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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란 무엇인가?

EAN님의 [일관성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에 관련된 글.

EAN님이 추천해주신 '혁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작은 책은 검색해봐도 나오지 않고 대신 존 몰리뉴의 다른 저작을 찾았는데 바로 제가 찾고자 했던 내용이더군요.

두 권 모두 200페이지도 안되는 아주 얇은 책이지만 상당한 깊이가 있네요.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먼저 '고전 마르크스주의 전통은 무엇인가?'라는 책은

마르크스주의자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몇몇 쟁점들에 관해 서로 의견을 달리하는 것까지는 문제되지 않으나 최소한 노동계급의 자기해방은 우선과제로 두어야 하지 않느냐, 노동자가 변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라는 기준에 따라 정통성을 가늠하고 있다.

노선이 다를 뿐 우리의 목표는 어차피 같지 않느냐며 종파주의자라 몰아세우는 사람에게 "당신은 계급이 우선입니까, 민족이 우선입니까?"라고 묻고 싶다.

하지만 민족을 위해 맑시즘을 사용했다고 고백한 호치민을 나는 존경하기도 한다.

그리고 남북으로 분단된 상황이 계급과 민족을 동시에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건희가 단지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노동자와 하나로 뭉뚱그려질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지은이는 마르크스주의자를 폴 포트같은 사람과 함께 싸잡아 비난할 수 없도록 세밀하게 가짜 마르크스주의를 걷어내고 있다.

 

사회주의에 관심과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솔직히 정작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이 한 권의 책으로 그 복잡한 사회주의를 전부 파악하지는 못하겠지만 애타는 갈증을 시원스레 해결한 기분이다.

문답형식으로 하나의 질문에 두 세 페이지 정도의 풀이로 된 구성인데 저자의 거침없는 통쾌한 문체가 마음에 든다.

내공이 있는 분들이야 '뭐 이 정도쯤은 기본상식 아닌가?'하며 우습게 넘기시겠지만 나처럼 학습이 필요한 사람에겐 더없이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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