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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5/27
    결핍 - 박영근(1)
    산초
  2. 2008/05/27
    2008/05/27
    산초
  3. 2008/05/27
    너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 정호승
    산초
  4. 2008/05/26
    2008/05/26
    산초
  5. 2008/05/24
    작별들 - 파블로 네루다/정현종 옮김
    산초
  6. 2008/05/20
    2008/05/20(1)
    산초
  7. 2008/05/20
    똑같다
    산초
  8. 2008/05/15
    2008/05/15
    산초
  9. 2008/05/15
    팽이 - 조영관
    산초
  10. 2008/05/14
    2008/05/14
    산초

결핍 - 박영근

결핍
             박영근

1
너무 뜨겁다
내 몸은 온통 결핍의 자리

내가 살고 있는 골목길
봄날 대낮의 시간에
허공에 터져오르는 백목련
눈부신 흰빛을 바라본다

지상의 그늘을 딛고
타는듯 하늘을 빨아들이고 있는
꽃의 환한 자궁

저 밝은 꽃숭어리들은
겨우내 목말랐던 나무의 몸이
제 살을 찢고 피워낸
뜨거운 숨덩어리들

나는 안다, 빈방의 허기와
욕정과 구겨진
원고지와 바람벽에
지친 형광등 불빛에 말라비틀어져
툭 떨어지는
꽃대가리, 결핍은
견딜 수 없는 비등점에서
주검으로 타버리는 것

그리고 갈증으로 허공에 토해놓은 욕망의 흰빛
비와 바람에 이내 사라져버릴 황홀한 꽃자리
그 한없는 반복

너무 뜨겁다
불탄 마음의 자리에 백목련 저 흰빛의
불안한 꿈

한낮이 가고
흰빛도 스러진뒤
나는 나에게 쓸 것이다

결핍은 욕망의 감옥이라는 말

2
나는 저 꽃가지 위에 새 한 마리를 올려놓는다

날개짓도
울음소리도 잊어버린,
저 몸속에
타고 있는 불덩어리

대낮 뜨거운 하늘길에
눈이 멀고 있는

홀로 미쳐가고 있는
맹목조(盲目鳥) 한 마리

* 박영근 유고시집 '별자리에 누워 흘러가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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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7

시골은,
시골은 그래
처음에 안그러다가도
어느새 무언가 주눅들고
때로는 울컥하곤하지

돈없고
능력없으니 여기까지
굴러왔을거라고
서로가 아래로 깔아내리지

젊은이는 다들
밖으로 나가려하고
나가지 못할사람들은
가슴에 바위를 얹고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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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 정호승

너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정호승


불국사 종루 근처
공중전화 앞을 서성거리다가
너에게 전화를 건다

석가탑이 무너져내린다
공중전화카드를 꺼내어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린 뒤
다시 또 전화를 건다

다보탑이 무너져내린다
다시 또 공중전화카드를 꺼내어
너에게 전화를 건다

청운교가 무너져내린다
대웅전이 무너져내린다
석등의 맑은 불이 꺼진다

나는 급히 수화기를 놓고
그대로 종루로 달려가
쇠줄에 매달린 종메가 되어
힘껏 종을 울린다
너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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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6

중앙이,
중앙이 원래 그런거야
중심권력과는 가깝고 말단 현장은 점점 멀어지거든,
심장의 쿵쿵소리만 세게 들리고
실핏줄 터지는소리는 모르는법이지.

중앙에 있으면 그래,
세상을 움직여 가는데
큰 역할을한다고 생각들 하지
사실은 동선을 조금 미리 알뿐인데,
그렇잖아 거기에 다 모여있잖아
서로 치고 받는거지, 아니 정확히는
주고 받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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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들 - 파블로 네루다/정현종 옮김

작별들

                     파블로 네루다/정현종 옮김


안녕, 안녕, 한 곳에게 또는 다른 곳에게,
모든 입에게, 모든 슬픔에게,
무례한 달에게, 날들로 구불구불 이어지다가
사라지는 주週들에게,
이 목소리와 적자색으로 물든
저 목소리에 안녕, 늘 쓰는
침대와 접시에게 안녕,
모든 작별들의 어슴푸레한 무대에게,
그 희미함의 일부인 의자에게,
내 구두가 만든 길에게.

