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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 여유 ???

10년이 넘었다. 한국통신 노동조합이 민주노조가 된 후, 전국집회를 처음으로 열었을때 기이한 VHS 2CCD 카메라로 찍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화발을 잘 못 잡는 바람에 촬영한 테이프 전체가 파렇게 나온적이 있다. 그때 노뉴단 대표였던 명준형이 굉장히 화가 났었고 이어 터진 충전기 폭파 사건때문에 명준형의 화도 한꺼번에 터진적이 있었다. 덕분에 후배 팀원과 나는 명준형의 강의를 강제로(?) 들어야 했고, 지금봐도 명문인 '액티비스트가 가져야 할 촬영의 11가지 계명'이라는 글이 나오게 되기까지 이르렀었다.

 

 

 

근데 어제 EBS에서 했던 영석형 공연 오디션을 찍는데 Z1의 pp 파일 선택을 잘못 만지는 바람에 내가 봐도 또 있기 힘든 상황 씨퀀스 촬영 전부를 흑백으로 찍어버린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었다. 다행히 세영이가 우연찮게 발견하여 금방 고칠수는 있었지만.. 10년전 그때와 별반 다를게 없었던 큰 실수였다. 그나마 파랗게 나온 것은 색보정을 거치면 보정할 수 있지만(지금의 기술이겠지만) 흑백으로 찍여버린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 근데 어제 세영이와 '야 이게 더 멋있는데...'하면 극장안에서 키득키득 웃어 버렸다. 10년전 명준형이 화가 났었을때 온몸이 경직되도록 긴장했던 것이 10년이 지나서 이제는 조연출과 웃어 넘기는 상황이 되버린 것이다.

 

이걸 좋다고 해야하나 나쁘다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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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신세영입니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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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CGV 심사평

★ 9회 CJ-CGV Independent Promotion 심사평

 

아홉 번째 CJ-CGV 디지털장편영화제작지원에는 다큐멘터리 13편과 극영화 11편 등 모두 24편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예년 출품작들의 수준과 준비상황이 들쑥날쑥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비교적 고른 완성도와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 포함되어, 수년간 시행한 CJIP가 안정화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고무적인 생각으로 심사에 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른 완성도를 가진 작품들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심사하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더구나 본 지원프로그램의 취지를 고려하면서, 심사위원 각자의 기준이 개입되면 서로를 설득하면서, 열띤 토론과 함께 오랜 심사숙고의 과정이 필요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전체 24편의 작품 중 2차 면접심사 대상작으로 7편의 작품을 결정했고, 한정된 지원금액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배할 것인가 역시 심사위원들의 몫이었다.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접근한 <나는 간첩이 아니다>(김희철)는 기존 다큐멘터리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재연구성이라는 드라마적 요소가 많이 삽입된 작품이다. 감독은 25년 전 영문도 모른 채 국가보안법 혐의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당하고 그로인해 병든 몸과 파탄 난 가정으로 고통 받고 있는 박동운씨의 일상의 기록과, 그가 받았던 고문과 고통을 재연 형식을 통해 구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재연의 형식이 의미 있는 시도이기는 하나 반대로 다큐멘터리의 흡입력을 차단할 수도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현재처럼 재연이 중심된 구성이기보다는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한 구성안에 재연이 결합되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국가보안법의 제도적인 문제와 더불어 그 악법이 개인에게 어떻게 고통을 주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은 기대에 비해 전달이 미흡하다는 점도 지원에 걸림돌이 되었다.

 

서동일의 <작은 여자 큰 여자 그 사이에 낀 남자>는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만난 사람과 결혼하여 가족을 구성하게 된 감독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내 장차현실씨와 큰 딸 은혜, 그리고 새로 태어난 아기에 관한 내용들을 이미 촬영된 분량의 녹취록을 통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 자체가 매력적이며, 가족 구성원들의 캐릭터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이미 많은 분량이 촬영되었고, 연작의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후속 작품에 대한 지원을 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작에서 아쉽게도 제외되었다. 연출자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만 다음 기획으로 다시 응모하길 기대해본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의 모습을 촬영하다가 중국 공안에게 잡혀 총 20개월 동안 감옥에서 살아야 했던 오영필의 <푸른 하늘 은하수>는 영화촬영 중 옥고를 치러야 했던 감독의 고통은 물론 기획탈북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탈북자들의 인권문제 등이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면접 이후 탈북자들의 촬영분과 출옥 이후의 상황, 그리고 감독의 개인사가 겹쳐지는 결론간의 연결이 다소 모호하고, 구체적인 작품의 상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의문이 생겼다. 오랜 논의를 거쳤으나, 아쉽게도 지원작이 되지 못했다.

