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내 방은 종로의 가장 붐비는 그 곳의 느낌이다.
책과 음반이 잔뜩 쌓여 있어 언제나 심심하지 않은 곳이긴 하다.
더이상 뭘 들여놓을 수 없음에도 무언가가 계속 들어온다. 거의 쓰레기장이다.
아주 자주. 진절머리가 난다.
좁아터진 공간에 없는 게 없다. 차라리 내 방에 없는게 나을 법한 물건들까지 들어와있다.
가끔 맘 먹고 뒤지면 이걸 언제부터 내가 가지고 있었나 싶게 괜찮은 물건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어디 갈 데 없으면 그냥 들어오게 되는 곳이 내 방이다.
그렇게 들어와봤자 누우면 머리와 발끝이 어딘가에 닿는, 그런 내 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