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아둘 글 - 2007/03/12 10:07

 그러나 후배들이여. 분명히 말하건대 예전의 선배들은 위장이 강철로 만들어져 있어 김치에 소주를 들이마시고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며, 백칠십원이라는 돈이 모자라서 솔이라는 담배를 안 피우고 은하수담배를 빡빡 피워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입을 옷이 없어 잠바 하나에 튼튼한 바지 하나로 한 계절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못된 선배들만 모시고 살아서 어쩌다 스포츠신문같은 것을 보다가 눈에 띄면 별의별 욕을 얻어먹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스스로가 약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히 한 잔의 값비싸고 달콤한 술이 주는 유혹이 두려웠고 따스하고 편안한 잠자리가 강요할지도 모를 대충대충의 타협이 다만 두려웠다. 또한 그것은 자신의 삶을 민중적으로 단련시키는 집단적이고 초보적인 훈련과정이라고 인식했다. 활동가로서 자라기 위한 기초소양교육 중의 일부였다. 이런 과정을 겪고 사회로 나와도 꺾이는 사람이 있는데 하물며 처음부터 그래서야.   [청년] 1호 “학생운동을 점검한다”中 (19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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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2 10:07 2007/03/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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