나는 나를 펼친다, 의문의 여지없이;
나는 전全 생애를 숙고한다.
달라진 피부, 램프들, 그리고 증오들을,
그건 내가 해야 하는 것이었다.
규칙이나 변덕에 의해서가 아니고
일련의 반작용하고도 다르다;
새로운 여행은 매번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장소를, 모든 장소들을 즐겼다.

그리고,도착하자 또 즉시
새로 생긴 다감함으로 작별을 고했다
마치 빵이 날개를 펴 갑자기
식탁의 세계에서 달아나듯이.
그리하여 나는 모든 언어들을 뒤에 남겼고,
오래된 문처럼 작별을 되풀이했으며,
영화관과 이유들과 무덤들을 바꾸었고,
어떤 다른 곳으로 가려고 모든 곳을 떠났다;
나는 존재하기를 계속했고, 그리고 항상
기쁨으로 반쯤 황폐해 있었다,
슬픔들 속의 신랑,
어떻게 언제인지도 모르는 채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고, 돌아가지 않은.

돌아가는 사람은 떠난 적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나는 내 삶을 밟고 되밟았으며,
옷과 행성을 바꾸고,
점점 동행에 익숙해지고,
유배의 큰 회오리바람에,
종소리의 크나큰 고독에 익숙해 졌다.

* 파블로 네루다 시집 '충만한 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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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0

한 젊은 노동자가 죽었다
대규모 중공업회사에서 비정규직노동자를 조직하는 일을 하려했다한다.
그 일을 위해 제 온몸을 걸고 살았다 한다

그리고 죽었다.
지게차에 치여 죽었다.
지게차운전자는 적재물에 가려 앞이 보이지 않았다한다.
신호수도 없었다 한다.

자본은 당당하다.
안전을위해 사용할 경비보다
사고로 사람이 죽었을때 처리해야할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간단한 셈법이다.
어찌 저럴수 있을까 생각들지만
너무나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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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다

매핵기 증상의 환자다. 그것도 아주 오래되었다.
언어표현은 불분명하지만 어느정도 알아듣고 글쓰기도 가능한 분이다.

증상은 전형적인 객불출연불하(목에 솜뭉치같은게 탁 걸려있어  삼키지도 못하고 뱉지도 못하는느낌)인데, 오래된경우 치료는 쉽지만은 않다.

치료를 시작한지 1달반 지났고  약물처방도 세번했다.  복진상으로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지만 증상의 변화는 별로 없는것처럼 보여졌다. 그래도  환자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본인이 느끼기에는 조금 차이가있을것이라고 속으로는 생각했다.  내가 늘 이렇게 근거없이 긍정적이다.

엊그제 진료를가서 경과를 살펴보며  목의 느낌이 어떤지 써보라고 했다.  기대반,걱정반 지켜보는데...
또박또박 쓴다.

"똑같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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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5

지금 오후 다섯시쯤

무언가 ?
지금 상태...

목마름인가
배고픔인가
허전함인가
외로움인가

뭔가가 부족한상태는 분명한데..
그것이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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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 - 조영관

팽이
 
              조영관

사람들은,
어떤 자는 내 대갈빡에는 뭔가로 꽉 차 있다고 한다
나는 머리가 텅 비어
땡볕에 목말라 머리끝까지 텅텅 비어
소금을 한 주먹 집어먹고 싶을 만큼
환장하게 어지러워 죽겠는데
거참 이상하다
뭔가 꽉 차 있다는 것은

사람들은,
친구들은 나를 보고 앞뒤가 콱 막혀 있다고 한다
순진하다고,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한다
쉽게 말해 졸나게 멍청하다는 얘긴데
막혀 있건 꽉 차 있건 텅텅 비어 있건
매를 많이 맞아 맛이 갔건
내 근력으로 처자식 깜냥껏 먹여살리고
아직까지 누구한테건 뭐 좀 보태달라 한 적 없는데
아니 그러니까,
낡은 세상 좀 꼼꼼히 따지고 살피는 것이
그렇게 꽉 막힌 것인가,
어쨌든 간에 나는 매를 맞으면서 돌아가는 팽이처럼
망치 들고 뚝딱
용접봉 들고 징징징
쇠 철판 위를 이렇게 흥겹게 토끼뜀 뛰면서 잘만 돌아가는데
거참 이상도 하다
뭔가 앞뒤가 꽉 막혀 있다는 것은

