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8 13:48

음악

동동이님의 [숙제] 에 관련된 글.

사연이 있는 음악이 없는 줄 알았는데, 포스팅하고서도 가끔 생각이 나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나에게도 사연이 있는 음악이 있었다. 시인과나_ 누굴까? 누가 만들었고, 어디에 나오는지도 모르는 피아노 소곡. 초등 오학년때 두어번 들었는데, 굉장히굉장히 아름다워서 눈물이라도 날 것 같았다. 그리고 갖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는 곡 이름도 몰랐고, 음반같은 것 사본 적도 없어서, '이 음악'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외우기로 했다. =ㅂ= 통째로 외우려고 머리에 쥐나도록 애를 썼지. 하지만 외울 턱이 있나. 지금이나 그때나 음악과는 영 서먹했는데. 암튼 그래서 문득, 저녁 햇살이 비치는 부엌 창가에서 햇빛을 받으며 설겆이를 하면서; 외우고 싶어서 멜로디를 허밍하던 생각이 난다. 그리고 언젠가 악보도 샀고(악기연주는 할 줄 모르지만), 지금은 집에 굴러다니는 피아노 소곡집인가 하는 테이프인지 시디에도 있고, 엠피삼 파일로도 있지만, 그 생각이 났다. Do you hear the people sing?_ 누굴까? 열너덧 남짓, 레미제라블 완역본을 읽고, 엄청나게, 진심으로 1832년 6월의 빠리로 가고 싶었다. 그때 그 바리케이드에서 최후를 마친 학생들과 노동자들을 동경하던 것은, 그저 치기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그리고 사실은, 위고가 앙졸라를 소개하고 그 최후를 그릴 때까지 앙졸라의 모습은 정말 필력을 다해 혁명 그 자체처럼 꽃처럼 천사처럼 아름답게 그렸기 때문에=ㅂ=;;; 나로서는 매혹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레미제라블이/ 서울에서/ 뮤지컬로 상영된다는 얘기를 듣고는 꼬옥 가보고 싶었다. 그 유월의 바리케이드는 어떻게 나올까. 엄청 궁금했는데, 주위에 세계문학전집에 실린 장발장을 읽은 사람은 엄청 많지만 레미제라블을 읽은 사람은 별로 없었다. 세계문학전집에 '폭동'과 '바리케이드'같은 것이 나올리도 없고. 하지만 아무리 내가 혼자놀기의 달인이라도 뮤지컬을 혼자 보러 가기는 뻘쭘한 노릇. 게다가 그때는 정말 차비걱정에 끼니를 굶을 때였는데. 그래두 뮤지컬 OST가 있다는 얘기에 기왕 굶는 것 몇 끼니 더 굶고 CD를 샀다. 시디껍데기를 보면서 아아 역시 앙졸라는 노래도 멋지구나.ㅠ_ㅠ 노래 제목이 Do you hear the people sing?라니, 이러던 생각도 난다. 뭐 대략 이런 사연이 있는 음악이다. 노래도 멋지다. 앙졸라와 꽁브페르, 학생들의 노래와, 이어지는 합창. ENJOLRAS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COMBEFERRE Will you join in our crusade? Who will be strong and stand with me? Beyond the barricade Is there a world you long to see? Courfeyrac: Then join in the fight That will give you the right to be free! ALL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FEUILLY Will you give all you can give So that our banner may advance Some will fall and some will live Will you stand up and take your chance? The blood of the martyrs Will water the meadows of France! ALL Do you hear the people sing? Singing a song of angry men?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민중가요_ 누구들일까? 나두 사연이 있는 민중가요가 한둘은 있을법도 한데. 민중가요라면 닥치고, 이유없이, 아무거나, 평등하게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그렇게 좋아해서 특별히 기억이 남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가사가 엄청 충격적이었던 오월의 노래(그리고 그 가사에 놀란 친구에게 광주항쟁에 대한 노래야, 하고 잘난척 알려주던 내 모습까지.=ㅂ=), 딱 일년만 불렸던 장쾌한 비운의 노래 통일원년, 멜로디는 정말 서정적이고 고운데 가사는 더할 나위없이 무시무시한 들불의 노래, 오년인가 육년동안 정말 죽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가사도 가물가물한 전대협한총련경인총련남부총련 노래. 우리 학교 노래도 있었는데;; 가사를 제대로 외운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은 인터내셔날레,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 시다의 꿈, 엄청 좋아해서 애들을 못살게 굴면서 불러보라고 시켰던 청계천8가, 등등등이 지금 이 자리에서 기억이 난다. 자리를 옮기면 또 다른 노래가 생각나겠지. 집회때도, 과방에서 기타치면서도 함께 부르는 것을 좋아하던 투쟁가들은 이제 기억도 희미하고, 조청 5집 이후에 많이 나왔던 듣는 노래들을 많이 듣는다. (장산곶매나 반격, 약속은 지킨다 같은 노래들은 나는 절대 부를 수 없을 것 같다.=ㅂ=) 조금 슬퍼졌다. 楓_ spitz '이제 진보나 보수로 양단할 수 없는 취향의 공동체' 왜 이 문구를 적었냐면, 이 노래가 일본 노래이기 때문이다.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저 취향이려니, 했지만 내가 일본 문화를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 왠지 이상했다. =ㅂ= 어차피 만화를 좋아해서 일본만화를 많이 보기도 봤지만, '일본어'로 들리는 노래는 이상했다. 고민도 하게 했다. (이상한 걸로 고민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ㅁ< 지난 가을은 이 노래를 끼고 살았다>ㅁ< 앗, 지금도 나온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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