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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달이 이쁘게 떠있던 날이다. 나무에 걸려 앉아있는 달을 보고 앉아있었다.

혼자 가서 조용히 술을 마셔도 좋을 그런 술집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그 날 운명처럼 만난 나의 친구가 나에게 건네준 책이다.

그 친구는 나의 병을 진단한다. '넌 스물다섯병이 지독하게 걸렸어. 떠나야해.'

 

그리고 건네준 책이다. On the road.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한동안은 세상과 타협하며 나의 체력과 정신을

열심히 팔아먹으며 살리라 다짐했던 나에게 내 친구는 정말 제대로 된 처방전을 던지고야

말았다. 나쁜 녀석 -_-;;; 고마운 녀석 -_-;;;;;;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의 마음은 자리를 일어나 짐을 싸기 시작한다. 뜨씨~ 

 

다음은 맘에 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1. '무엇을 보자, 이런 것보다도 같이 손잡고 1년을 돌아다니자' 이런 생각이었어요.  

 

여행해서 행복하다. 이런 것보다는 그냥 여행을 잘 왔다는 생각이 이따금씩 들어요.

...언제부터인가 매일 실실거리고 다녀요. 여행하는게 즐겁기 때문인 것 같아요, 생각할 시간,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 좋아요, 시간이 여유로우니 불필요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고, 예전에는 바빠서 미루어뒀던 생각들을 많이 해요.

 

 

2.

여행이란 어쩌면 내가 살고싶은 곳을 찾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달과 6펜스>를 보니까 이런 대목이 있어요. 자기가 살아야 할 곳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고싶은 곳을 찾아 여행을 하는 거라고. 그 곳이 어디가 될지 모르니까 아직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조바심 나도 상관없어요. 그마저 자연스러운 과정이니까. 그렇지 않나요? 

 

3.

혼자있는 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할까. 예전에는 외롭거나 힘들면 밖으로 나갔어요.

친구를 불러내 수다를 떨며 위안을 얻었죠. 내가 여기 사람들 사이에 속해 있구나, 다행이다, 하면서. 지금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니까 혼자 있는 게 가장 편해요. 사람들 사이에 끼어 보내는 시간이 전처럼 즐겁지가 않아요.

... 아, 제일 많이 바뀐 점은 그거다. 여행을 하다보니 내가 좋아졌어요. 그리고 사는게 전보다 조금 더 즐거워졌어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또 얼마나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할까.

좀 떨린다.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나는.... 이렇게 내 길을 만든다.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샨티샨티...

 

 

 

 

이번 연휴에는 정말 휴식다운 휴식을 가지고 있다.

햇살 잘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바람소리를 음악삼아 커피향을 맡으며 책을 본다.

 

 

또 열심히 달릴 수 있겠지.. 열심히!!!!

그리고 또 어느 날 문득.. 떠날 수 있겠지? 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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