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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어머니

2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2/08/22
    2012/08/22 194일 종횡무진
    어머니
  2. 2012/08/14
    2012/08/14 186일 사진정리
    어머니
  3. 2012/08/13
    2012/08/13 185일 뜻밖의만남
    어머니
  4. 2012/08/06
    2012/08/06 177일 감기
    어머니
  5. 2012/03/14
    졸업 / 건강식
    어머니
  6. 2012/03/11
    모유수유의 어려움(1)
    어머니
  7. 2012/03/07
    예민
    어머니
  8. 2012/03/05
    흑백초점모빌 / 목욕하고(1)
    어머니
  9. 2012/03/03
    산책
    어머니
  10. 2012/03/03
    아빠팔베개(2)
    어머니

2012/08/22 194일 종횡무진

뺨에 빨갛게 모기물린자욱이 생겼습니다 발바닥에도 팔에도 목뒤에도! 이제 소용없어진 모기장을 박차고 이리저리 뒹굴며 방을 종횡무진 누비며 잡니다 낑낑대는 소리에 깨면 어느 구석까지 굴러가 울고 있어요 산하의 종횡무진과 더불어 이유식 양도 부쩍 늘고 잘 먹습니다 분유도 1000ml정도 먹고 살이 포동포동해졌어요 아빠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랑니뺀 후유증을 꽤 오래.... 그래도 산하보고 방긋방긋 웃는 산님이 대단해보입니다 저는요? 내일이면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서로의 일상을 응원하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열심히 배밀이하는 산하 몸살을 견디고 맹렬히 전업주부의 길을 걷는 산님 그리고 산하보다 더 종횡무진 정신없던 나도 제자리를 찾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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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4 186일 사진정리

어젯밤 그동안 찍은 1500여장의 사진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주양육자이던 시절 사진찍고 산님에게 보내는 게 낙이었어요 그래서 하루종일 찰칵찰칵. 그러고보니 요즘 사진도 잘 안찍고 산님이 주양육자가 된 뒤 내마음가짐이 확달라진걸 느꼈습니다 요즘 한창 배밀이 혹은 기기연습에 몰입중이라 눕혀서 기저귀갈기가 쉽지않은데 이것도 못하겠구 분유물온도 맞추는것도 감떨어졌구 아기옷입히는거며 목욕까지 자꾸 못하는 게 많아졌습니다 못한다고하거나 쩔쩔매는 모습을 보며 산님이 "나중에 산하가 엄마 이겨먹을려고하겠다 산하한테 지겠네" "분유물도 왜이렇게 못맞춰?" 하는 말에 속이 상했습니다 그래, 못한다고 하지말고 할수있다고 생각하자! 할쑤있어!!!!! 보조양육자가 아닌 공동양육자로 산하는 우리가 동시에 함께 키워야합니다 나는 부모에서 "모"입니다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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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3 185일 뜻밖의만남

중학1년에 만났던 친구가 한국에 다녀가는길에 내게 아기옷을 물려준다며 다른 친구를 통해 소식을 전했습니다 결혼이며 출산소식에도 안부하나 전하지못한 나인데 옷을 준다니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근처에 사는 만삭인 또다른 친구까지 뜻밖에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빛나는외모에 총명한두뇌와 끈기와성실함을 겸비한 친구, 늘 1등을 하던 그 친구는 우리의 예상대로 일류대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졸업후 돌연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그리고 두아이 육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40에 대학가서 과탑하는 아줌마의 심정을 알것같아" 4년을 외로운 타지에서 육아와 살림에 올인한 그녀는 2~3년 후 돌아올 자기만의 시간에 대한 맹렬한 기대로 학구열에 불타고 있었습니다 가까운 친구가 아님에도 전해진 타국에서의 외로운 마음이 짠해서 잠못이루게 했습니다 아니 그보다 우리들의 우상이었던 그녀가 적적하고 막막한 상황들을 특유의 인내로 끈기있게 해내왔을 상상에 대견하고 괜스레 마음이...암튼 잘지내길, 이 세상에 많은 유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떠오르는 새벽입니다 나중에 우리 산하도 먼곳에서 산다고 하면 어떨지... 마음 다부지게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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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6 177일 감기

