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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당신과 나의 전쟁

 

 

부산 현대자동차 판매 지회 교육시간에 당신과 나의 전쟁 상영.

근 400명의 사람들이 왁자지껄 의무로 되어 있는 교육 시간을 떼우기 위해 앉아있었다.

 

어머니 작업때문에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

차비를 준다는 요량으로 갔지만 조직된 노동자들의 교육시간에

이 작품이 어떻게 소비되는지도 궁금했었다.

 

한 오래된 교육위원의 원맨쇼(정말 혼자서만 하셨다)가 끝나고

의례적인 시장후보, 교육감후보의 드립들...

 

글고... 상영전 멘트...

헉!!.. 상영을 추진했던 간부가 이 작품의 제목을 모르고 있었다. 럴수 럴수 이럴수...

제목이 뭐지??

 

그리고 한시간이 쪼금 넘는다는 조합원들을 향한 애절한 호소...

이어 터져나오는 그렇다면 야당직은 어떻게 됩니까?

지회에서 해결을 해줘야지요. 웅성 웅성, 노발 대발...

 

플레이를 눌렀것만... 잠시 일시정지...  --;;

 

지회장이 나와 '지회가 책임집니다. 걱정하지 마셈'

한마디로 정리하니까 상황종료...

근데 불을 다 안끄는거다.... 음.. 다 나가겠군...

 

하지만... 묘하게도 사람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고 씨끄럽던 부산 사나이들의

비트있는 웅성거림도 그거 보다 더 씨끄러운 솔스케이프의 음악과

자영씨의 멘트로 금방 잣아 들었다.

 

 

 

 

 

 

여전히 이명박의 손 짓에 웃음지며 뻘 소리에 탄식이 나왔고

가족의 절규엔 중년의 아저씨들도 자꾸 눈가에 손이 왔다 갔다 했다.

 

하다 못해 전임자 임금 축소에 대해서도 자신의 일이 아님을 느낀다는 조합원들에게

저 먼 평택의 현실이 까막득히 느껴질터인데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날뛰는 쌍차 노동자들의

현실 앞에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었다.

 

 

묘한 기분... 묘... 한... 기분...

 

개별적인 조합원들이야 어떻게 해석을 했는지 매우 궁금하지만

전체적으론 끝에 가서 아주 차분했고 숙연한 분위기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정적을 깨는건 역시나 무슨 국장 무슨 부장이라는 간부들....

 

엔딘 자막이 올라가자 마자 스크린 불까지 확 켜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며

뭐가 급한지 나한테 계속 눈치를 주고 있었다.

 

그러나 나도 나이를 먹은만큼 먹었고 성질 부릴만큼 부릴줄 아는 사람...

인상쓰고 불끄라는 손짓을 하니까... 당황하며 콘솔쪽을 바라보며 내리라는 손짓...

하지만 이미 켜버리고 나와버린 상태...

 

그 짧지만 매우 긴 크래딧 올라가는 시간동안 나는 스톱을 누르지 않았고,

인상을 조지고 있었다.

 

그 지회 간부님들이 그리 급하게 불을 키우고 하려고 했던 일은 다름아닌...

다 같이 '파업가' 부르기...

 

 

아... 작품과 조합원과 지역과 간부와 문화와 장르와 나와의 이 환상적인 부조화 속의 조화여...

엉는 챙기고 부랴부랴 서울로 돌아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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