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열렬 커플들조차도 마지막 조사 시점에서는 45%가 이미 파탄이 나 있었다. 파탄도 자연스레 관계가 소멸된 것이 아니라 어느 쪽 한 쪽이 헤어질 것을 요구하여 연애가 끝난 것이 대부분이었다. 차고 차이는 관계가 명확했던 것이다.
헤어진 이유로 가장 많이 든 것은 남녀 모두 권태였다. 연애감정이란 강한 흥분을 동반하는 감정이다. 강렬한 감정인 만큼 식기도 쉬운 것이다. 무엇인가를 계기로 흥분해있던 감정이 식어버리면 연애는 깨진다. 여기서 권태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섞여 나타난 감정이다. 상대에 대한 실망으로도, 상대방의 진면목을 파악하고 난 후의 환멸로도 권태감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여성은 자기가 연애를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적인 차이라는 응답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확인되었다. 헤어진 이유로 지적인 차이를 거론한 여성은 19.5%인 데에 비하여 남성의경우는 10.4%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여자 앞에서 너무 무식한 티를 냈다가는 차이기 쉬운 모양이다.
헤어지게 되는 직접적인 이유로는 새로운 연인의 출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경우 40%가, 남성의 경우 30% 정도가 헤어지게 된 이유로 새로운 연인의 출현을 들고 있었다.
이것을 이유로 든 남성, 여성들의 비율의 차이가 대단히 흥미롭다. 여성의 경우를 보자. 연애가 끝난 것이 자기에게 새로운 연인이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경우는 40.3%이다. 그리고 상대방 남성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여성은 18.2%이다.
결국 상대방이 아니라 자기 때문에 연애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쉬운 여성들의 성향이 이런 차이를 가져왔다. 한마디로 말해 여성은 자기가 차인 것이 아니라 찼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에게 "차였냐?"라고 물어보는 것은 실례이기도 하거니와 아예 쓸데 없는 질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다르다. 여성의 경우는 상대방으로부터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는 대신, “상대방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행동은 그만 두고, 상대방이 어떻게 처신하나 잠시 보고 있는다”라든지 “상대방의 결점을 찾는다”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평가를 낮추는 방향에서 질투의 괴로움을 달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연애하고 있는 남성이라면 명심해 둘 필요가 있다. 상대방 여성이 질투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는 것은 연애의 종말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것을.
힐(Hill)과 동료들은 이 문제의 해답을 구하기 위하여 동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2년간에 걸쳐 4번의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대상은 자타가 인정하는 열렬 커플 103쌍이었다. 이들은 첫 번째 조사시점에 평균 8개월간의 연애기간이 있었고 6할 정도는 매일 만나고 있었다. 80%의 커플은 성적 관계를 맺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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