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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지 4~5년 된 밧데리 부분에서 웃음이 터졌다..ㅋㅋㅋ 한 칸 짜리 밧데리..ㅋㅋㅋ
정혜실(다문화가족협회) 2010.08.04 16:15
갖다 버리고 싶다.
모범생 기질.
대체 언제쩍부터 저 망할 놈의 모범생 기질이 뼛 속 깊이 자리하게 된 것일까.
아마도 중학교 때부터 인 듯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놈의 모범생 기질 때문에
집으로부터 소란없이 독립하기 위해 결혼까지 했다.
일단 결혼을 해서 집은 나왔는데
왜 아직도 자유롭게 살고 있단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일까.
왜 항상 바른 생활을 해야 한다고 무의식적으로 나를 재촉하고 있는 것일까.
출근만 하면
일은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왜 압박감땜에 속이 쓰린 걸까.
왜 밖에만 나오면
내 몸이 보내는 휴식 신호를 눈치채지 못하고
미친듯이 달리다 꼭 병이 나고야 마는 걸까.
뭐가 문제일까.
뭘 해야 할까.
일단 나 자신을 사랑하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질 않는다.
끊임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에고고..
아무리 강한 영웅이나 황제라 하더라도 ‘한 인간'이라는 보편성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당연한 진실을 까맣게 잊어 버릴 때가 많습니다. 엄마 이전에 한 여성으로, 배우자 이전에 한 인간으로, 자녀 이전에 한 인격체로 바라보지 못하고 역할만을 강조하기에 우리의 관계는 길을 잃고 표류하게 됩니다.
당신은 누군가를 역할 이전에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어른입니다.
- 2010. 5. 12.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3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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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덜 이성적이고, 훨씬 덜 주체적인 존재일지 모릅니다. 흉내는 인식을 앞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에서 모방을 피할 수 없다면 이성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노력만큼이나 자신이 무엇을 닮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나아가 누군가의 닮고 싶은 모습을 닮으려는 적극적인 모방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당신은 지금 무엇을 닮고 있는 중일까요?
- 2010. 5. 7.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3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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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말이다. 음음
‘Cook! 반찬 서비스’가 1월 5~28일 노원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일하는 여성들에게 일-가정 양립을 위한 복지지원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취업을 준비하거나, 최근 취업하여 바쁘신 여성들을 위해 시행되는 서비스이다. 여성들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이 기대된다.
- 이용 방법 -
● 이용금액은 월단위로 납부하며 선납(4만원)입니다. (선착순 30명)
● 제출서류 : 신청서(자료실 8번 다운로드, 의료보험증사본 혹은 재직증명서)
● 공급되는 반찬은 당일 조리품이므로 가급적 당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 천연조미료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시중보다 저렴한 양질의 반찬을 지원합니다.
● 수령하시는 날짜와 시간을 지켜주세요.
(매주 화/목 오후 5~8시)에 오셔서 받아 가세요.
(1월에는 5,7,12,14,19,21,26,28일 8회 운영합니다)
● 반찬은 주 2회(화/목) -1회 2찬(4인 기준)입니다.
● 접수 : 02) 951-0187
한국女-이주男 가족이 말하는 ‘다문화’ | ||||||||||
성.인종차별 사회의 다문화정책에서 배제된 이들 | ||||||||||
<여성주의 저널 일다> 정혜실 | ||||||||||
1994년 파키스탄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두 달간의 여행을 마치고 남편과 함께 귀국한 그 첫날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첫날이 바로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는 이유가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김포공항 출입국에서 서남아시아 출신 파키스탄 남성이 바로 한국인여성인 나의 남편이기 때문에, 우린 따로 출입국사무실에 불려가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다. ‘국가적 위계’와 ‘여성’, ‘인종’, ‘차별’ 등의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게 스치고 지나갔다. 1시간이나 지연된 입국심사에서 화가 나서 “내가 미국사람이랑 결혼해도 이렇게 했겠어요?” 했더니, “아니요” 라는 간단한 대답이 돌아와 기가 막혔다. 비참하고, 뭔가 울컥하는 기분으로 한국에서의 결혼생활은 시작되었다. 그러한 일들은 나와 비슷한 결혼을 선택한 다른 여성들과 경험을 공유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다국적 연애와 결혼, 그 자유로움?
