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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18
    [시/안윤길] 벚꽃처럼
    간장 오타맨...
  2. 2014/01/17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봄맞이*
    간장 오타맨...
  3. 2014/01/15
    [시/신경림] 강물이 되고 별이 되고 꽃이 되면서
    간장 오타맨...
  4. 2014/01/15
    [시/신경림] 가자 새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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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4/01/14
    [시/신경림] 새벽은 아우성 속에서만
    간장 오타맨...

귀화식물 또다른 이주노동자 다닥냉이

  • 등록일
    2014/01/20 04:28
  • 수정일
    2014/01/20 04:28

귀화식물,
또 다른 이주노동자

* 다닥냉이 *

땅거미 지는 광화문 거리 적은 인원이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이주노동자운동 탄압에 항의하는 촛불문화제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추위에 잔뜩 움츠린 채 서둘러 종종 걸음 쳐 그 옆을 지나쳐 간다, 여수 외국인 보호소 화재 참사가 있는 지 일 년이 지났다.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단속에 쫓기고, 피해서 달아나다 떨어져 죽었다, 지난 연말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위원장, 부위원장, 사무국장이 표적 단속되어 강제 추방당했다. 얼마 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가 있었다, 변한 것은 없다, 비극은 계속 되고 있다.

도시의 빌딩 숲 아래 좁은 잔디밭이나 화단에서 또 다른 이주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다, 관상수 아래 잔디 틈에서 살아가는 귀화식물들 말이다. 강아지풀이나 냉이, 별꽃, 새포아풀처럼 오래 전에 들어와 자리 잡은 것도 있고, 토끼풀이나 망초처럼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있다. 한겨울 도시의 마른 잔디밭을 눈여겨보면 여전히 푸르게 겨우살이를 하고 있는 토끼풀과 함께 뿌리에서 난 잎을 방석처럼 땅에 붙이고 봄을 기다리는 다닥냉이를 흔히 볼 수 있다.

다닥냉이는 논이나 밭보다는 이런 도시의 녹지에 잘 적응한 것 같다. 귀화식물은 이주노동자마냥 토종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수난을 당해왔다. 국립공원 같은 생태 보존 지역에 사람들이 발길이 늘어나면서 빠른 속도로 번식하고 있는 다닥냉이는 돼지풀이나 서양등골나물보다는 덜 하지만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닥냉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북아메리카라는 기록이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은 것 같다. 다닥냉이가 들어온 시기를 개항이전으로 보는데,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은 대개 개항 이후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다닥냉이가 자라는 곳에 다닥냉이보다 늦게 이곳에 도착한 콩다닥냉이가 자란다. 콩다닥냉이는 개항 이후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왔다, 다닥냉이와 콩다닥냉이는 자라는 곳도 같고, 겨울을 나는 모습도 비슷해서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이 둘을 구별하려면 줄기가 나고 꽃이 필 때가지 기다려야 한다. 콩다닥냉이는 다닥냉이보다 줄기에서 나느 잎이 더 크고 꽃도 더 크다. 줄기에 나는 잎에는 가장자리 톱니가 있어서 쉽게 구별할 수 없다.

겨울을 나는 다닥냉이는 나물로 먹는데 매운 맛이 난다. 황새냉이보다 그 맛이 더 맵다. 꼭 겨자처럼 코를 톡 쏘는 매운 맛이다. 그래서 다닥냉이는 영어로 가난한 자의 추후(poor man’s pepper)g고 불린다. 다닥냉이는 꽃과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서 다닥냉이라 불린다. 꽃은 냉이처럼 휜색 꽃잎이 네 장 나는데, 열매는 심장 모양의 냉이와 달리 동글동글한 모양이다. 꽃은 너무 작아 볼품없지만, 다닥다닥 달리는 동글동글한 열매는 귀엽고 앙증맞다. 가을에 불그스름하게 물이 들면 꽃처럼 아름답다.

잡초마저 자라지 않은 땅은 사막이다. 귀화식물인 잡초는 거칠고 매마른 도시의 땅이 사막으로 바뀌는 것을 막아낸다. 겨울에도 싱싱하게 자라는 다닥냉이의 생명력이 도시의 땅을 살아 숨 쉬는 땅으로 지켜내는 것이다. 이주노동자 없이 이제 이 사회는 굴러갈 수 없다. 이주노동자의 노동을 인정하고 노동자로서의 권리 또한 인정해야 할 것이다.

