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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아! 너희는 무장된 도덕성과 전문성으로 사람장사 하거라.

오늘 처음, 사회복지에 대한 후회와 실망,

그리고 학우들과 이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글을 적어봅니다.

(두시간동안 쓴 글이 다 날라가는 통에 간단하게 적습니다.)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두고

"사회복지생활시설 생활인 인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이하 시설인권연대)"라는 곳에서 활동을 하게되었습니다.

이곳이 무얼하는 곳이냐면..

 

혹 학우님들중에 올 봄에 일어났던

김포의 "사랑의 집" 사건을 기억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한 종교인이 미신고시설을 운영하면서

생활인들에게 지급되어져야 하는 국가 보조금을 횡령하고,

착한 생활인을 만들기 위해 시설에 대해 불만을 가진 장애인들에게

항정신과 약을 처방 없이 남용하여 6명의 생활인들이 사망한 곳.

생활하고 있는 치매노인을 폭행하여 사망케하고,

정신지체 여성들을 성폭력하고,

성폭력한 정신지체 여성을

뇌병변을 가진 자신의 아들과 축의금을 노려 결혼시키고,

이후에도 아들 몰래 이 정신지체 여성을 

성폭력해오던 시설장의 이야기.

얼마전 4년 구형으로, 찾아볼 수 없는 

무거운 처벌이라며 뉴스에도 꽤 올랐지요..

 

시설인권연대는 이제까지 이런 문제시설들을 법적대응하고

문제시설에서 생활하던 생활인들의 사후생활에 대해 고민하고

이들의 문제를 사회에 알리는 일들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수년동안의 이러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런 미신고 시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 졌습니다.

 

"좋은일 한다"는 이유로 이런 문제 시설장은

얼마의 처벌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강제 폐쇄된 시설을 버리고 이름을 바꾼 새로운 시설로 둔갑시켜

이후에 또다시 미신고시설을 운영하는 형태는

더이상 새삼스런 일도 아닙니다.

물론 이가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면서

조건부신고시설로의 전환을 정부차원에서 주도하고

기금을 조성해 주었지만,

조건부신고시설로의 전환에 대한 관할청의 선택에 있어서

그 기준이 모호하며,

이러한 시설장에 대한 자질적 문제는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합니다..

더욱이 조건부신고시설로 선택되지도 못한 미신고시설은

기도원같은 다른 형태로 바뀌어져  

실제로 미신고시설은 더욱 양성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위에 예를 든 문제의 미신고 시설이

매 해 시설인권연대에 제보되는 수,,

2005년만 비슷한 사건이 5건이었고,

이보다 경한 문제시설은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신고시설.

법인이나 개인시설은 어떠할까요? 예외일까요?

아닙니다.

학우님들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10년전에 붉어졌던 에바다, 아세아재단, 청암재단, 성람재단만 하더라도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극악무도한 인권유린이 이루어졌습니까?

 

현재 시설인권연대와 150여 단체가 연대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는 성람재단의 예를 들어보지요..

성람재단은 13개의 시설을 가지고 있는

소위 동양최대의 대규모 사회복지 재단입니다. 

자산만 700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시설에서 이사장이

10개월동한 1개 시설에서 9억7천만원을 횡령한 일이 있었습니다.

정신질환 생활인에게 도끼를 들려

가축도살장에 내보내 자살을 유도한 시설입니다.

폭행과 성폭력이 만행했으며,

생활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난방비를 횡령하는 과정에서

생활인 10명중 4명(평균)이 겨울을 나는과정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습니다.

난방비를 아낀다고 생활인들에게 땔감을 마련하게 하고,

생활인들을 케어해야 하는 생활보조인들은 대신

이사장의 개인 농장으로 불려나가 종일 일을 해야했고,

신변처리조차 불가능한 생활인들은 방치되었습니다.

기저기도 지급해주지 않아서 일하시는 생활보조인이 사비를 털어

천을 끊어다가 생활인들 기저기를 대주었다고 하더군요..

보일러를 틀어주지 않으니 생활보조인들은 고무장갑을 끼지 않으면 손을 담글 수 조차 없는 차가운

물로 생활인들을 목욕시켜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아들은 유학보내고,

이사장이 50만원 투자해 시작된 재단은 어느새

자산 7000억원이 넘는 거대 사회복지재단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사장이 횡령혐의로 기소되면서 내놓아야했던 이사장의 빈자리..

미국에서 공부하던 아들이 와서 이사로 취임했습니다.

횡령한 그 돈으로 공부시킨 아들이 말입니다.

또 그의 부인은 일하지도 않는 보일러실 청소부로 등록되어

매달 월급을 타가고

생활인이 그 자리를 매꾸어 매일매일 일을 해야 했지요..

구속되어졌을 당시..즉 이미 이사장에서 물러난 그 시기에도

이사장은 고문이라는 새로운 직함으로

매달 400만원의 월급을 꼬박꼬박 받았습니다.

 

위의 두 사례는 아주 전형적으로 고착된

사회복지시설의 현재 모습입니다.

 

현행법상 100%정부지원이 되고, 감사를 받아야 하는 시설에서

어찌 이런일이 생긴 것일까요?

 

친인척들이 이사진을 채우고, 시설장으로 앉고,

혹은 명목상 이사진에 들어도

이사장의 의지로 일방적으로 사안들이 결정되는

허수아비 이사구조와 폐쇄적인 이사구조는

이 시설이 25년간 운영되면서

얼마를 횡령했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그의 이런 범법행위를 보호해 주었습니다.

 

얼마나 기가찬 일입니까?