산하는 첫감기를 앓고 있습니다 목포에 온 둘째날 밤에 보채다 엄마 배 위에서 선풍기를 쐬고 잔 탓에 코감기를 달고 열흘내내 고생했어요 그 사이 병원에 두번이나 다녀오고 삼일치 약도 먹고 호흡기 치료도 받았습니다 뭣보다 콧물이 그득한 코로 숨을 들이마실 때 그렁그렁한 콧물소리가 들릴 때 듣는 우리도 참 깝깝해집니다 "그르르릉" 산하가 콧물을 들이마십니다 "산하야 콧물소리 들으니 아빠 코가 막힌 것 같다" 아빠의 안타까운 말입니다 오늘 콧물 때문에 입으로 숨쉬며 괴롭게 젖병빠는 모습을 보니 정말 다시는 감기 걸리지 않도록 주의 또 주의해야지, 그리고 선풍기 쐬준 내가 미쳤지 미쳤지 화가 났습니다 저녁에는 설사기운까지 보여 마음이 이래저래 무겁습니다 부디 건강하길, 시간이 약인 이 고생들이 얼른 지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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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 건강식

1. 졸업

우리 산하가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옷인) 배넷저고리와 속싸개를 졸업했습니다.

이제 제법 어른(!)인양 단추달린 내복 윗도리와 바지를 입게 되었습니다.

바지 입힌 첫 날 기저귀와의 조우가 왠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새 바지를 두 벌이나 버렸습니다.ㅜㅜ

왜 그런가 고민한 끝에, 기저귀 2단계(4kg~8kg)로 갈아 탈 시기가 온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산하는 내복 상하의와 2단계 기저귀를 착용합니다.

나는 감격해서 산님에게 "우리 산하는 언제 팬티를 입게 될까?" 했는데 산님은 어이없다는 표정입니다;

그나저나 천기저귀는 언제 시작하게 될까요?

천기저귀가 너무 두꺼워서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꼭 예전 웃찾사에 나오는 '길용이바지' 같이 되어서 외할머니가 보시고는 극구 반대하십니다.ㅜㅜ

 

2. 건강식

산모도우미님이 오시고 오히려 입맛을 버려놨습니다.

너무 '고급' 입맛이 된 것이지요. 전엔 계란후라이면 뚝딱해치우던 밥상이 건강식이 아니면 밥맛이 없습니다.

산모식에 푹푹 끓인 미역국은 필수요, 산모반찬으로 나물 3총사가 있습니다. 시금치, 콩나물, 무나물.

거기에 달달한 멸치볶음까지. 모두 젖양, 단백질, 칼슘 등을 위해 냉장고에서 늘 대기중이었습니다.

산모도우미님이 가시고 반찬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산님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밥상입니다. 소박해보여도 너무 맛있어서 무척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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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의 어려움

모유수유를 두고 우리는 심도있는 대화를 나눕니다.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심각합니다.

우리 산하도 먹고 사는 문제니 심각하겠지요.

하지만 아빠는 밖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니 최초 대화1시 상황을 체감하지 못한 채로 대화했었고,

아빠가 모유수유를 지켜보던 주말에 다시 격렬한 대화2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모유수유최초회의 (2012년 3월 7일 수요일 저녁)>

 

*산하는 그동안 엄마젖만 물면 10분도 안되서 잠이 들고 30~40분 후에 깨어 다시 먹는 상황

(진짜 이리 저리 깨워봐도 잘 안 일어남. 휴휴)

나는 그동안 모유량이 많은 편이라고 자만했었는데

산하의 10분패턴에 의해 모유량이 현저히 줄어듦을 이 날 알게 됨

*10분 물고 자는 경우 문제점  

1. 유당이 포함된 전유만 먹게 되어 살이 찌고 (실제로 배가 매우 빵빵함), 소화가 잘 안되어 배가 부글거림.