...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중에서...(메이데이,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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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윤길] 벚꽃처럼

  • 등록일
    2014/01/18 06:22
  • 수정일
    2014/01/18 06:23

벚꽃처럼

안윤길

노동물결 넘실대는
해방의 바다로 나아가는
우리들의 싸움에
절망과 한계 어디 있으랴
한계라고 생각하면 그것이 한계일 뿐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과정의 연속일 뿐이리

누가 말했던가
전사는 싸움터에서 피 흘리며 쓰러질 때
가장 아름답다고

무르익는 봄날
혼신의 힘을 다해 피었다가
일제히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가

.... 안윤길 시집 "골리앗은 울고 있다."(도서출판 노동자의 힘, 2002)

p.s 산행을 위해 가방 챙긴다. 산을 오르는 것도 어찌보면 한계라 생각하면 힘겹다. 그러나 그 산이 주는 것들에 내몸 의지하고 그 주변 것들과 이웃하며 걷는 과정이 한계가 아니라 이미 동화되고 그 산이 주는 넉넉한 품에 안기는 것이듯... 투쟁도 그런 산이 주는 품처럼 민주노조 깃발 치켜든 모든 곳이 어울어지고 아래로부터의 조합원 힘 응집하는 총파업투쟁의 닻 올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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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근의 들꽃이야기 *봄맞이*

  • 등록일
    2014/01/17 07:54
  • 수정일
    2014/01/17 07:54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 거야!

*봄맞이*

이번 겨울은 더 메마르고 춥게 느껴진다. 봄은 어디만큼 와 있나. 봄맞이가 자란 만큼 와 있으려나. 겨울 나는 봄맞이를 보려고 아파트 샛길 옆 해마다 봄맞이가 무리지어 자라던 곳을 애돌아가는데, 이미 거기는 콘크리트로 깔끔하게 새 단장이 되어서 시멘트 먼지만 풀풀 날리고 있다. 시멘트 먼지만 풀풀 날리고 있다. 옆 동네 학원가로 대형버스 여러 대가 학생들을 실어 나른다. 지난 봄, 지어지고 나서 한 번도 흔들리지 않던 이곳 아파트 가격마저 마구 요동쳐댔다. 덤덤하던 변두리 사람들 속을 들쑤셔 놓은 그 몹쓸 바람은 가슴에 꼭 저런 시멘트 먼지 같은 걸 남겨놓고 지나갔다. 이 겨울이 더 푸석거리고 으슬으슬 춥게 느껴지는 게 그 때문일까. 콘크리트로 발라진 새 길과 용산에서 벌어진 참사가 겹친다. 자본이 그려 보이는 꿈은 남의 삶을 부수고 그 꿈을 빼앗는 것이다 그렇게 빼앗은 꿈조차도 허망하게 날아가 버린다. 그 꿈은 악몽으로 바뀌고 만다. 개발 바람은 모두를 공범자로 만들고 침묵하게 한다. 그런 침묵은 용산에서 벌어진 참사와 무관하지 않다. 봄맞이가 사라진 길에서 시멘트 먼지를 마시며 부끄러웠다.

봄맞이는 봄에 싹터 자라기도 하지만 여름, 가을에 싹이 터 해를 넘겨 자라는 두해살이풀이기도 하다. 봄맞이는 폼이 크지 않다. 그래도 작은 품안에 작은 거미와 더 작은 노란제가 함께 겨울을 난다. 햇살이 따스한 날에는 거미와 노린재가 꼼실꼼실 기어 나오다 사람 기척에 놀라 허겁지겁 다시 품속에 숨어든다.
바람을 피해 땅바닥에 납작 붙어 겨울을 나는 봄맞이는 아이 얼굴만큼 예쁘다. 겨울바람에 발그래해진 아이 볼처럼 봄맞이도 겨울바람을 맞고 발그레해졌다. 겨울 들녘에 핀 꽃 같다.

봄맞이는 냉이나 별꽃처럼 이른 봄에 꽃이 피지 않는다. 꽃마리나 광대나물, 제비꽃보다도 늦게 꽃이 핀다. 그런데도 봄맞이를 보면 여름이 참 잘 어울린다. 오래 전 봄맞이꽃을 처음 봤을 때 인상이 어제인 듯 생생하다. 예쁜 제비꽃은 너무 익숙해 져 있고, 광대나물은 닮은 꽃이 많아서인지 첫인상이 남아 있지 않다. 봄맞이는 단순한 모양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우산을 펼친 듯한 모습을 한 번 보면 오히려 단순해서 잊혀지지 않는다. 봄맞이는 봄이 다 끝날 때까지 봄의 첫 느낌을 잘 간직한다. 봄맞이는 줄기잎이 없고 뿌리에서 돌려난 잎만 있다. 잎 사이로 뿌리에서 꽃줄기가 몇 가닥 자라 오르고 꽃줄기 끝에 우산살처럼 또 몇 자락 꽃자루가 갈라져 나와 꽃이 핀다. 꽃이 피어도 모습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꽃잎이 떨어지고 나서 다섯 가닥으로 갈라진 꽃받침이 더 커지는데 둥그런 열매가 맺히고 떨어져도 꽃받침을 마치 꽃인 양 계속 달고 있다.

