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

2007/10/13 00:47 Tags »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나 아닌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며 또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남에게 나를 이해시키고자 혹은 이해받고자 심대히 노력한 적도 없고 완벽한 교감을 요망하지 않는 덕에 타인에 대한 쓸데없는 의존심이 없다고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살았건만 작은 일을 계기로 생각해보건데 내가 나의 고민을 남에게 절대 짊어지우지 않거나 재수없게도 늘 여유있는 태도를 보이거나 나의 삶이 남의 삶과 무관한 척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십년 동안 내가 한번도 혼자인적 없는, 가령 어떤 한 사람이라는 보험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덜컥 들더니, 나도 언제고 '혼자'가 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이 덮쳐오면서 너무나 두려워서 잠을 못 이룰 기분이 되고 침통할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당연한 줄 알았던 '다르다'는 사실에 놀랍게도 너무나 화가 났지만

그냥 나도 다른 사람처럼 이해되지 않는 것에 답답해하고 내가 이해받길 원하는 것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슬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너무 외롭다

처음으로 정신적인 자립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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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3 00:47 2007/10/13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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