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선택

 

 

 

적의 급습을 받은 동지 하나가

상황이 위급하다며 지고 가던

상자 두 개를 버리고

사탕수수밭 속으로 도망가버렸다.

하나는 탄약상자였고

또 하나는 구급상자였다.

 

 

그런데

총탄에 중상을 입은 지금의 나는

그 두 개의 상자 가운데

하나밖에 옮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과연,

의사로서의 의무와

혁명가로서의 의무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나는

내 생애 처음으로 깊은 갈등에 빠졌다.

 

 

너는 진정 누구인가?

의사인가?

아니면 혁명가인가?

지금 내 발 앞에는

두 개의 상자가 그것을 묻고 있다.

 

 

나는

결국 구급상자 대신

탄약상자를 등에 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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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1:20 2010/01/1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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