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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앤 더 "아미"

■ 원빈의 커밍아웃

 

원빈등 대다수 남자연예인들은 군입대 전에 "남자가 되어 오겠다"라고 인터뷰를 한다. 이건 원빈이 커밍아웃한게 아닐까? 그전엔 여자였다는 이야기일까?! 원빈은 FTM트랜스젠더 일까? 젠더 이분화된 사회에서는 남성이 아니면 여성일텐데, 그동안 여성이였다는 말이 아닌가?! 원빈은 홍석천하고는 비교불가한 파급력을 가진 한류스타에 인기연예인일텐데 왜 퀴어단체에서는 원빈의 커밍아웃을 지지해주지 않았을까? 원빈을 이용하는 것이 파급력면에서 훨씬 자신들의 정치력에 도움이 되었을텐데 말이다.

 

■ "국가의 부름을 받고 이에 신고합니다." "절대적 큰타자인 국가의 '부름'을 받고 이에 복종함을 통해 신민/주체(Subject)가 됩니다."

 

군대는 군대라는 항상-이미 존재하는 대타자(Other)는 "남성"이 된다, "인간"이 된다는 감언이설의 떡밥들을 씨부려댄다. 그리하여 아직 주체가 되지 못한 물고기들에게 <"남성=인간=주체">라는 떡밥을 던지며, '국가로부터의 부름'을 내린다.(낚시한다 ㅋㅋ) 사회적 약자이자 제대 후에도 십중팔구는 변변찮게 살아갈 하층 계급들도 "남자"가 로 탈바꿈되면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눈속임하며 낚는다. 하류층은 비체이지만, 가부장제에서 "남성"은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거짓부렁이지 말입니다. 훈련병, 알게씹니까? -_-;; 국가의 부름을 받고 이에 신고한다는 이야기는, 절대적 큰타자인 국가, 군대의 '부름'을 받고 그에 복종함을 통해 신민/주체(Subject)가 됨을 의미한다. 그 자리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도 대타자에 의해 지정된 자리였으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자리로 이동하지 않으면 내 주체성은 박탈당하게 되어있는 각본이였다. 제군들 알겠나.

 

■ 징병신체검사기준표에 따른 호명 = 주체/비체를 가르는 출석부

 

이를테면 몸의 정상성/비정상성에 따른 신체기준과, 정신병리로 규정된 여러 질병들, 학력, 전과기록, 사상, 사회단체활동, 경제력, 그리고 애시당초 병역법상 징병의 대상으로 한정된 적령기의 남성등 징병여부 가부의 급수를 매기는 '징병신체검사기준표'의 이름표 그 자체는 곧바로 사회적인 인간의 기준을 가르는 참고표 내지는 판례가 될 것이다. 이로부터 1등시민/2등시민등의 레테르가 붙여지고, 범주화된다. 이를테면 현재 성정체성 장애로 분류되는 MTF트랜스젠더들은 입대를 할 수 없지만, 성기결손이 있는 성기능장애자들 역시 입대를 거부당한다. 이는 군대에서 바라보는 완벽한 남성에 결격사유가 있는 주체들을 비체화시키는 담론으로 작동한다. 완전 쩔어!!!


■  국가(군대)의 부름을 받는 비체들의 심정

 

왜 대부분의 사회적 약자(여성, 장애인, 게이, 하류계층 남성) 들도 군대를 통해 사회생활을 배우고 또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걸까. 참 코믹한 일이다. 또한 군대를 통해 사회적 인간, 남성이 된다는 이야기를 심지어 '주장'까지 하는걸까? 이런 이야기를 듣던 지나가던 해병대가 비웃을 일이 아닐까? '군대를 가야 퀴어가 될 수 있다'면 미치지 않고서야 군대를 갈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군대가 만들어내는 허위이데올로기들은 사회적 주체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허황된 사탕발림일 뿐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 허황된 타자의 부름은 언제나 고되고 힘에 겨운 요청들이기에, 우리는 그 모순된 틈만큼 괴리감에 괴로워한다. 그 결핍감과 상실감, 괴리감만큼의 불안을 다른 비체들에게 투사한다. (여성, 성소수자, 병역거부자) 

