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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돌

 


돌이 되고 싶다
잘 난 구석 하나 없어도,
세월의 강물에 모난 곳 닦고
둥글둥글 묵묵히 제자리 지키는
수많은 돌 중의 하나이고 싶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 그곳에서
지나가는 가을바람 동무 삼아 놀다가
땅위로 기는 것들 쉬어 가는 그늘도 되고
아침마다 이슬에 몸을 씻어
하늘거울에 내 몸 비춰보고 싶다

때론 지나가는 발길에 채여도
그대 기다리는 마음으로 내 몸 속 길을 내면
어느 날 그대 피곤한 발걸음 내게 얹으며
지친 삶 내려놓고 쉬었다 가게
그대, 나를 밟고
한 세상 건너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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