사람들은,
동료들은 내가 차돌멩이처럼 단단하다고 그런다
내가 차돌멩이처럼 단단하다면
구사대 매타작에 사직서를 쓰지도 않았을 터고
아니, 단단하고 마른 세상에 좀 야무진 것이
그렇게 섭섭한 것인가
어쨌든 간에 손바닥에 박인 굳은살처럼
내 마음이 굳고 모질어졌다 쳐도
용접선 산소 줄이 어지러운 난장
호퍼, 탱크, 쇠를 밀어내는 그라인더 먼지 속에
뱃가죽에 척척 달라붙는 런닝을 떼어내며
쉬는 목에 쳐다보는 하늘가
녹슨 철판처럼 빨갛게 내리깔리는 구름에도 이리 눈물겨운데
거참 이상도 하다
내가 차돌처럼 단단하다는 것은

간혹 가다가 눈 밝은 친구들은
내가 사랑에 대해, 이념에 대해 절망하고 있다고 말한다
내 비록 희망이란 항상 꿈꾸는 자에게 열린다고
입에 발린 말은 못해도
절망이란 배부른 자의 말장난이라고 차마 말은 못해도
아니, 살기 팍팍한 것이 절망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아니 아니, 절망이라는 것이
도깨비바늘처럼 갈고리를 달고 있는 것이기라도 한다면
바로 여기 이 현장
내 옆 동료의 몸에도 철썩 붙어 와서
가슴을 물어뜯고 허리를 호되게 걷어찼다고
그렇게 말할 수는 있겠는데
어쨌든 간에 나는 맞으면서 돌아가는 팽이처럼
이렇게 땅바닥에 뿌리를 박고 까딱없이
팽팽 잘만 돌아가는데
거참 이상도 하다
내가 절망하고 있다는 것은

나의 앞뒤를 잘 알고 있는 어떤 자들은
어깨를 툭툭 치며
이제 큰 고민은 끝이 났다고, 잔치는 벌써 끝났다고
간지럽게 속삭이면서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고민 끝, 행복 시작인가
아니 행복이란 결핍 그거 아닌가
우쨌든 그런 행복이란 것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목 매달려
사정사정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래 그래 우리 몰래 그새 무슨 잔치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아니 아니, 우리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환장하게 잔치를 하고 싶어
허기가 지도록 요렇게 껄떡거리며
늘 보고 있어도 허허롭게 그리운 벗들과 함께
땀투성이 뿌연 먼지 속에서
불 달아오른 철판 위를 토끼처럼 이리저리 뜀뛰면서
까딱없이 땅바닥에 뿌리를 박고
맞으면서 곤두서는 팽이처럼 여전히 팽팽 잘만 돌아가는데
거참 이상도 하다
뭔가 벌써 끝났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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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4

산에 다녀왔다.
산은 언제나 산이다.

1.
* 소는 풀을 먹는 동물이다
* 광우병은 소가 동물성 사료를 먹어 발생한 소의 병이다
* 인간광우병은 광우병에 걸린 소를 인간이 먹어 발생한 질병이다
* 인간광우병에 걸리면 죽는다

답은 간단하다. 소에게 동물성사료를 먹이지 않으면 된다.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한 '30개월미만'이니 'srm제거'니  하는것은 그 위험의 양적 차이일뿐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
'동물성사료를 먹여서 이익을 보는사람들'의 힘이 세기 때문일것이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2.
자본론 1장1절 첫부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상품은 우선 우리 외부에 있는 하나의 대상이며, 그 속성들에 의해 인간의 온갖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물건이다. 이 욕망의 성질은 어떠한가, 예컨대 욕망이 위(胃stomach)로부터 나오는가 또는 환상(fancy)으로부터 생기는가는 전혀 문제가 되지않는다."

사람은 굶으면 죽는다. 먹는것은  욕망중 가장 근원적인 것이다.
즉 환상(fancy)으로부터 나오는 욕망은 조절가능하지만,
위(stomach)로부터 나오는 욕망은 충족시켜야된다.

소고기를 먹고싶은 욕망은  위(胃)로부터 나오는가? 환상으로부터 나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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