2. 내 젖의 패턴도 10분에 맞춰져서 젖양이 줄게 됨 (그래서 그동안 1일 1회(특히 밤에) 정도는 분유수유를 했음)

3. 30~40분마다 젖을 물리니 내 생활이 없음 (그 여파로 치질초기 증상)

 

나 : (위의 상황을 설명하고) 그래서, 1)안과 2)안을 만들었는데, 어떤 것을 선택할지 모르겠어.

 1안)) 10분씩 젖을 물리되 지금처럼 분유수유를 1회함은 어쩔 수 없고 시간이 지나며 나아짐을 기다린다.

 2안)) 젖양을 늘리기 위해 유축을 하고 젖을 물리되 유축으로 인해 부족하면 유축한 젖을 젖병으로 준다.

산 : 주변에 물어보니 젖양 늘리는 것은 자꾸 물려야 한다는데. 1안이 어때?

나 : 그럼 분유수유가 불가피하고 내 젖양이 안 늘텐데..

산 : 그럼 2안으로 해야 겠네.

나 : 그럼 젖병을 물게 되서 유두혼동이 올텐데 컵수유를 할까?

산 : 컵수유는 힘들지 않을까?

나 : 그럼 당분간은 젖양을 늘리기 위해 유축을 해서 젖을 비우고, 유축한 젖을 젖병에 주자. 어차피 모유니까.

 

그래서 3월 8일(목), 9일 (금)에는 젖물리고 유축하고, 다시 젖물리고 (유축으로 인해) 부족하면 유축한 거 먹이고, 다시 유축하고를 반복하며 지냈습니다.

 

<모유수유2차회의 (2012년 3월 10일 토요일 낮)>

어제도 역시 젖물리고 부족하면 유축한 것 먹이고 다시 유축하고,

또 젖물리고 부족하면 유축한 것 먹이고 다시 유축하고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수유간격은 2시간 이상 벌어졌고, 아기는 덕분에 푹 먹고 푹 잤습니다.

젖 물리다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는 산하가 갑자기 맹렬히 울기 시작할 때인데,

이때는 자기가 원하는 만큼 안나오니까 막 우는 것입니다.

저는 이때를 위해 그동안 유축한 것을 중탕해서 먹입니다. (되도록 많이~ 왜냐면 푹~~ 많이 먹으라고.)

그런데, 산님이 "젖이 안 나와? 벌써 젖병을 줘?"

나는, "애가 원하는 만큼 안나오니까."

"그래도 그렇게 쉽게 젖병을 주면 안되지. 결국 젖병만 물게 될거야."

 

이렇게 해서 모유수유2차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산 : 너무 쉽게 젖병을 주는 것 같아. 젖도 나오는데. 나중엔 젖병만 물게 되겠지.

나 : 유축해서 젖이 비었으니 젖이 원하는 만큼 안나올거야.

산 : 그래도 너무 쉬운 길로 가는 것 같아. 유축한 것은 진짜 비상시에만 줘.

나 : 비상시를 어떻게 판단해? 이 방법으로 내 젖양도 늘리고 애기 먹는 양도 늘리고 자는 시간도 늘리고 그러면서 나중엔 배고프니까 점차 오래 빨게 되지 않을까?

산 : 먹는 양을 늘리는 것보다 엄마젖 빠는 힘을 기르는 것이 산하에게 주어진 1단계 과제야. (프로이드의 구강기를 언급) 젖병은 되도록 물리지 말자.

 

젖병을 물리지 말자.

컵수유도 안되고.

그럼 유축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내 젖만 먹여야 하는데, 부족해서 막 울어제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가슴아픈 과정을 피하기 위해 유축도 열심히하며 먹였는데,

그래요, 쉬운 길로 가는 거였겠지요.