 

외로운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린 일종의 성장영화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가제, 양해훈)는 탄탄한 극적 구성과 이전 작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한 개성 있는 인물들이 얽혀들면서 그들의 감정을 끌어내는 상황 연출 역시 재미있게 보였다. 세태풍자에 머무르지 않고 젊은이들의 고민과 진심을 담아내는 모습은 긍정적이었으나, 감독의 주제의식이 잘 전달될 수 있을 지에는 큰 신뢰를 심어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제한된 예산 속에서 몇 편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행히도 지원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실험적인 일련의 영화들로 주목받아왔던 김은희의 <죽음의 방식 1 - 딱정벌레에 관한 연구>는 뇌절개수술과 딱정벌레 관찰하여 연결하는 구성이 돋보이며, 건조한 인물들의 관계와 이성의 세계, 그리고 자연의 세계를 결합시키는 방식 등이 진중하게 표현되었다. 또한 최근 영화 경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야기와 표현방식이 다수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끌어냈다. 무엇보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준비된 기획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를 기대하게 만들었으며, 지속적으로 독립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의 역량에 높은 신뢰도가 더해졌다. 하지만 지원작 중 가장 높은 예산이 투여될 작품이기 때문에 본 지원으로 완성이 가능할지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그럼에도 축적된 감독의 경험이 작품의 완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져 최종 지원작으로 결정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의 완성에 관심을 갖고 지켜 볼 것이며, 이후 감독의 행보에도 주목할 것이다.

 

<죽음의 방식 1 - 딱정벌레에 관한 연구>가 오랜 연륜을 갖고 있는 관록의 연출자 작품이라면 < Sleeping Beauty >의 이한나는 주목할 만한 신예 연출자이다. 옴니버스로 구성된 이 작품은 여성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고 있는데, 이제 막 초경을 시작하며 성에 대해 눈뜨기 시작하는 초등학생부터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사는 중년 여성, 한국에 시집온 조선족 여성까지 세대별, 계층별로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여성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단편의 연결이라는 옴니버스가 갖는 한계점이 지적되었지만, 이 작품은 단편의 연결이기 보다는 연작 형태의 옴니버스라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그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극영화부문의 젊은 연출자인 양해훈의 작품과도 비교되었지만, 좀 더 명확한 주제의식과 치밀하게 준비된 기획안이 영화의 완성가능성을 더 신뢰하게 만들었기에 심사위원들에게 고른 지지를 얻었다.

 

<필승 연영석>(태준식)은 투사이자 예술가인 민중가수 연영석의 삶과 노래에 접근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간 독립다큐멘터리 진영에서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던 인물 다큐멘터리이며, 투쟁과 예술이 결합된 다큐멘터리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연영석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보다는 다이렉트 시네마의 양식을 차용해 그의 삶과 예술을 바라보고, 그를 통해 관객이 스스로 연영석이라는 인간과 그의 노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연출의도는 심사위원들에게 다소 의아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작업과정에서 충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과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려는 감독의 의지가 심사위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 지원의 중요한 이유이다. 또한 노동운동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감독의 연출역량과 그것을 넘어서려는 형식과 내용이 결합된 구성이(다소 미흡하지만) 주목을 이끌어냈다. 이전 작품처럼 끈질기고 뚝심 있는 작품에 연출자의 형식적 고민이 더해지길 기대해본다.

 

이상 5인의 심사위원은 24편중 7편의 2차 심사작을 골라내고, 그중 다시 3편의 최종지원작을 선정하게 되었다. 대다수 공모과정이 그렇겠지만, 선택과 배제의 과정은 언제나 고통스럽다. 또한 자신의 작품이 아님에도 각기 다른 심사위원을 설득하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은 일임을 고백한다. 그 와중에서도 시나리오와 구성안을 보면서 완성될 영화의 상을 떠올리는 것은 기쁜 쾌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완성된 영화를 스스로 구성하고, 마치 영화를 본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안에서 나누고 쪼개는 현실적 고려의 과정을 거치다보면, 장편 독립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독립영화인들의 의지와 너무 멀리 있는 현실에 다시 한 번 맞닥뜨리게 된다. 지원을 받은 연출자들 역시 한정된 예산 속에 또 한 번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이고, 지원받지 못한 연출자들도 더 큰 난관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모든 창작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지원받은 작품이나 그렇지 않은 작품들 모두 멋지게 완성되어 성공적으로 관객들과 만나길 기대해본다.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
CJ-CGV 영화기금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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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내년 이맘때 쯤엔..

필승 연영석이라는 작품이 나와있겠지..

 

유쾌하면서도 숨막히며, 뚱뚱하면서도 강렬한...

필승 연영석이 나와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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