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어제, 경찰측선 투쟁지지 집회가 있을 거란 얘기에 닭장차를 인도로까지 떼거지로 들이밀고 정차시키며 집회의 흐름을 끊으려 아주 쌩쑈를 했더랬죠.

그러는 통에, 피켓팅을 하려 매장 앞 인도쪽에 먼저 와있던 저를 비롯, 민주노동당 지역위 당원들은 버스에 둘러싸여 갇힌 꼴이 되고 말았더랬습니다. 그래 들어왔던 길로 나가야겠다며 차를 빼달랬더니, 그러게 누가 여기 계속 있으랬냐며 외려 적반하장입디다. 자기네가 나가란 길로 나가면 된단 식으로 푸들 취급하길래, 안 나가고 버텼죠. 그랬더니 군대로 치면 중사나 상사쯤 되는 사람이 이래요. 차빼면 그 길로 시위하러 갈 거 피차가 아는데, "말장난" 그만하고 나가란 길로 나가라고요.

이건 뭐, 시위를 잠재적 범죄행위쯤으로 취급하는 저열한 깜냥도 깜냥이지만, 말장난이라니. 그 짭새 대가리로는, 제대로 좀 먹고 살 방도 찾아보자고 너나할 것 없이 힘 합쳐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이 왜 경찰 따위의 "통제"거리여야 하냔 목소리쯤, 한낱 (말)장난쯤으로밖엔 안 보이나 보대요. 마지 못해 칼받이하는 의무병들이야 그렇다 치고, 일선에서 직업적으로 공무수행한다는 작자들이 이 따위 수준이니, 닭장차에 붙여논 홍보문구마냥, "국민이 불편할 때" "친구"가 되고 싶댔자 천상 김승연이나 박성수 같은 부유한 권세가들의 벗밖엔 더 되겠나 싶더라구요.

어제 하는 짓거리들이 딱 그 꼴이었건만, 그런데도 지들 하는 일이 "공무"랍시고, 존중은 또 되게 받고 싶은 모양입니다. 경찰은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대민 방송용 차량 끌고와 이미지 관리하는 것 하며,.. 말장난하지 말라는 짭새도 몇 번을 이래요. 내보내주겠다는데도 당신들이 안 나가는 거지, 경찰이 못 나가게 한 건 절대 아니라고요. 그 다음이 압권였는데, 이 집회/시위가 정당한지 아닌지는 당신들이 섣불리 판단할 게 아니라 "역사의 판단"에 맡길 문제라더군요.

푸헐~ 아니, 그자리에서 당장 판단하면 충분히 될 일을, 쌩뚱맞게스리 뭐하러, 왜 역사의 판단에 맡기냐고요. 지가 뭔데 우리의 상황판단 능력마저 통제하려 드는 건지도 한참 웃기는 일이지만, 암튼 암말도 안 한 셈으루다 비겁하게 도망치는 소리 해놓고도 일갈하듯 마무리하는 꼬라지가..;; 아주 그냥 촌스러워 죽는 줄 알았슴다. 전, 손학규나 김근태 같은 정치인들만 분위기 잡고 즐겨쓰는 표현인 줄 았았드만, 명색이 참여정부라 그런가, 짭새들 말폼새에도 헛바람이 무쟈게 든 모양이대요.

여하간, 우리가 낸 세금으로 굴러가는 게 분명할 엄청난 자원들이 우리의 삶을 윤택케 하긴커녕 제대로 된 삶을 욕망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행동반경을 짓누르는데도, 이 모든 짓거리들이 "공무"란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우울해졌더랬슴다. 상부지시면 그게 아무리 같잖아도, 무턱대고 일단 따르게끔 만드는 기괴한 공무집행 체계가 어제마냥 "말장난", "역사의 판단"이란 헛소리로 하위직 짭새들의 알량한 자기합리화를 부추긴단 생각과 함께요.

이런 알량한 자기합리화 대신,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시행으로 가당찮은 치안력 투입이 이뤄지는 데 대해 자체적인 방어루트를 확보케 해야잖을까 싶더라구요. 일선 공무원들의 "노동조건 개선" 차원에서 말이죠. 전경 같은 하위직 경찰들이야 외견상 공무를 집행한다지만, 사실 자본이 곧잘 제 “본능”을 못 이긴 나머지 스스로 깽판을 지기면서도 바로 그렇기에 더더욱 원하기 마련인 "치안"과 "질서유지"차 이리저리 불려다는 셈이니까요. 이런 걸 공무원노조의 의제로 포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닭장차서 뿜어대는 매연과 소음에 오랜 시간 시달려 그런지, 상당히 두서 없긴 합니다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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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2 22:23 2008/03/12 22:23

 

 

비가 주룩주룩이던 어제 오후, 대한민국 경찰이 홈에버 상암점 매장입구를 또다시 봉쇄했더랬슴다.