 

자기도 가기가 싫고 힘들었다는 사실을 숨긴 채,  타자의 담론을 무의식에 각인시키고는 앵무새처럼 흉내낸다. (예 - 국가안보는 누가지키냐는 둥, 지정학적 위치며 분단상황에서 징병제는 필수라는 둥) 이는 타자의 호명에 복종하여 주체가 되는 것, 특히 군대에 가서도 끊임없는 훈련(은 물론이거니와 갖은 인권침해와 구타, 폭력, 상명하복, 기율, 교육, 훈육, 체벌등의 생체권력을 통해 호명을 거부할 가능성을 원천봉쇄시키고, 생체권력에 복종시키므로!)이 애시당초 불가능한 '미션 임파서블' 내지는 겁내 고되고 괴로운 일이라는 것의 방증이 아닐까? 군대의 호명을 다시금 수락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왜냐면, 이미 한번 응답을 하였기에 주체가 되었다고 여기거나, 그 호명에 응답하여 주체가 되는 길이 너무도 고된 일이라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 아닐까.

 

■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

 

군대라는 큰타자의 호명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이런 식겁할 만한 (타자의) 담론이 있다. 한국사회에서 비체가 되겠다면 몰라도, 주체가 되겠다면 어차피 호명을 거부할 순 없는일, 더욱 크게, 오바해서 대답하라는 의미일까? 그럼, 이 명제가 참이라고 가정하면 대우가 성립된다. 대우명제는 "군대를 즐길 수 없다면 -> 피하라"인데, 위 명제는 참 코믹하게도 군대의 병폐를 오히려 폭로하고, 군대라는 공간이 어떤 곳임을 스스로 우습게도 자승자박하고 있다. 이는 모두들 군대를 통해 주체가 되는 일을 두려워하고, 버거워하고, 약간은 의심하고 있음을 방증함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그런데 군대를 즐기지 못하면 피할 방법은 뭘까? 저 명제는 병역거부를 조장하는 명제일까. 현재 한국에서 군대를 피할 방법은 신의 아들이거나, 호명에 응답하지 않거나(병역거부) 애초에 응답할 수 없는(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방법뿐이지 않을까?

 

■ '신의 아들들'과 '어둠의 자식들', 그리고 더 캐안습들(?);;;

 

신의 아들들은 군대를 안간다. 어둠의 자식들만 간다. 근데 어둠의 자식들은 군대를 다녀온다고 신의 아들들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전자야 말로 주류에 가깝고, 후자야 말로 비체인데도, 군대가 '남자', '인간'이라는 떡밥을 통해 신의 아들이 되는 것도'하면 된다'고 낚는 것은 그야말로 낚이는 거다.  -_-??;;; 뭔소리래 뭥미 ㅋㅋ 여튼;; 어둠의 자식들은 계급사회에서 어차피 어둠의 자식들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신분 이동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근데 왜 어둠의 자식들은 신의 아들들이 될 수 있다고 믿는걸까? 왜 신의 아들들에게 향해야 할 분노를 어둠조차 내다버린 자식들 -_-;; 인 병역거부자, 장애인, 여성, 성적소수자들에게 푸는걸까? 인간이 원래 약자한테는 강하고 강자한테는 약한 추한 동물이기 때문일까? 신의 아들들을 지상으로 끌어내릴때, 자신들역시도 더이상 어둠의 자식들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닫게 될텐데 말이다. 국가 안보, 반공, 분단 현실들은 모두 타자의 담론들이다. 이런 타자의 언어들이 무의식으로 들어오게 될때, 이들은 앵무새마냥 타자의 언어로 자신을 읊조리게 되며 주체성을 박탈당한다. 언어로서 존재하는 타자들을 자신의 무의식에 합체시킨 것이다. (무의식은 언어로 구조화되어 있다, 무의식은 타자의 담론이다 - 라캉) 자신의 욕망에 대한 결핍을 국가안보현실이나 분단된 조국의 현실, 외세의 안보위협이라는 아주 뻔하고 진부한 레파토리들로 대체할때, 그/그녀는 존재exist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의 의해 강요in-sist될 뿐이다. 이런 결핍된 부분만큼, 누군가에게 공격적으로 투사한다.