그러나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그렇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외국인남편에게는 반드시 체류할 자격으로 ‘비자’(Visa)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국제혼인법은 한국 특유의 ‘부계중심’ 법체계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못했다. 외국인아내들의 경우 한국남성과 결혼하면 바로 국적이 부여되었던 반면에 말이다. 그나마 받을 수 있는 체류자격은 C-3와 같은 친지나 가족방문 같은 비자로, 3개월 이상 체류할 수 없고 노동도 할 수 없었다. 이마저 불법체류사실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체류기간이 넘은 남편들은 해당 되지 못했다. 또, 3개월이 넘을 때마다 가까운 국외로 나가서 비자를 연장해 올 경제적 형편이 되지 못한 남편들은 결국 불법체류자로 전락했다. 한편 자녀들은 외국인등록에 의해 살아야 했고, 한국인으로 살기 위해선 비혼모의 자녀처럼 살아야 했다. 한국인으로 포섭되지 못한 자녀들은 의료혜택도, 교육의 혜택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제적인 여유가 되어 외국인 투자형식의 법인회사를 설립했던 몇몇 사람들의 경우는, 이러한 결혼관계에서 특권층이나 다름없었다. 이주남성과 결혼한 한국여성의 사회적 위치 때문에 나의 결혼생활은,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이 차별에 맞설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생각에 집중돼, 남편과 함께 정말 열심히 ‘돈’이라는 걸 벌었다. 돈이 많은 걸 해결해주리라는 생각과, 차별에 대해 함께 연대해서 운동을 하기보다는 나 하나 잘살면 된다는 생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사업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어려워지는 날도 있었다. 그럴 때 돈을 좇아 움직이는 일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깨달았다. 그 일은 다행스럽게도 잘 풀렸지만, 1년 이상을 지옥 같은 느낌으로 살면서 새롭게 나와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결혼 초 ‘도대체 한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게 뭐지?’ 하고 의문을 품게 만들었던 남성중심의 국가 안에서, 여성인 나를 다시 자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혼인제도’에서의 국제결혼을 한 한국여성의 사회적 위치, 이웃과 살면서 알게 된 남다른 시선, 공적 기관인 법무부출입국이나 대사관 등에서 받았던 차별대우들로 인해, 얼마든지 자유롭게 사랑도 연애도 결혼도 가능하리라 믿었던 마음은 무너졌다. 사실은 일상의 삶을 지배하는 구조, 즉 사회시스템 안에서 철저히 가부장제에 의해 구속 받고 있었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해답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제도적인 변화인 법을 바꾸는 일과, 사람들을 시선을 바꾸어 낼 인식의 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내가 과연 그 변화의 주체자로 나설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힘을 실어 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사)안산이주민센터였고, 또 하나는 여성학이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변화를 원하는 여성들의 모임인 ‘파키스탄커플모임’을 2000년대 들어와 알게 되었고, 이들과 지금까지 함께 활동해오고 있다. 처음에 결혼관련 비자도 없던 시절에 많은 활동가와 당사자 여성들의 노력, 결혼이민자여성에 대한 정책 실시, 그리고 호주제 폐지운동과정에서 국제결혼 관련법제들도 바뀌었다. 이제 F-2라는 비자로, 외국인남편의 체류와 노동이 보장되고, 국적 취득도 보다 쉬워져 체류기간 2년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재수까지 해가면서 귀화시험을 봐야 했던 나의 남편과는 달리, 지금 결혼하는 사람들은 귀화시험도 면제된다. 이처럼 2009년 현재, 제도상으로 두드러지는 차별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다문화가족지원법’도 생겼는데, 그 법에서 이주남성이든 결혼이민자여성이든 모두 다문화가족으로서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외국남성들로부터 한국여성을 보호한다?