 

이제 젖병으로 주는 것은 모두 안하기로 했습니다.

내 젖만 물리고 젖 빠는 힘을 기르고 푹 먹고 푹 자는 연습을 시켜야 합니다.

물론 이게 정석이지요.

대신 공갈젖꼭지를 활용해보기로 했습니다.

공갈젖꼭지를 빨면 배 고프지 않고 빠는 충족만 필요할 때이고,

공갈젖꼭지를 거부하면 배고프니 젖을 물려야 합니다.

매 번 물리는 것보다 수유텀을 늘릴 수 있겠지요.

그리고 우는 시간도 수유텀을 늘리는데 도움을 주니 좀 울더라도 시간을 벌어보기로 했지요.

더불어 빠는 시간과 횟수를 체크해서 매번 무한한 칭찬과 사랑을 듬뿍 듬뿍.

이렇게 1주일만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 때는 정말 우울해집니다.

 

어제 새벽부터 오전까지 방구석에 앉아 홀짝홀짝 울고 있으니 산님이 속상해합니다.

정말 어머니 아버지가 되는 길은 어렵습니다.

이렇게 집안에 경험 많은 어른들과 따로 사는 핵가족 안에서는 더욱이요.

 

* 오늘의 사진 - 산하의 울음소리 (사진인데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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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

엄마가 되고 가장 힘든 것이 엄마의 건강과 아기의 울음소리입니다.

 

1. 엄마의 건강

한동안 몸이 아파서 참 많이 고생했습니다.

산모도우미님까지 오셔서 나물 위주의 건강식으로 호강하며 잘 먹는데

절대적으로 앉아만 있는 수유시간이 길다보니 변비가 생겼고

아기가 울고 보챌 때 제 때 변을 못 보니 치질 초기까지 온 것 같아요.

눈물이 뚝뚝 나고 어떤 자세로도 가만히 있질 못해서 결국 병원에서 진통제니 약처방을 받고

고구마, 푸룬주스, 양배추, 유산균음료, 사과, 키위, 귤 등을 날마다 챙겨먹으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정말 무서운 병입니다.ㅜㅜ

앉지를 못하니 산님이 산하를 들고 서 있으면 제가 가까이 서서 수유하는

이른바 '부모함께수유자세'까지 해보게 되었어요.

둘이 끙끙대며 산하를 사이에 안고 방 한가운데 한참 서 있기란! ..ㅜㅜ

 

2. 아기 울음소리

산하의 울음소리는 참 우렁찹니다.

울음소리 양상이 몇 가지가 있는데, 엄마인 저는 아직 파악을 못했습니다.

아나운서처럼 정확한 발음으로 '응애, 응애' 하는 것이 있고,

'아앙~~~~~' 하는 것이 있고

'~!@#$%^&*' 이런 알 수 없는 울음소리도 있는데,

어떤 의미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서 우리 둘은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무엇보다 울음소리를 들으면 이상하게 가슴이 찌릿찌릿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데,

특히 자지러지며 보채는 울음소리에 제가 엄청 '예민' 해집니다.

그래서 어젯밤에도 산님한테 막 짜증을 '지대로' 냈는데, 진짜 진짜 미안했지요.

산하에게도 지치고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미안하고.

 

울음은 곧(곧은 아닐지라도 언젠가) 그치게 되어있고,

부모는 울음을 그칠 때까지 잘 기다려주는 사람이어야 겠습니다.

지금은 울음이 곧 아이의 참 언어니까요.

 

집 앞 성당에 있는

"미사 중 아기가 울어도 참아주세요.

 아기의 울음소리는 천상의 소리입니다." 라는 글귀가 떠오릅니다.

 

"산하가 울어도 참아주세요.

 산하의 울음소리는 산하가 하고 있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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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초점모빌 / 목욕하고

* 우리가 어설픈 솜씨로 만든 흑백초점모빌입니다.

