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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

'고통을 치유하는 것은 고통을 철저히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 과연 지금 이 시점에서 보물섬 님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을까요? 통과할 수 밖에 없겠지요. 통과하지 않으면 더 커지고 길어질뿐이겠지요. 통과하면서 고통에 담긴 의미와 반복되는 대인관계의 패턴을 알게된다면 그것은 고통이 주는 선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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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2 19:31:53

 

뒷산에서 길을 잃다
 
우습지 않은가
뒷산에서 길을 잃다니
눈 아래로 낯익은 얼굴들이 빤히 보이는데
한 달에 몇 번씩 오르는 뒷산에서
물통을 두고 온 약수터를 찿지 못해
두시간씩 세 시간씩 오르내리는 꼴이라니
더 우스운 사실은
그곳에서 만난 사람 누구도
길을 모르더라는 사실이지
-그냥 길을 따라 걷고 있을 뿐이더라구
약수터에 두고 온 때 낀 물통만 아니었다면
그들처럼 그냥 길을 따라 걸으련만
차마 손타고 물때 낀 물통을 포기할 순 없더군
자네도 길을 잃어보게
뒷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약수터에 두고온 물통을 포기할 수 있는지
우습지 않은가
뒷산에서 길을 잃다니
 
              - 곽효환  시집 <인디오 여인> 중에서 -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 것은 길을 잃는 것이 아니다.
모르는 길을 어떻게 잃을 수 있는가. 가장 두려운 것은
`아는 길을 잃는 것`이다. 아니, `안다고 착각하던 길`을
잃는 것이다. 나는 지금 내가 가는 길의 의미를 진정으로
아는가? 혹시 관성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관성으로 일어나고, 관성으로 출근하고, 관성으로 퇴근하고,
관성으로 숨 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누구라도 어느 날 문득
뒷산에서, 앞산에서, 아니 제 집에서 길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길을 잃을수록 자신이 또렷이 보이는 법이니 길을 잃고 자신을
찿을 것인가, 자신을 잃고 관성의 길을 갈것인가.
- 시인 반칠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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