‘다문화가족’이라는 법적 정의는 한국인배우자와 결혼한 이주남성이나, 결혼이민자여성, 그리고 그 자녀로 구성된 가족들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주노동자가족들이나, 난민은 배제된다. 또, 정책시행에서 많은 정부산하기관이나 지원단체들이 사업의 초점을 ‘결혼이민자여성’의 사회통합에 맞추고 있어, 여전히 이주노동자 남성과 결혼하는 여성과 이들의 가정들은 차별을 겪고 있다. 국가의 노골적인 차별을 느낄 수 있는 처음단계는 역시 혼인신고와 관련비자발급 단계다. 불법체류자로 있던 남편이 혼인신고를 통해 비자를 받아 한국으로 들어오고자 한다면, ‘비자를 노리고 한 결혼’이라는 의심을 당연히 받게 된다. 연상의 여자나, 이혼경험이 있는 여성, 장애여성이 이주노동자와 결혼한다고 한다면, 그 또한 위장결혼이나 비자목적 결혼으로 의심받는다. 아니면 ‘정상적인 여자’가 이주노동자와 결혼한 것은, 유혹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주노동자 남성의 성적인 능력이나 언변 문제가 부각되면서, 한국여성들을 순진하고 어리석은 여성들로 취급한다. 결혼과정에서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은 도무지 인정되지 않는다. 이주여성들의 비자 처리 기간의 신속함에 비하면, 연애과정을 통해 결정된 한국여성들의 국제결혼은 참으로 까다롭다. 그 명목은 한국여성을 ‘보호한다’는 것으로 정당화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보호의식’은 한국인남성들에게도 전이되어 나타나는데, 한국여성들의 국제결혼을 반대하는 각종 활동단체들의 내용에서 확연히 알 수 있다. 한국남성들이 ‘단속해야 할 누이’로서 한국여성을 바라보는 가부장적 지배의식과, 단일민족으로서 순혈성이 손상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인종주의가 뒤섞여 있다. 또 그들은 이주남성들로 인한 한국여성들의 피해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 포장하여, 외국인혐오증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사실 이런 인식이 특정단체에 속한 남성들만의 것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알게 모르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낄 때가 많다. 과거로부터 ‘화냥년’, ‘양공주’, ‘혼혈아’ 등이 내포하고 있는 차별적인 인식들이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해왔음을 알 수 있다. 국가권력과 성(젠더)의 문제, 그리고 인종과 계급의 문제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이러한 문제에서 한국여성이든, 이주여성이든 자유롭지 못하다. 삶이 어렵고 지난하면 제일 먼저 희생의 대상이 되는 가족 내 여성들이다. 호주제는 폐지됐지만, 남성의 가부장적 부계혈통을 이어가는 가족제도의 실질적 변화는 갈 길이 멀다. 성/인종/계급문제 중첩…‘연대의 자리 넓어지길’
이 사건을 통해 그간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해오던 이주노동자, 이주여성, 여성, 그리고 인권단체들이 연대하게 되었다. 70여 개 단체들이 ‘성.인종차별 대책위원회’를 꾸려 연명하고 함께 활동하고 있다. 성(gender)의 문제이면서, 인종차별의 문제이고, 국가, 계급 등의 문제들이 서로 교차하고 중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결혼여성과 남성에 대한 차별, 서구와 제3세계 출신의 사람들 간 계층이 형성되는 모습, 모국어로 자녀를 기르는 일들이 쉽지 않은 이주여성들, 국가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도구로 이용되는 이주여성의 재생산권리 등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그래서 연대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한국여성과 이주여성들의 결혼문제가 따로 일 수 없고, 국제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들이라도 공통의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인종’이라는 문제를 놓고 보았을 땐, 여성이나 남성이나 다 같이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이라는 국가 안에서는 누군가의 특정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내가 국가적 경계를 넘어 잠시 타국이라는 곳에 발을 디딘 순간 나의 문제로 직면해 다가옴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국가의 평범한 여성으로서 단지 ‘결혼’이라는 걸 했을 뿐인데, 이렇게 내 삶이 정치적으로 변화되어 가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오늘도 케이트 밀레트의 이 말을 되새긴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다.” 삶의 주체로 살아가다 보면, 일상의 작은 개인사적 일들이 결국 국가구조 안에 놓여 있는 일들일 수 있음을 알게 되기도 하고,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새삼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게도 된다. 그래서 고민해 본다. 여성이, 또 남성이 ‘사람으로 사는 일’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자유스러운 날들은 언제 올 것인가? 그리고 그날이 가까워지는 날들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연대의 자리가 자꾸 넓어지기를 바라며 물어본다. “우리 같이 하실래요?” |
2MB 정권, 공기업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칼을 뽑아들다
‘여성 위한 도서관’ 만드는 제주여자들 | |||||||||
달빛아래 책 읽는 소리, 달리도서관 개관 앞둬 | |||||||||
닮은 꿈을 꾸는 여자들은 ‘마치 예정되어 있던 것처럼’ 서로를 알아본다.