  허술한데도 한 번씩 눈길을 주니 고마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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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금방 관심을 잃고 훽- 엄마는 몇 분의 집중력을 기대했다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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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물 목욕 후에 반질반질 로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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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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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산책이라고 함은

정해진 목적 없이

얽매인데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가는 것

 

누굴 만난다든지

어딜 들른다든지

별렀던 일 없이 줄을 끌러놓고 가야만 하는 것

 

- 가을방학, <속아도 꿈결>

 

산님, 산하와 여유로운 토요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계획했던 일들을 하고 밥을 먹고 서로 토닥이며 낮잠도 자고 하며 지내다가,

오후 수유를 마치고, 하도 앉아 있어서 그런지 저는 배가 아파 거실을 거닐어볼까 합니다.

그런데.

"밖에 잠깐 나갔다 와~" 산님이 얘기하네요.

"어떻게 그래~~ 애기 깨면 어쩔려구." 난 우선 안된다고 해봅니다.

"괜찮아, 충분히 먹였다며~" 산님이 다시 찌릅니다.

"그럼,,, 나 나가두 돼? 나가다가 전화오는 거 아니야?" 좋아서 얘기해봅니다.

"가서 산책 좀 하고 와. 거실 걷는 것보다 훨씬 낫지"

"그럼...다음 수유 타임까지만 다녀올게요 (푸히히히)" 후다닥 옷을 꽁꽁 싸매고 나섭니다.

 

집 앞에 있는 자그마한 체육공원에 갈까 하다가

임신하고 잘 가던, 조금 더 먼, 아니 더 더 먼 공원까지 가볼까 합니다.

 

엘레베이터를 누르고 밖을 보니

톡 톡 톡 이쪽 저쪽으로 몸을 돌리며 배드민턴 치고 있는 남매가 보입니다.

배드민턴. 그래, 나도 나중에 날씨 좋으면 배드민턴을 쳐야지.

 

밖에 햇살이 쏟아집니다.

3이라는 숫자는 봄이랑 정말 잘 어울리는데, 오늘은 3월 3일,

그리고 지금은 오후 3시 30분.

어느새 삼삼한 날씨의 봄이 왔네요.

 

공원까지 걷습니다. 지난 20여일 사이에 내 눈은 달라졌습니다.

아이들, 아저씨, 아줌마, 연인들, 할아버지, 할머니. 참 달라보입니다.

공원에 들어서니 아이들과 놀러온 가족들이 많네요.

텐트도 치고 앉아 있는 가족도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아이, 붙잡아 주는 부모님, 공 차는 꼬마들.

우리 산하는 언제 저렇게 클까요. 저만큼 크면 어떤 얼굴과 목소리를 가질까?

또... 저렇게 입히고 먹이고 이것 저것 사달라는 것 사주고 하며 키워낸 부모님들.. 대단해보입니다.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기분좋은 걸음.

하지만 조금씩 빨라집니다.

약속된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니 산님이 전화하네요.

 

"어디야?"

"엘레베이터 타려구요. 애기 울어요?"

"응~  얼른 와."

 

혼자 우는 아기를 달래느라 고생하고 있을 산님.

그리고 배고파 우는 산하.

 

다시 돌아와 산하를 안아 젖을 먹이니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겨우 한 시간 남짓이었는데 말이죠.

그래도 소중한 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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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팔베개

* 아빠가 가끔 잠깐씩 데리고 자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보여 사진으로 자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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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산하를 끌어안고 조심조심 잡니다. 요즘 산하 울음소리만 들어도 옆에 없는데도 허공을 허우적거리며 손으로 토닥토닥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산님, 산하는 아기침대에 올라갔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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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어머님이 버릇든다고 안아재우지 말라고 하시는데, 산님은 산하를 안아서 곤히 재우는 굉장한 기술을 가지고 계십니다. '딸바보' 에 '딸능력자' 이십니다. 산하도 아빠 품을 너무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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