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07 05:58

지문

2000년, 인가 해서 한겨레21에서 지문날인반대에 대한 기사를 읽기 전까지는, 열일곱살때 동사무소에 가서 지문을 찍었던 일이나 지문이 찍힌 주민등록증을 갖고 다녔던 일이나는 전혀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지금도 손발에 피부염이 있지만, 열일곱살 무렵에는 더 심했다. 동사무소에 가서 지문을 찍는데, 손가락의 피부염때문에 지문은 희미하거나 울퉁불퉁하게 찍혔다. 내 손을 잡고 지문을 찍고 있던 직원이 이렇게 찍힌 것을 들고가면 경찰쪽에서 뭐라고 한다고 투덜거렸다. 잉크를 듬뿍 묻힌 채 꾸욱꾸욱 찍히고 있던 손가락을 멀거니 바라보고 있던 나는, 그 말에 어쩐지 기뻤다. 기왕이면 내것이라는 것을 아주 못 알아보게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사를 읽고 지문날인에 대해 생각하다 갑자기 선연하게 떠오른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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