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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cc노동자와의 인터뷰

 

김성렬 tjdfuf@jinbo.net

(노동해방학생연대 고대모임 회원)


 

   병원에 갔을 때, ‘여의사’라는 말은 쉽게 써도 ‘남의사’라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 노동자 역시 마찬가지다. 흔히 노동자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공사장에서 땀 뻘뻘 흘리며 일하는 남성노동자를 생각하지는 않을까? 그만큼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적 기준은 남성의 시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노동자들의 절반은 여성이며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다수가 여성이다. 여성노동자들의 삶은 어떨까? TV에서 보는 ‘커리어우먼’의 모습이 전체 여성노동자들의 모습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을까?

  용인시에는 유난히 골프장이 많다. ‘~컨트리클럽’이라고 하는 간판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중 한원컨트리클럽(이하 한원CC)이 있다. 대부분 여성노동자인 이곳 경기보조원분들은 작년부터 9개월이 넘도록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비정규법개악을 막기 위한 민주노총 집회 때, 이 분들을 만났다. 그리고 이 분들 중 황미경 조합원과 인터뷰를 하며 짧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Q. 파업을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A. 작년 7월 5일 사측에서는 자체 규약을 보여주면서 아무것도 명시되어 있지 않은 종이에 서명하라고 했다. 용역으로 전환하려는 기미가 보여서 40여 명이 사인을 거부했다. 그리고 7월 9일 자로 바로 해고됐다. 그래서 파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새벽 농성 중에 용역깡패들이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고, 8월 21일에는 사내 시위 도중에 경찰이 조합원 50여 명을 강제 연행하기도 했다.


Q.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A. 서울 본사 앞에서 천망 농성 중이다. 투쟁이 장기화 되다 보니까 생계 문제가 가장 크다. 얼마 전 원춘희 조합원이 자신의 손목에 칼을 긋는 일도 있었다. 병원서 이 조합원이 의식을 차린 후, 처음으로 한 말이 “왜 이렇게 빨리 발견했느냐? 나를 딛고 파업투쟁이 승리했으면 좋겠다.”였다. 최근 사측과 교섭을 하기도 했지만 우리의 요구 중 하나인 ‘용역화 반대’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그런 상황이다.


Q. 여성노동자로서 일상에서 겪는 힘든 점을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A. 골프장 경기 보조원을 흔히 ‘캐디’라고 부르는데, 대부분 여성이다. 근무 도중 남자 손님이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말과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아마 경기보조원의 100%가 이런 일을 다 겪었을 것이다. 사측에서는 남자 손님이 원하는 얼굴과 몸매에 맞게 경기보조를 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파업을 하면서 용역깡패들이 “너희들 사는 집 다 안다. 집에 쫓아가서 아이들 죽이겠다.”라고 말할 때면 그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가슴을 치거나 욕설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많이 힘들다.


Q. 학생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 있으세요?


A. 나는 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는 가장이다. 하루라도 돈을 안 벌면 생계가 막막하다. 그래도 아이들 생각해서 더 싸우게 된다. 비정규직이라는 현실 때문이다. 본사 앞에서 농성을 하는데, 학생들이 지지방문을 오곤 한다. 그런 학생들을 보면서, ‘이 학생들은 나중에 정규직이 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열심히 싸우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농성장에 많이 찾아와서 함께 연대했으면 좋겠다. 레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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