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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다비치>의 '유능함'에서 배워라

한국정치, <다비치>의 '유능함'에서 배워라
 
[안일규의 Talk About] 실력파 여성듀오 <다비치>를 통해 본 한국정치
 
안일규
 
 
여기 한 가수가 있다. 선 음원공개때부터 음악사이트의 여러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더니 컴백 후 미니앨범 활동 2주만에 에서 1위에 해당하는 3월 3주차 '뮤티즌송'을 수상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요즘 대세인 '아이돌'이 아니다. 혹시 오랜 경력? 그것도 아니다. 작년에 데뷔한 그들은 이제야 '신인'의 신분을 벗었을 뿐이다.
 
▲  여성 듀오 그룹 <다비치> 멤버 이해리     © 다비치 다음 팬카페 Girls High
주인공은 바로 실력파 여성듀오 <다비치>다. 지난 해 활동곡 "미워도 사랑하니까", "슬픈 다짐", "사랑과 전쟁"을 모두 히트시킨 그녀들이 미니앨범 를 들고 컴백했다. 강력한 '아이돌 대세론'으로 한동안 비아이돌 그룹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던 것과 달리 다비치는 새로운 앨범을 내자마자 발라드와 댄스가 결합된 타이틀 곡인 '8282' 뿐 아니라 활동곡이 아닌 '사고쳤어요'까지 각종 음악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아이돌 대세론'을 무력화시켰다. 이제 막 신인에서 2년차 그룹이 된 여성듀오 <다비치>의 이유있는 돌풍은 어디서 왔을까.
 
"2008년 노래 잘하는 여자 가수가 등장했다"
 
지난 한 해 '노래 잘하는 여자 가수'가 등장했다고 하면 모두가 <다비치>를 언급했다. 모두가 노래가 아닌 얼굴로 가수를 하고 앨범을 파는 상황에서 '노래 잘하는' <다비치>의 등장은 주목받지 않을 수 없었다. '노래 잘하는' 가수 본연의 모습을 보인 다비치는 "실력이 있으니 무대가 빛이 나는"게 당연했다. 지난 한 해 활동했던 '미워도 사랑하니까', '슬픈 다짐', '사랑과 전쟁' 세 곡 모두 연속 히트를 기록했고 Mnet KM 뮤직페스티벌 여자 신인상, 제23회 골든디스크상 디지털음원부문 신인상, 서울가요대상 신인상을 수상해 지난 한 해 신인상이란 신인상은 거의 쓸었다.
 
지난 한 해 <다비치>가 보여준 모습은 원칙과 기본이었다. 가창력에 승부를 거는 가수이자 예능에는 거의 보기 드물고 TV에선 매번 가수로서 노래를 부르는 데 충실했다. 툭하면 겸업과 전업을 일삼는 요즘 연예계에선 보기 드문 행보다. 연기자라면서 '발연기'를 선보이지는 않는지, 가수임에도 가수로서의 활동보다 연기자 등 다른 활동에 더 몰두하지는 않는지. 잘 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이미 연예계에 있어 원칙과 기본은 없어진 지 오래다.
 
▲ 여성 듀오 그룹 <다비치> 멤버 강민경     ©다비치 다음 팬카페 Girls High
그럼에도 <다비치>가 원칙과 기본에 충실했던 것은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다면 원칙과 기본에 언제나 충실할 수 있으며 위기 속에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들에게 붙은 "'가창력으로 승부를 건' 여성 듀오"라는 타이틀은 이를 언제든지 증명하고 있다. 반면 요즘 연예계나 사회에서 원칙과 기본에 충실할 때를 찾아보기 어렵다. 상업성과 변절이 판칠 뿐, 눈을 씻고 봐도 실력에 기반한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총체적 난국의 한국정치, '유능한' <다비치>를 모델로 삼아라
 
정치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가 촛불집회 등으로 거대한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역대 정권 중 가장 낮은 지지율에서 허우적 하고 있어도,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이 '반대세력'임에도 야당들의 지지율은 바닥 수준으로 국민들에게 이미 외면받고 있다. 왜 그런가? 바로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년동안 실패했던 민주당,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유능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야권이 열심히 지피고 있는 'MB 심판론'이 통하지 않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거침없이 나가는 여성듀오 <다비치>를 보면서 한국정치는 느끼는 게 없을까. 지난 해 '신인 같지 않은 신인', '무서운 신인'으로 불렸던 <다비치>를 보면서 "유능한 세력"만이 국민 다수와 정치시장에서 배제된 이들을 포용하고 통합하지 못하는 현 정치질서를 깰 수 있음을 확신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혹자는 무능하다고 할지라도 현존하는 야당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할 게다. 그러나 실력 하나로 '아이돌 대세론'을 깨고, 컴백하자마자 각종 차트를 휩쓰는 <다비치>를 보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유능한 정치세력, 유능한 정당을 창출하는 것만이 마치 대세론처럼 비춰지는 '박근혜 현상'을 깰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떻게" 유능한 정치세력, 정당있는 민주주의로의 한국 정치질서의 대전환을 할 것인가를 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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