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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의 세상뒤집기]
보릿고개가 있었던 그 때 그 시절. 하루에 한 두 끼는 무나 고구마로 밥을 대신했던 시절이었다. 밥 때가 되면 한 끼 밥을 때우기 위해 잘 사는 친구한테 놀러가 눈칫밥을 먹었던 배고픈 시절이었다. 그 시절을 아련한 추억이나 처참한 고통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는 정말 잘 살게 되었다.’ 파업하는 노동자들에게 쏘아대는 화살 중에 하나는 ‘니들이 배고픔을 알아?’ 맞는 말이다.
그 때 그 시절에 비해 국가의 수출규모나 GDP도 엄청나게 향상되었다. 한국은 1996년 12월에는 OECD에 가입하고, 현재는 세계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담합하고 있는 G20국가 중에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에서 유명한 부잣집이다. 우리나라에서 부자 중에 부자는 정부다. 매 년 300조 이상의 돈을 쓰는 부자이다. 그런데 세금을 걷거나 빚을 얻어 쓰는 무위도식형 부자이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현재 국가채무와 재정위험요인(사실상 국가채무)을 포함한 국가의 빚은 총 986조 원이다. 2010년 국민 1인당 빚은 866만원에 이르고 2013년에는 1000만원을 돌파할 것이다. 2009년 국가채무에 대한 이자지급액도 총 79조 4천 억 원에 달한다. 국민은 배고픔 대신에 1인당 1000만 원 이상의 빚더미에 눌려 살아야 한다.
국민은 빚도 능력이자 재산이라는 소위 조작된 신용금융의 사슬에서 부자가 되었다는 자기 환상에 빠져든다. 부풀려진 자산의 빚에 둔감하다. 국민은 정부에게 요구한다. 빚을 내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고 자산 가치를 부풀려 달라는 것이다. 국민은 부자가 되기 위해 정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된다. 누구든 국민에게 돈을 쥐어주면 된다. 정부는 파산의 두려움을 잊게 하는데 그 모범을 보인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얻어야 하고 빚을 보다 쉽게 얻기 위해 자산 가치를 부풀려야만 하는 빚의 악무한이다. 자본은 바로 그 사슬의 매듭을 쥐어 잡고 놓지 않는다. 정부는 밑 빠진 독에 돈 붓기를 계속 해야만 한다. 자본은 밑 빠진 독 밑에서 탐욕스러운 입만 벌리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국민도 빚쟁이! 정부도 빚쟁이! 자본은 빚쟁이들에게 빚 쓰나미로 공격한다. 빚 대신에 팔 것을 내놓으라 한다. 공공부문이 주요 대상이다. 공공부문은 하나 둘 팔려나가 자본만이 온 세상을 지배한다. 국가의 공공적 역할과 기능은 사라지게 된다. 빚 쓰나미가 지나간 자리에 남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팔래야 팔 것이 없는 허풍선이 국가뿐이다. 이런 국가가 팔수 있는 것은 오직 정부뿐이다. 정부를 민영화하여 적자도 줄이고 빚도 갚는 것이다. 그런데 자본은 빚쟁이 정부를 사지 않는다. 식민지가 되지 않으려면 국민이 사야만 한다. 빚쟁이인 국민이 어떻게 정부를 살 수 있을까? 국민이 자신의 빚도 갚고 정부를 사기 위해 돈 많은 기업, 특히 금융회사들을 접수하는 것이다. 국민이 직접 정부를 사고 난 이후에 부채를 탕감하면 된다. 국민이 직접 화폐를 개혁하는 방안도 있다. 기존 화폐의 가치를 완전히 폭락시켜 아주 적은 새로운 화폐로 빚을 없애 버리는 것이다. 국민은 이를 위해서라도 정부를 사야만 한다. 국민은 ‘도랑치고 가재잡는’ 일거양득을 노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정부를 자주관리하는 국민의 세상이자 빚더미에서 해방되는 자유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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