듣자니, 이날 아침에 있은 국무회의 때 한덕수 총리께옵서 파업을 일단 풀라며 “원만한 해결” 운운했던 모양이더군요. 워낙에 군대나 경찰 같은 관료조직이란 데가, 오야붕이 날이 덥다믄 따까리들은 태양을 향해 물대포라도 쏴야 하는 데라 그런지, 비오는 날 우루루 와갖곤 설레발을 쳤던 거죠.

이런 걸 보고 있노라니 한편으론 일선 전·의경들도 공무원노조를 만들든지 해야잖나 싶던데. “국민이 불편할 때” 친구처럼 달려가겠단 홍보판 닭장차 옆에다 달고 다님 뭐합니까. 정작 실제론 국민한테 불편만 끼치러 돌아다니고 있는 셈인데요. 통수권자가 들어야 할 욕까지 대신 듣기나 하구 말이죠..

물론, 이 모든 걸 조직의 특성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건, 노조측서 점거매장 수를 더 늘릴 참이라 이에 대한 맞짱 차원서 이뤄진 엄포에 가깝기도 했던지라서요.

하긴, 물리(적 동원능)력에서 보자면야 홈에버 노조가 어찌 대한민국 경찰을 당할 수 있겠슴까. 노조로선 “조짐”이 안 좋을 때마다 일당백으로 달려와 붙어주는 연대의 힘으로, 산술적인 비교로는 잡힐 수 없는 “균형”의 벡터를 그나마 만들어내고 있다고 봐야겠죠. 어제도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현장에 합류한 비조합원들 수가 얼추 6백 명이었으니까, 기민하게 들고나는 이런 “분위기”가 경찰의 섣부른 행동을 제어하는 데 일정한 효과를 낳고 있다 해야할지도 몰겠슴다.

게다가, 물리력에서 경찰이 늘상 우위일 수밖에 없다지만, 현장 “주변”(좁게는 상암점에 계약으로 들어와 있는 점주분들부터, 넓게는 마찬가지로 비정규직투쟁을 매개로 움직이는 또다른 주체들에 이르기까지)을 둘러싼 흐름이 또 경찰을 앞세운 대한민국 정부 입장선 그리 녹록치가 않은 게 더 문제겠다도 싶고요.ㅋㅋ

뭔 얘기냐면, 설사 상암점을 제대로 쳐서 깨끗이 정리한다 한들 일테면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색출할 때, 누가 헤즈볼라고 누가 헤즈볼라가 아닌지 가려내기 졸라 난감했던 것마냥 홈에버 비정규 조합원들과 조합원 아닌 사람들을 갈끔히 자르기가 굉장히 모호해지고 있더라는 거죠.

홈에버 울산점 같은 경우 민주노동당 대표가 입주한 점주들한테 자기들만 좋자고 점거투쟁 벌이는 게 아니니 만큼 매출에 지장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봐달라고 했더니, 그랬다더라구요. 십분 이해할뿐더러, 내심 돈맛에 환장한 이랜드가 제대로 밟혔음 싶다고 말이죠. 이랜드그룹이 (비정규)직원 물론 지네 소유라는 건물에 들어오는 점주들한테도 워낙 악명이 높거든요.

하는 짓 보면 이랜드그룹 자신 맘몬의 화신이면서, 노조를 사탄에 꾐에 빠진 테러집단으로나 규정하고 있으니 대화랄 만한 게 있을 턱이 있겠슴까. 옆에서 지켜봐온 점주들도 정말 어이가 없었겠지요. 어쩌면 알량하나마 ‘신앙인’이라고 김승연 회장마냥 “조직”을 안 쓴 게 어디냐고 자조해야 할지도 몰겠슴다그려(물론 합법화한 용역업체를 써먹긴 했지요).

줄기찬 다이어트로 브랜드가치를 올리려는 기업법인들이나, 대놓고 이들의 후견조직임을 자처하는 대한민국 정부 입장에서야 전체 노동인구 중 거의 70%를 넘나드는 고용인구의 비정규화(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소냐, 라고들 합니다. 물론 그럴 텐데, 문제는 이런 거죠.

