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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항소포기.. 그리고 항소...

지난 주 화요일.. 그러니까.. 꼭 일주일 전인 23일... 
내가 지난 4년간 언저리에 있었던 소위 "인혁당재건위사건"의 재심 무죄판결이 있었습니다..
인혁당사건의 재심 개시결정이 시작된 것이 2005년 12월입니다..
제 손으로 보도자료 준비하고, 현수막 찍어서
재심 청구를 했던 것이 2002년 12월이니 3년만이었지요..
그리고 또, 1년이 지나 무죄판결이 나온 것입니다..

오늘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항소했으면 또 마음 졸여야 했을텐데 뭐 그냥 기분 좋습니다..
이제 우리 인혁당 어머님들은 남은 여생 좋은 것만 드시고,
좋은 일만 보시다가 가셔도 마땅하신 분들이니까요..
평생 숨죽이고 사셨는데, 이제 그 한을 다 풀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재심 "재판"이니 변호사님들이 많은 고생을 했지요..
그러나, 뒷전에서 고생한 사람들 정말 많지요.....
그 수만페이지 자료들을 찾아내고 분류와 파일화 작업..
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추모제와 회의... 
유봉인, 안주리, 강태헌, 이창훈... 이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일이 잘 풀려가니, 여기저기서 인혁당, 인혁당 합니다... 
모진 욕도 먹고, 모함도 당하고..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그래도, 남편잃고 32년을 모질게 살아 온 어머니들의 웃음을 이제 보았으니 만족합니다.
제가 제 스스로에게 "명랑아 그동안 고생했다.." 하며 소주 한잔 했습니다.

인혁당 사건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는데,
도로에 잠깐 나갔다가 벌금 200만원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명랑이 사건은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했다는 통지를 오늘 받았습니다.
구형을 1년했으니, 집행유예는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이젠 조사도, 재판도.. 귀찮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요즘 조금 외롭습니다..
다들 바쁘게들 사시는데 저만 자신이 점점 없어지는 듯 합니다...

운동하며 산다는 거, 활동하며 산다는 거, 사람들 속에서 산다는 거....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내게 딱 맞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걱정이 앞섭니다... 점점 두팔과 두다리에 힘이 빠집니다..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라는 연극을 봤습니다..

90년대를 살아온 선후배들과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월 세번째 토요일에 대학로에서 무료공연이 있습니다..

같이 가실 분.. 제가 모시고 가지요....


명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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