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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 블로깅

역시 잠을 자야한다고 말하면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블로그질을 하다가 잔다.

술을 마신 날은 약간 감상주의적 경향이 강해지기도 하는 것이, 다음날 내가 왜 이런글을 썼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아서 지우게 되는 글을 많이 쓰기도 한다. 왠지 지금 쓰는 이 글도 그럴것 같다.

 

  어젠 친구의 고시원 방에 잠깐 들어가 이래저래 살펴봤다. 가보기 전에야 집에서 완전한 독립은 아니여도 꿈꾸던 혼자만의 생활을 이루게 된 것에 축하와 부러움의 시선을 맘껏 보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집에 가고 싶다는 친구의 말이 백번 이해가 되는 생활^^;;

  사실 난 비좁은 방에 공기가 답답하여 두 시간도 채 못 있다가 나왔다. 창문 밖으로 계단을 또각또각 소리를 내려가는 어느 여자의 발소리도 짜증이 났지만 좁은 방안 밖으로 사람이 걸어다니는 소리가 꽤 신경이 쓰이는 까닭도 있었다. 낯선 사람의 발자국 소리는 다른 이에게 공포의 소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친구에게는 차마 이런 말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사람이 싫다는 생각을 계속하면 싫고 안 좋은 것들만 눈에 띄는 습성이 어디 가겠는가.

 

  공부를 맘껏 해보기로 결심한 이후로 친구에게야, 자주 볼 생각으로 노량진 고시원으로 들어가란 말을 했던 기억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참 몹쓸 말을 해줬던 것 같다. 점심 시간, 저녁 시간이 되면 산송장들이 누렇게 뜬 얼굴로 밥을 먹기 위해 밖으로 기어나오는 충격적인 모습을 난 내 친구에게 권유했던 셈이다.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한 생각, 다른 한편으로는 그 친구 말고 다른 친구들과 선배, 후배들은 이미 노량진 곳곳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해졌다.

 

  교육이란 곳이 무서운 것이구나. 노량진의 삭막함이야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

사람의 눈빛이 달라 보였다. 얼굴과 어깨는 누렇게 뜨고 쳐저서 숨만 붙어 사는 사람같지만, 눈빛은 제 자리를 잃을까 노심초사하는 짐승의 피빛서린 눈발. 에잇, 사람이 있을곳이 아니다.

하긴, 어느 곳이 사람이 따뜻한 눈빛으로 가슴으로 말을 하며 살 수 있을까.

난 21세기,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는데

 

 

날이 쌀쌀해졌는데, 내가 친구에게 해 줄 것이 없을까 열심히 생각해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기껏해야 방향제를 가져와야겠다는 친구의 말에 지나가던 가게에 들러 아로마 향 초를 산 정도

그런데, 아로마 초가 뇌출혈을 일으킬수 있다는 충격적인 루머를 듣게 되다. 쯧쯧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 사실 이건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긴 한데^^;;

내 경우야 나를 아끼기 위해서라면 적응하는 법도 배울 몸이니, 별 걱정은 없지만.

네 우울함과 자신에 대한 엄격함이 조금은 사그라져야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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