■ 퀴어 앤 아미

 

군대가 뇌까려대는 "남성", "인간"에 부합할 수 있는 인간은 애저녁에 한명도 없다. 퀴어로 정체화한, 정체화된 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애어른 할 것없이 부합될 수 없다. 장애인도 마찬가지 이다. 군대가 호명하는 "남성"과, 퀴어들이 군대에서 호명받고 싶어하는 "남성"은 애시당초 같은 남성이 아니다. 또한 퀴어들도 "남성"의 호명에 응답하고 싶다는 말인가? 그런 대타자의 호명에 응답하고, 심지어 인정까지 한다는 말일까? 퀴어들은 어떻게 그런 호명에 부응하지 않으면서 주체가 될 것인가? 우리 모임이 지향하는 것이 군대라는 호명을 받은 자들을 도와주는 성격이 되어야 할 것인가? 이를테면 군대 내 동성애자의 인권침해 문제들처럼? 혹은, 위험을 무릅쓰고 군대가 만들어내는 거짓된 호명 자체를 문제제기 해야 할 것인가? 아직까지는 호명에 애시당초 응답할 수 없는 존재들이 퀴어들이지 않은가?

즉, 다시말해 군대의 호명에 좀더 응답하기 쉽게 군대 내에서 퀴어들을 인정해달라고 투쟁해야 하는것일까, 아니면 호명 자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될 것인가? 근데 나는 왜 배가 고픈 것인가? 다이어트 해야하는데? 그리고 왜 나는 솔로인 것인가? 그리고 군대라는 대타자의 호명을 거부한 나는 주체적 인간이어서 좀 짱인듯 한데 왜 이렇게 폐인인걸까? 시정하겟습니다 -_-;;;

 

■ 퀴어 아이 포 아미

 

군대가 호명하고, 이에 응답하는 과정을 통해 공고해지며 재생산해대는 "남자"의 조문과 그 부칙에는, 이성애자일 것(동성애자가 아닐 것), 호모포비아일 것, 마초일 것, 비판적 사고능력이 없을 것, 고문관이 아닐 것 -_-;; 가임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 성기결손이 없을 것, 여성주의자가 아닐 것, 적령기일 것, 비장애인일 것, 어느정도 말귀를 알아먹을 것, 관심사병이 아닐 것-_-; , 국가주의자 일것 등등 수많은 것들을 흩뿌려 댄다. 이 자체가 차별이 가능할 낙인들을 생산해내는 온갖 차별의 종합선물셋트다. 이는 퀴어의 눈으로 바라보는 군대를 상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수많은 네트워킹 조직을 갖춰야 함을 의미함과 동시에 어차피 퀴어는 군대와 양립불가능한 적과의 동침일 것이며 군대의 태생적 한계와 들어맞지 못할 수 밖에 없는 공간임을 의미하는 것 같다. 군대가 만들고 사회에 내어놓는 "남성"은 이성애 남성을 의미하지, 애시당초 동성애 남성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비체임에 불과한 하류층들도, 얼씨구나 좋다 하면서 군대가 만들어놓는 거짓된 "남성"에 속아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착각속에 군입대를 하는게 아닐까. 수많은 비체들을 "남성"이라는 주체들로 도매금쳐서 남성연대를 공고히 해놓고는 주체/노예(Subject)로 만드는 군대를, 어떻게 퀴어링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특히나 군대를 작동가능하게 하는 이러한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관점에서, 군대가 떡밥으로 이용하는 그 젠더(남성과 여성)와 섹슈얼리티의 호명을 의문시하면서 주체가 되는 길은 무엇일까..;;;;근데 대안은 역시나 지못미 ㅠㅠㅠㅠㄷㄷㄷㄷㄷ림하, 겁내 춰러연ㅋㅋ 

 

■ 참조

 

밀리터리 게이 야동 하악하악, 원빈 인터뷰, 알튀세르 호명이론(이진경), 라캉-읽기(숀 호머), 정희진 오네짱, 군대와 성소수자 토론회 발제문, 장병신체검사 분류표. 알게씹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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