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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선생님이 쓴 죽음에 대한 언급은 참으로 놀랍다. 남겨진 사람에게 커다른 고통을 남겨주기에 그것은 어떤 '행위'일수밖에 없으며, 적극적으로 '육체를 제거'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누구보다도 기형도 시인을 안타까워했을 그의 아픔을 드러내기에 적절하다.
죽음은 그가 앗아간 사람의 육체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의 눈에서 그의 육체를 제거하여, 그것을 다시는 못 보게 하는 행위이다. 그의 육체는 그의 육체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환영처럼, 그림자처럼 존재한다.
내게도 조만간 다가올 할머니의 죽음, 이것이 두려운 이유도 위와 같을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