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천안함, 지치지 않고 집중하기...계속 말하기

천안함 침몰로 구천에 떠돌기조차 억울할 노동자, 민중의 자식들의 떼죽음이 있었지만 한달이 넘게 원인'공개'('규명'이 아닌)와 사과는 고사하고 반동적 언론의 일체화된 북풍공세만이 난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죽음에 이름을 붙이는 일을 한사코, 장기적으로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다.

조중동의 가증스런 '영웅' 칭호 뿐 아니라 너무 허탈한 죽음을 일컬을 때 보통 우리가 쓰곤 하는 'O죽음' 이란 단어도...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그저 수긍 아닌 수긍...포기를 하듯 사뭇 조용해지기도... 그들의 죽음에 대해 그렇게 홀로 '정의 아닌 정의' 를 내리며... "그만 잊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본질에 주목할 때 여전히 반복적으로 상기해야 할 것은 이 참혹한 죽음들이 공격적 전쟁연습인 독수리훈련의 한 와중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것, 즉 "46명의 사망자는 다름아닌 노동자계급의 이해와 한치의 유사성도 없는 전쟁연습으로 인해 죽었다는", 변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사태의 본질은 만의 하나 설혹 어떤 '교전'의 결과 발생한 일이라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김선일씨가 왜 죽었을까?" 라는 질문에 그의 선교활동의 방식, 기독교의 일방적, 배타적 선교관, 그 어떤 부주의 등등...이 아니라 자본가들이 벌인 추악한 제국주의 전쟁과 남한정부의 이라크 파병이 그를 죽였다고 답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지금 다시 물어도 그렇게 답할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으리라.

 

3월초부터 3월18일까지 키리졸브훈련이 1차로 마무리되고, 3월19일에서 사고 당일까지는 한미합동 독수리훈련이 연이어 실시중이었다.

 

23일부터 27일까지 NLL근처 최전방을 포함한 서해상은 미 이지스함 라슨(9155톤), 커티스윌버(8950톤) 2척, 남한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최신예' 전투함인 최영함, 윤영하함, 속초함, 독도함 등 대,소전함 십수척으로 장악되었고, '포 쏘고 전투기 날리고 대잠헬기 띄우는', 잠수함(공개사항이 아니지만)의 동원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수준의, 지극히 공격적인 작전상황에 있었다.

 

이번 사건에서 이 날카로운 준전시상황을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변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전쟁연습' 그 자체에 대해 얼마만큼의 비중이 두어지고 '비판이라는 무기'로라도 짚어지고 책임지워지고, '회자'되어 왔는지, 생각해보면 오히려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아직 원인이 불분명함'이 이유로 거론될 순 있었다 해도 더욱이 지방선거 목전의 상황은 많은 사람들의 많은 말들이 입안에서 맴도는 상황을 강화해왔는지 모른다.    

 

한편 본질을 다시 상기하는 것과 더불어 또 다르게 집중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누구든 충분히 이야기할 권리, 논리와 실증, 견해와 이론 뿐 아니라 느낌과 직관, 감정까지 모자람없이 공공연히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을 의식적으로, 스스로 만들어내고 요구하는 싸움...이 역시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리라는 점이다.

 

단지 그날 밤 아들과 통화한, 애인과 문자를 주고 받은 내용을 증언했다는 이유로 국가권력으로부터 온갖 압박을 받아 거의 정신적 공황상태에 이르렀다는 증언자들의 현실,

 

제3부표 지점을 잠수했던 이들이 증언한 침몰상태 구조물의 존재,

연일 계속되는 미군 헬기와 잠수부들의 인양작업,

손상된 천안함 스크류와 선저면의 상태,

사고 후 대잠헬기인 링스헬기의 이례적인 빈번한 출동,

사고현장 부근 서해상에서의 미군의 바쁜 움직임들.

 

미의회 청문회 출석 중 급히 남한으로 돌아온 한미연합사령관과 주한미대사,

외교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그들의 고 한주호준위 빈소 방문과 조의표명,

그리고 대잠수함 작전능력을 보유하고 인양작업을 지휘하던 독도함으로의 방문,

서해상으로의 미군의 초대형 선박수송선의 급파,

이명박의 급거 방미와 핵안보정상회의 남한 유치,

군의 사활을 건 정보통제...

 

기타 켜켜이 쌓여있는 정황들은 '충돌로 인한 좌초'를 중심으로 하는 추론, 또 그 밖에도 여러 형태의 추론들이 가능한 물적, 상황적 증거와 의문점들을 충분히 제공해왔다.

 

더욱이 충돌의 대상이 암초가 아닌 그 무엇, 한미합동전쟁연습에 동원되어 작전을 수행중이던, 잠수함을 포함한 그 무엇일 수 있다는 가설은 상당한 설득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고, 더 확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자칫 '증거불충분'의 '음모론'으로 치부당하고 소외당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자신의 주장, 추론과 가설이 사실과 다르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불안감.....

만일 일말이라도 이런 것들이 머릿속 생각의 표현을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전히,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네티즌'들 중 '이런저런 눈치 볼 필요도, 그럴 생각도 전혀 없는' 사람들이 그들의 정열을 바쳐 의심하고 제기하고, 말하고 묻고 답하며... 어쩌면 '혼자' 것 같은 불안과 두려움을 함께 지켜주며... 정당한 '의혹'들을 이야기해오지 않았나.

 

어쩌면 천안함에서 죽어간 청년들이 정말 바랄수 있겠다 싶은 것은 적어도 이런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가증스런 비공개와 정보통제, 호전광들의 나날의 핏대선 외침들속에서...

다. 시. 한. 번. 되. 뇌. 이. 자.

 

"공공연히 의심하기",

"모든 의심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하기"

"그 의심이 틀릴지라도 진심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 자들을 얼마든지 줄기차게 비난하기"

"여전히 용서받지 못할 저들의 책임을 분명하고 똑똑히 묻기" 

"누구든지 얼마든지 언제나 틀릴 수 있다고 말하기"

"자신이 틀릴 수도 있는 가능성을 알고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을 말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비난받을 일이 될 수 없음을 말하기"

"지난 한달간 당신이 편한 잠을 자왔다면 사적 이해관계 없이 밤새 정열적으로 의심한 그(녀)들을 절대로 비난하지 말라고 말하기"

 

털끝만큼의 '자유'와 '같이 살아남는 삶'을,

저들이 결코 실현할 수 없는 '진짜 민주주의'를 아직 꿈꾸고 싶다면....

지금, 또 내일의 할 일로 이런 것들을 다시 메모해둬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