 

물론 잘 운영되는 시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거대해 질대로 거대해져

"기업", "복지재벌"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이런 세력은 개인의 양심적 호소로 그의 개과천선을 기대한다거나,

구조적 변화를 기대하기에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수십년째 반복되어온 이 일들을 해결하는 일이 무엇일까..

사회복지시설을 투명하게 만드는 일은

결국 시설을 개방하는 일이었고,

일각에서 이런 움직임들이 수년전부터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올해 11월 2일 공익이사제 1/ 3 도입을 골자로한

사회복지사업법이 발의 되었습니다.

 

학우님들, 사회복지시설을 투명하게 하여 비리를 근절하자는데,

혹 이 법의 개정이 이해가 안되십니까?

개정 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어디에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은 있고,

이들의 반대가 우려되었기에,,

이런 비리시설에서 살다나온 이들. 근무한 이들,,

시서에서 나와 지역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

시민단체, 장애인단체, 인권단체는

개정을 염원하는 삼보일배를 지난 11월 2박 3일동안 진행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삼보일배가 끝나자 이를 반대하는 

사회복지보수계의 비상대책위가 꾸려졌고,

바로 오늘 그 보수계의 결의대회가

올림픽파크 호텔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무려 420여개의 법인과 시설이 가입되어 있더군요..

 

--

 

힘든 사회복지의 길을 걸어온 엄청난

우리의 선배들이 그자리에 모여있더이다..

 

가기전만 하더라도

저는 그 자리에 모인 이들..

우리(사회복지학도)의 선배들의 이 자리에 가서 무리하게 목소리 높여야했던 이들(개정안을 준비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사회복지계의 이미지를 절하시키는 문제 시설문제를 이참에 해결하자고 동참해 줄 것이라는 기대또한 있었습니다..

 

그러나.. 투명하게 운영되어지면

전혀 문제될 것 같지 않는 사복법개정안인데..

호화롭게 열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악법을 막기위한

비대위 결의대회에 수백명의 선배들이 참가했습니다.

 

- 사회복지서업법 개정안은 사회복지의 근간을 뒤흔드는 악법이라고 했습니다.

- 사회복지운영 자율권에 대한 침해라고 했습니다.

- 시설"사업"에 초기투자 했답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사복법 개정안에 개입하냐 하더이다.

- 시설 운영 해봤냐고 물었습니다.

 


 




 

몰상식하고 무식한 집단으로 매도당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오늘 그 곳엔 나의 학교 동기와

나에게 꿈을 주었던 선배와, 후배들이 있었습니다.

 

얼굴모르는 우리의 선배들은

후배들을 데리고 그자리에 왜 그리도 많이들 나왔을까요?

 

힘차게 팔뚝을 흔들고,

사복법개정악법반대 피켓을 흔들어대고,

구호라며 고함지르는 그들의 모습..

그자리에 모인 수백명,

,우리의 선배들의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

눈물 한 바가지 쏟아내야 했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서 얻어온 것은 선배들에 대한 배신감과 사회복지에 대한 수치심이었습니다.

 

--

 

선배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쳤습니다.

 

= 지역사회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 사회복지 직업군은 그 누구보다 강한 인간애로 무장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 인간중심의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클라이언트가 바라는 사회복지를 구상해야 한다며

이상적 사회상을 가르쳤습니다.

= 사회복지는 더이상 동정과 시혜로서 클라이언트를 대하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 가장 도덕적이고 상식있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 한다며 전문성과 도덕성으로 무장시켰습니다.

 

 

저는, 또 우리들은 그 가르침대로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바로 선배들이 가르쳐주고 공부한 그 내용으로 말입니다.

 

*4년동안 수도 없이 반복되던 지역사회서비스의 구축은 비단 교과서의 말이었습니까?

저는 그 말을 믿고 제가 실천해야 하는 사회복지를 그리고 가슴에 새겼습니다..  

* 도덕성과 인간애로 무장되어져야 한다기에

그런 이상을 꿈꾸면서..

한달에 월급으로 받는 50만원에

불평없이 밤낮 가리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일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의 비리문제 때문에 여름은 아스팔트 바닦에서,

이 추운겨울은 비닐 천막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이 역시 기쁘게 하였습니다. 선배들의 모습이었다 생각했습니다.

 

저뿐 아니라 사회복지공무원이 과로사로 쓰러지고,

복지관 일선에서 퇴근시간 한 번 제대로 지치지 못하며

박봉으로 지내는 사회복지사들이 한 둘 입니까?

그래도 저의 동기와 선배와 후배들은 일하고 있습니다.

 

*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는 방법.. 하느님처럼 떠받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 이상향을 향해 의심없이 걸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 아닌 타인을 위해 그토록 고민 하는 것 아닙니까?

 

--

 

묻고 싶습니다.

 

기득권을 유지하고 돈까지 버는 사업을 할꺼면,

처음부터 그렇게 가르치지..

 

선배님들 왜 우리를 속였습니까?

왜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쳤습니까?

왜 우리를 그리도 힘든 길에서 전문성과 도덕성,

인간애로 무장시켰습니까?

 

처음부터 사실을 말했다면..

우리는 더 돈 잘버는 일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선배들의 발자국을 그리도 경건하게 뒤따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

 

학우님들 잘 생각해 보십시다..

 

저는 오늘 처음으로

졸업을 앞두고 제 수업도 제치고,

졸업시험에 전전긍긍하면서도 개정의 과정에 매달린,

의심없이 6년이라는 시간을 사회복지학도로서 걸어온 제 자신이 가련하다 느껴졌습니다..

 

또한 선배들의 발자국을 의심하고..

사회복지에 대해 회의를 느껴야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선배들로 하여금

무장된 도덕성과 전문성으로

사람장사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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