입하였다. 또 오리라... 계속해서 이 느낌을 받으러 오리라....

그리고 한 1시간을 내려서야 죽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죽령에 도착.... 그곳 죽령 매표소 근처에 군부대하나가 있었고, 내려오자마자 충청과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푯말이 보였다. 충청 단양과 경상 영주의 경계.... 죽령매표소는 단양쪽에 있다.

죽령 매점부근에서 차시간을 물어 알아보고,... 관광표지에 나와 있는 죽령주막에 들렸다.

죽령주막.... 사극에서 보는 옛 주막의 모습은 아니지만... 시골냄새 그윽한 주막만은 틀림없었다. 여기서 동동주와 도토리묵을 시켜서 먹었다. 산행끝의 동동주 맛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동동주를 넘기면서 목안에 걸리는 밥알을 씹으면 달콤씁씁한 맛의 오묘함에서 동동주가 주는 시원함과 걸죽함에 긴장하였던 몸은 피로감이 밀려온다... 나른하지만 이 기분에 산행후 꼭 동동주를 마신다.... 아 또 먹고 싶다. 도도리묵 맛도 기가 막혔다.

간장에 참기름약간 곁들여 배추, 깻잎, 부추로 버물여진 도토리묵.... 입안 가득 참기름 내음이 마른 입안을 화사한 향기를 퍼트리며... 코와 혀를 자극하였다. 참 맛났다.

 

동동주 하나를 더 시키고 감자전을 시켜서 먹었다. 이도 맛났다. 가격도 그리고 비싸지 않았다. 도토리묵 5000원 감자전 5000원 동동주 5000원 동동주는 시골에서 직접 담은 것 같았다. 맛났다. 그래서 관광지에 이 주막이름이 걸려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시골내음 찐한 주모 할머니의 걸죽한 농에 또한번 가슴 포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한번 가보고 싶다. 꼭 소백산에 간다면 죽령주막을 들려보시기를.... 주막의 정겨움.... 주모 할머니의 부드러움 농과 입담에 소백산 등산객들은 죽령주막의 단골이 되지 않고서는 못배길 것이다. 죽령 꼭대기에 위치한 이곳 죽려주막은 단양/영주사람들의 자랑거리인 것만은 분명하였다.

 

꼭 들려보시기를.....죽령주막을 나와 한시간 죽령부근 나무의자에서 쉬었다가 단양행 버스 오후 5시 55분 막차를 타고 단양시내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동서울 방향 고속버스 오후 6시 30분을 타고 대단원의 소백산 종주를 끝냈다.

 

단양에서 아쉬움이 있다. 시멘트 공장으로 인해 온 산이 벌집이 되어 있었다. 단양 8경의 백미를 자랑하는 단양이 시멘트 췌지고 온 산이 몸살을 앓코 있다. 아쉽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보전할 수 없을까.... 개발은 너무 혹독하다. 아파트를 짖지 않으면 안될까....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