“2층을 공공에 기여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어!” 건물을 가진 옥미 언니가 든든한 뿌리가 되었다.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예술 활동을 꿈꾸고 있던 여성들. 그 동안 혼자만의 꿈으로만 가지고 있던 생각보따리를 풀어냈다. 외국에서 돌아와 생생한 현장을 만들고 싶은 여자 윤홍, 즐거운 일이면 언제나 동참 의지를 가진 정수, 어리, 지영의 눈이 달빛처럼 반짝거렸다. 손때 묻은 책으로 사람들을 이어주는 도서관 “선배들은 책상 하나, 전화기 한대 놓고 조직을 만들었다는데, 우리는 공간 있고 마음 맞는 멤버들이 있는데 뭐가 문제겠어!” 씩씩한 여자들은 작정하고 거침없이 저질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살아보자!’는 야망까지 닮은 여자들은 일단 실밥 터진 주머니에서 쌈짓돈 30만원씩을 꺼내놓았다. 옆에서 응원하는 허오, 화연, 미순, 은경도 30만원씩 보내왔다. 5백만 원 대출을 받아서 같이 갚아나가는 ‘빚쟁이들의 연대’로 서로를 꽁꽁 묶였다.
자기가 읽는 책들을 도서관으로 가져와 나누는 ‘책장 나눔’ 컨셉으로 책이 사람들을 이어주는 도서관. 손때 묻은 책들에는 책 주인의 세계가 느껴진다. 제주를 여행하는 이들이 머물러 가는 친구네 방 같은 도서관. 1인 1만원으로 이용 가능한 여성전용 게스트 룸을 만들었다. 저녁밥상을 치우고 산책하며 들를 수 있는, 밤에도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 인터넷 방송으로 ‘책 읽어주는 여자’ 프로그램이 흘러나가는 도서관. 다양한 문화예술, 예술인들이 교감하는 도서관이 되기로 했다. 마음을 나누고 발품을 팔아 만들어낸 변신 여성들은 각자가 가진 것들을 풀어 나눌 줄을 알았다. 윤자 언니와 미형의 능력 올인! 그녀들이 시키는 대로 페인트 칠, 사포질, 색깔 다른 핸디코트를 바르며 깔깔거린다. 저렴하고, 질 높은 자재를 찾아 발품을 팔고, 각자의 집에서 비품들을 실어 나른다. 누군가 내다버린 책장을 주워다 곱게 다듬어내고 헌 미싱 다리 위에 판을 얹어 책상을 만든다. 화장실 문이 사무용 책상으로 탈바꿈하고, 헌 책이 의자 다리가 되는! 여자들의 아이디어가 만들어내는 변신이 즐거웠다. 설문대 할망처럼 통 큰 옥미 언니는 후배들 주린 배를 챙기고, 살림살이들을 퍼주느라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분주하다. 용택 형부, 무환이랑 혜지랑 온 가족이 동원되는 이벤트까지.
서울서 양평으로 이삿짐을 싸는 친구는 그 와중에도 도서관 로고와 심볼 작업을 해주고, 미리 공간을 확인하고 벽면을 장식할 그림이며 소품들을 사다 주는 친구도 있었다. 따뜻한 사람들의 기운으로 채워지며 도서관은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다. 자기 책에 사인을 하거나 책도장을 찍고, 목록을 작성해 달리도서관으로 보내면 자기 이름의 책장이 만들어진다. 수량은 20권 이상,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이면 된다. 전국에서 책들이 속속 도착하고, 비어있던 책장들에는 드디어 책 주인의 이름표가 붙여진다. 책 주인이 낯선 곳에서 자기의 이름과 흔적을 발견하게 될 때 어떤 느낌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다가오는 10월 30일 금요일, 제주에서 ‘생활과 책, 그리고 문화가 만나는’ 달리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첫 프로그램으로 11월 3일 화요일엔 ‘박미라의 마인드 힐링 강좌’를 연다. 여성전용 게스트 룸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제주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제주를 여행할 때 쉽게 들를 수 있다. 달리의 여자들은 두근두근 쿵쿵거리는 심장소리를 듣는다. 기쁘게 떨리고 있다. *문의: 064)702-0236. dallibook@hanmail.net 제주도 제주시 이도2동 1017번지 2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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