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03/16 20:13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3. 타지마할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내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타지마할. 흰색 대리석에 수를 놓듯 장식한 색깔 예쁜 보석들... 그런 건물을 짓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들였음이 분명한 그 건물은 건축광이었다는 사라한의 잔혹함을 숨길만큼 아름답다. 완벽한 비례와 균형, 색깔의 조화. 해 뜰 무렵의 여명에 반사되는 흰색 대리석과 강가를 매우고 있는 짙은 안개는 건물이 세워지는 과정을 잊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다.

 

타지마할에서 뜨는 해를 바라보며 맞이한 31번째 생일. 그 안개와 그 색깔과 그 햇빛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해가 뜬 직후 바라본 타지마할은 뿌연 스모그에 쌓여 그 신비로운 느낌을 더했다.

햇빛을 받아 살짝 붉게 빛나는 하얀 대리석과 물에 비친 모습이 더 아름다는 그 대칭이라니.

사라한이 이 건물을 짓는 동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고,

일하다가 죽었을지 끔찍하기도 하고,

저런 건물을 만들어 낸 왕의 폭정 밑에 살았을 사람들의 삶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정말, 너무나 아름다웠다.

 

 


하얀 대리석을 파고, 그 빈공간을 준보석으로 채워넣은 어마어마한 섬세함과 색감.

생일날, 타지마할에서 뜨는 해를 맞이하다.


최근, 아그라는 급속한 산업화로 대기오염이 너무 심하다고 한다.

오염된 대기는 타지마할을 끼고 흐르는 강을 만나 안개처럼 보이는 스모그를 만들고 그 신비로움을 더한다.


햇빛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흰색 대리석

 

#4. 아그라 성

 

무술제국의 역사가 담겨 있는 성. 다양한 종교를 포용하기 위한 이슬람 황제의 노력과 형제를 죽이고 아버지를 유폐 시킬 정도로 권력의 잔인함이 넘쳐나는 그 곳.

 

누구의 손이 스쳤는지, 또는 어느 왕의 관심을 받았는지에 따라서 건축의 양식이 달라지는 절대 권력의 세계. 성 안에 시장을 열고 이를 살필 정도로 세심한 왕이 있는가 하면 가족들 마저 죽음으로 내모는 왕이 있는 그런 왕정의 세계.

 

유폐된 사라한은 강 너머로 보이는 타지마할을 보면서 그의 아내를 그리며 죽어갔을까?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만큼 섬세한 아그라 성


왕이 대신들과 함께 국정을 논하던 편전. 여행중 본 영화에 나와 몇 배 더 반가웠던.

나의 31번째 생일은 아그라에서 부사발로 가는 16시간의 인도 기차여행과 함께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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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6 20:13 2008/03/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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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급 좌파 2008/03/18 0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블로그진에서 보고 제 블로그 내용인 줄 알았어요..^^ 저도 아그라에서 생일을 맞았었거든요...남의 무덤에서 생일 축하받는 기분이란..ㅎㅎ 사진 잘 보고 갑니다..

  2. 해미 2008/03/18 1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급 좌파/ 저랑 같은 경험을 하셨군요. 그러게요. 무덤에서 맞이하는 생일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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