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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날

1.

8월 한 달이 통째로 훅 갔다.

오늘은 8월 25일. 와우-

 

 

2.

옥상에 피었던 귀여운 바질들이

수풀을 이루었다.

세를 과시하는 뻔뻔한 얼굴로 나를 응시한다.

물을 많이 빨아들인 너는 일단 보류.

해 쨍쨍한 날 거두어 페스토 만들어야지.

 

 

3.

창문 밖에 두었던 화분에서

쇠비름이 났다고

언제 쯤 뜯어먹을까 노리던 참에

꽃이 피었다.

 

엥? 너는 쇠비름이 아니구나!

 

꽃은 채송화같고 잎은 쇠비름이어서

한참 검색을 했는데

이름이 채송화쇠비름이라나... 쇠비름채송화라나.

 

 

4.

농성장에서 볶았던 공정무역 오가닉 브라질 내츄럴을

집에서 다 먹고 있다.

왜 맛이 떫고 시고 쓸까.

 

이미 알고 있었던 게 떠올랐다.

브라질 내츄럴은 진하게 내리면 쓰기만 할 뿐이라는 거.

 

오늘은 일부러 물을 두 배로 타서 마셨다.

구수한 탄맛이다.

 

아는 것도 잊고 사는 일이 많다.

좀더 한가해져야 좀더 지혜로워질 것 같다.

 

 

5.

심심하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친구가 그렇게 심심할 게 아니라고 한다.

하긴.

좀더 심심해도 되는데.

 

 

아무도 나와 경쟁하고 있지 않은데

나는 늘 누군가와 경쟁을 하고 산다.

내 안에 높으신 분께서 자꾸 경쟁을 부추기는 것처럼.

나 혼자 나를 달달 볶으며, 저 놈보다 더 바쁘게 열심히 살라고 못살게 군다.

하- 정말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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