아이들이랑 봄맞이 잎을 뜯어 배지를 만들었다. 봄맞이 잎사귀를 붙여 만든 베지를 단 아이들 얼굴을 벌써 봄을 맞이한듯했다. 배지를 만드는 데 한두 잎이면 되지만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가서 한 움큼씩 뜯어 왔다. 그래도 괜찮다. 그런 정도 자극은 잡초들이 살아가는 데 오히려 더 필요한 것일 테니까. 콘크리트 덮인 아파트 샛길에는 틈이 생기고 먼지가 쌓일 테고 다시 잡초가 자라날 것이다. 그런 곳이 잡초가 살아가는 곳이 아닌가. 개발로 무너진 삶의 페허에서 우리를 부르고 있다. 자본에 맞서는 연대와 투쟁을 부르고 있다. 먼저 간 이들 소리가 들린다.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 거야!"

... 강우근의 들꽃 이야기 중에서...(메이데이,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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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강물이 되고 별이 되고 꽃이 되면서

  • 등록일
    2014/01/15 09:49
  • 수정일
    2014/01/15 09:49

강물이 되고 별이 되고 꽃이 되면서

신경림

강물이 어찌 오손도손 흐르기만 하랴
큰물이 작은 물이 이끌고
들판과 골짜기를 사이좋게 흐르기만 하랴
어떤 땐 서로 치고 받고
또 어떤 땐 작은 물이 큰물을 덮치면서
밀면서 밀리면서 쫓으면서 쫓기면서 때리고 맞으면서
시게전도 지나고 다리밑도 지나는
강물이 어찌 말없이 흐르기만 하랴

별들이 어찌 늘 조용히 빛나기만 하랴
작은 별들과 큰 별들이 서로 손잡고
웃고 있기만 하랴
때로는 서로 눈 부라리고 다투고
아우성으로 노래로 삿대질로 대들고
그러다 떠밀려 뿔뿔이 흩어도 지지만
그 성난 얼굴들도 그 불 뿜는 눈빛으로
더 찬란히 빛나는 별들이
어찌 서로 그윽히 바라보기만 하랴

산비알의 꽃들이 어찌 다소곳 피어 있기만 하랴
큰 꽃이라 해서 먼저 피고
작은 꽃이라 해서 쫓아 피기만 하랴
빛깔을 뽐내면서 향기를 시새면서
뒤엉켜 싸우고 할퀴고 허비고
같이 쓰러져 분해서 헐떡이다가도
세찬 비바람엔 어깨동무로 부둥켜안고 버텨
들판을 산비알을 붉고 노란 춤으로 덮는
꽃들이 어찌 곱기만 하랴

산동네의 장바닥의 골목의 삶이 어찌 평화스럽기만 하랴
아귀다툼 악다구니가 잘 날이 없고
두발부리 뜸베질이 멎을 날이 없지만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이 엉켜
제 할일 하고 제 할말 하면서
따질 것은 따지고 밟을 것은 밟으면서
강물이 되고 별이 되고 꽃이 되면서
산동네의 장바닥의 골목의 삶이 어찌 밝기만 하랴

... 신경림시집 "기난한 사랑노래"중에서....

p.s 삶도 투쟁의 연속이다. 그러나 우리내 삶 지치고 지쳐... 패배로 점철되면서 아우성과 그 싸움이 투쟁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투쟁은 타전되지만 전달이 소통이 연대가 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우리내 그 서로 부디끼며 가는 것이 그리 힘든지... 애써 외면하는지... 타전되는 소식에 소스라친다. 과거로 회귀는 정권만이 아니라 우리도 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내 민주주의를 위해 노동이 이땅의 민중이 인민이 목소리 높여 싸우고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 보고.... 그 파업 애써 외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라도 깃발들고 나서자 우리의 길 올바른 길이기에.... 투쟁이 메아리가 아닌 함성이 되어 이 땅에 울리도록 그 힘찬 걸음... 어깨동무 다시금 보고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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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가자 새봄엔

  • 등록일
    2014/01/15 09:40
  • 수정일
    2014/01/15 09:40

가자 새봄엔

신경림

가자 이웃들 친구들
큰 파도가 되어 골목길 신작로를 메우며
고개를 넘고 강을 건너서
들길을 지나 다시 철길을 질러

가자 버려진 우리들 마을을 찾아
거룻배 통통대는 배터로
말강구 설치는 시골 장터로
노래를 찾아 잃어버린 우리들
옛얘기를 찾아

가자 형제들 낯모르게 내 형제들
큰 바람이 되어
땀 밴 내 땅 두 발로 밟으며
피 엉킨 논밭 가슴으로 만지며
모든 숨결 큰 바람이 되어

가자 얻어 입은 누더길랑
벗어던지고
얻어 먹은 음식찌끼 시원히 토해내고
휴전선도 짓밟으며
지뢰밭 총칼밭 파헤치며

가자 친구들 이웃들 형제들
한덩어리 되어
큰 불길이 되어
뜨거운 노래로 눈보라를 녹이며
반백 년 어러붙은 하늘과 땅 녹이며

.... 신경림 "가난한 사랑노래" 중에서...

p.s 가자!! 라는 말이 의미 심장하게 다가 온다. 가자!! 노동해방, 가자!! 총파업 그렇게 어깨동무하고, 동무, 동지들과 함께 새봄 해방을 향해 치닫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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