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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我/非我 의 구분

예전에는 조금씩 자주 아픈 것 같은데, 요즘은 뜸하게 대박으로 아프다. 견디기 힘들어서 온갖 곳에 기대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고, 비몽사몽간에 내 몸을 'RESET'하면 괜찮을까라는 터무니 없는 상상도 해본다. 휴대폰에 문제가 생기면 자주 컸다 켰듯이, 어제 나의 몸도 혹 그런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무서운 상상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 아픔의 순간만큼은 진실한 바램이었다. 유기체를 로봇으로 비하하는 건, 유구한 생명체의 진화단계를 무시하는 듯 한 느낌이다.

 

최근에 난 속앓이를 주로 한다. 물론 한번 시작하면 응급실에 달려가고플 정도의 고통이다. 이는 어릴 적 치통이후에 가져보지 못할 정도로, 긴 시간동안 지속된다. 주로 위산의 분비때문에 쓰림이 수반되는데, 이 고통의 와중에 번뜩하고 생각나는 게 초기 생명체의 가장 큰 선행과제 - 我/非我 의 구분 - 이다. 이 구분이 불명확해 먹이감을 먹어치운다는 것이 자신의 세포를 잠식해 버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져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음식물을 분해하기 위해 분비되는 위산 - 배가 아플때마다 그 위산의 Toxic함은 영화 Alien의 침 못지 않다 느낀다. - 은 터무니없게도 위벽을 갉고 있으니 말이다.  고등생명체라고 자부하는 인간의 소화기도 원시단계의 문제의식을 완벽히 해소하지는 못한 모양이다. 만약 정말 똑똑한 생명체라면 위벽이 깍이는 걸 인지해 위산분비를 억제해야 할 것이 아니던가?

 

그나마 다시 정상적인 몸뚱아리를 갖게 된것을 행복해 하며, 이틀에 걸친 비몽사몽의 혼미함을 횡설수설 옮겨본다. 2005년 한해 절대 아프지 마시고 항상 건강과 함께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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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그리운 지난 것 혹은 두려운 올 것로의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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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얘기나 써볼까라고 생각한 2004년 7월 27일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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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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