그런 식으로 가는 만큼, 비정규화 압력이 너나할 것 없이 일상화돼버린 상황에서, 적어도 홈에버 노동자들과 같은 대응이 이뤄진다고 그걸 찍어눌러, 이른바 “일벌백계”의 치안효과를 기대하기란 꽤 힘들어지겠더라는 검다. 자본과 국가가 비정규화로 (노동)비용을 최대한 외부화하는 데 쿵짝 맞추는 것까진 좋은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반”의 압력도 그와 아울러 광범하게 불어나고 있달까요?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모토를 자본이든 기업이든 계속 붙잡고 있는 한, 치안에 필요한 물리력 행사의 빈도나 규모가 자꾸 늘어나도 치안의 양상은 마치 두더지 게임하듯 지루하고 “성과 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잖나 해요.

이런 이반의 압력이 물론, 마냥 좋은 쪽으로만 귀착하지만은 않을 겝니다. 우석훈씨가 최근에 쓴 글에서 한 분석마따나, 내·외부적인 “식민지”의 창출로 이런 압력을 또다른 희생양을 찾아 “이전”거나, 자본축적의 압력이 만들어내는 삶의 피폐함을 일거에 일소해줄 “초월적 힘”에 대한 갈망에 탄력이 붙을 공산도 만만치 않죠.

궁극적으로야 이런 경우의 수를 불식시킬 경우의 수, 일테면 이번 홈에버 점거투쟁과 같은 흐름이 만만찮은 세를 이뤄 세계화가 그간 추구해온 시(공)간대와는 “다른 시(공)간대”를 열어젖혀야겠지만, 우울한 경우의 수는 뭔지를 알아야 또 바람직한 경우의 수도 효과적으로 밀고나갈 수 있는 걸 테니까요.

우리가 fta는 아무튼 무조건 되(어야 하)는 패라며, “분석”은 하나도 없이, 한민족의 성령으로 충만한 간증만 일삼는 노무현은 아무래도 아니잖겠슴까?^^;

암튼, 점거농성 매장을 늘리겠다는 이랜드 일반노조의 투쟁방침에 대해 경찰이 이런저런 치고빠지기로 견제를 하고 있습니다만, 설사 이런 상황이 “분쇄”된다 하더라도 그건 또다른 시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거. “당사자”인 홈에버 노동자들과 “당사자가 아니”라고들 하는 사람들하고의 경계가, 다름아닌 자본이 지난 10여년 간 공들여온 축적전략 덕분에 상당히 모호해져버린 상황인 듯싶다는 거. 노조나, 이를 지원하는 민주노동당 지역위 및 사회당 등 여러 연대단위들로선 이런 조건이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 들이치는 못불처럼 흘러넘칠 수 있을지 중지를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당장에야 결국 전원 연행으로 끝맺음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위원장님도 그러시드라구요. 당장 조합원들이 연행되더라도, 그게 끝인 줄 알면 착각이다, 상암이 막히면, 일산에서, 일산이 막히면 목동에서 하는 식으로 투쟁은 이어질 거라고요. 추이를 좀더 봐야긴 하겠지만, 그렇더라도 이게 그저 최소한 노무현식 “호언”에 그치진 않을 것 같더라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습니다.

위원장이 젤 앞선에서 움직인다지만, 그간 드나들면서 느낀바, 노조 위원장의 저런 발언을 가능케 하는 근본동력은 바로 조합원 어머니들이셨거든요. 주류-부자신문들이야 위원장을 치면 된단 식으로 조합원 어머니들이 꾀임에 빠져 그렇다는 쌍팔년도 가락을 틀어대지만, 위원장을 치는 건 아마도 몸통이 아닌 꼬리를 자르는 격이 될 겝니다. 그나마 몸통 찾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닐 테고요.


하여, 경찰이야 홈에버 상암점에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마치 북어 패듯 닥아치면 제풀에 지칠 거라 보는 모양이라지만, 글쎄요, 한 번 계속 그렇게 패보라지요.

그러면 그럴수록 북어의 속살은 점점 더 쫄깃해질 뿐임을 현장에서 몸소 확인하게 되니 말입니다. 권력의 척도로는 포착할래야 포착할 수 없는 투쟁의 쫄깃함을요. 게다가 그 쫄깃함은 상암점을 둘러싼 안팎의 경계를 차츰 흐리며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잖나, 아니 이미 어느 정도 형성돼 있잖나도 싶어요.

이것참 얘기하고 보니, 짭새들을 원망해야는 건지, 의도하지 않은 노고를 치하해야하는 건지 몰겠슴다그려. (안 그래도 어젠 조합원 및 연대하러 온 노동자분들께서 맥반석 계란을 전경들과 함께 나눠먹기도 하는 모습이 간혹 보이기도 했더랬습니다만, 아무리 딱까리라지만 이 정도 대접이면 후한 거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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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2 22:20 2008/03/12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