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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고리

  두달 전 엄청난 걸 저질렀다.

직업성 비염 진단을 위해 현장에서 연속적으로 통기성 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를 주문해버린 것이다. 병원에 사달라고 하면 우리 과의 무수한 현안 중 우선순위가 한참 떨어지기 때문에 한 일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그냥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내 돈으로 화악 질러놓고 기다렸다. 그거 들어오면 요긴하게 써야지.



  세관을 통과하려면 20%세금을 내야 하는데 연구용 의료장비이고 국내에서 제작곤란하다는 증명서를 받고 총장 직인 찍으면 그 80%를 감면해 준다기에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데 반나절이나 걸렸다. 그런데 국내제작곤란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예상 감면액의 1/4을 수수료로 내야 하고 그나마 승인여부도 불투명하며 총 열흘을 기다려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알게 된 더 허탈한 사실은 서류를 다 만들어서 내더라고 환급은 내가 아닌 학교가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방금 용단을 내렸다. 그냥 통관진행하는 것으로.

내 약한 고리중 하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써버리는 것이기에 알뜰하게 살아보려고 기를 써보았지만 결론은 버킹컴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간당간당한 은행잔고를 보니  한숨이 나온다.

 

 이거 때문에 쓴 시간이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아깝다.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돈은 돈대로 내야하다니, 정말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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