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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퍼옴/ 우리 철도 노동자들의 강고한 투쟁은 그 비극위에 서 있습니다 2009/12/27
  2. 1917년 여름 스몰니에서 볼셰비키는 민중의 대표를 취사장에서 발견하다 2009/12/27
  3. 혼자서 밥 먹는 게 그렇게 부끄러워? 2009/12/25

퍼옴/ 우리 철도 노동자들의 강고한 투쟁은 그 비극위에 서 있습니다

철도노조 서울기관차, 용산기관차, 청량리기관차승무지부 교육선전부 소책자 머리말 퍼옴

 

철도 노동자 더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12월 4일 복귀소식이 각종 언론에 전해지자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철도노조가 백기투항을 했다며, 자신들의 승전보(?)를 전하기 바빴습니다. 파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던 인터넷의 누리꾼들도 철도노조의 복귀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보수언론들이 떠들듯 백기투항을 했는지 작전상 후퇴를 했는지는 3차 파업에 돌입하는 순간 명확하게 밝혀질테니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그보다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 그리고 복귀과정에서 드러난 이전과는 다른 모습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지도부의 지침에 따른 일사분란한 복귀도 전에 없던 진귀한 풍경이었지만, 이번 합법파업은 야4당을 포함하여 국민들의 지지가 이전보다 월등히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파업기간 내내 포털사이트 DAUM 의 토론방 아고라에서는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었고, 급기야 다급해진 철도공사는 아고라에 'KORAIL'이라는 닉네임으로 파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이로 인해 대다수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더이상 말도 안되는 논리와 허위사실로 여론을 호도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각종 블로그에서는 '불편을 참을테니 제발 이겨달라' 혹은 '나를 볼모로 꼭 승리하라'는 강도높은 누리꾼들의 메시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자는 지난 8일간의 2차 파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누리꾼들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에 대해 감사드리며, 이러한 연대의 의미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남기는 기록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철도 파업에 대한 여론이 이전보다 좋아졌을까요? 지난 여름 쌍용차 사태를 바라보며 그저 울분을 삼키며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그리하여 분노와 슬픔, 후회와 반성 등의 감정이 마구 엉켜버렸던 그날의 참혹했던 비극을 아직 기억합니다. 왜 갑자기 쌍용 이야기냐구요?

 

 

사실 지금의 우리 철도 노동자들의 강고한 투쟁은 그 비극위에 서 있습니다. 그 비극을 함께 경험했던 수많은 누리꾼들과 국민들의 아픈 가슴들이 모아져 오늘 우리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싸움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쌍용차의 파업은 비록 패배했지만, 결코 패배한 싸움이 아닌 것입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비록 패배할 것을 알더라도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나의 승리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패배했던 투쟁들이 그 밑거름이기에 혼자만의 승리가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파업을 승리하라는 누리꾼들과 국민들의 메시지는 응원과 지지를 넘어 일종의 염원처럼 들립니다.

 

 

파업의 주체인 우리 철도 노동자들이 이 작은 책자를 통해 누리꾼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이후 3차, 4차 파업때는 더욱 넘치는 자신감을 얻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파업만 했다하면 바가지로 '욕'을 들으며 손가락질을 받아야했던, 그래서 항상 고립되어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기억들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위대한 것은 보수 언론의 말마따나 '철도노조를 녹다운(?)시킨 이명박의 위대한 승리'가 아니라 복귀와 동시에 3차 파업을 결의해내며 언제든 또다시 싸울 수 있다는 철도노동자들의 확신에 찬 자신감이기 때문입니다.

 

 

철도노동자는 더 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2009년 12월 11일

서울/용산/청량리 기관차 교선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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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철도 진상조사단 들어갈 것을 나름 준비한다고 철도노조 홈페이지로 공부중이었는데

계속 감동의 물결이랄까...ㅠㅠ

 

전경찰청장 허준영의 사장임명부터 예고된, 아니 이명박 대통령 취임부터 예정된

험난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현장순회로 조직을 다지고,

전국 지역본부와 지부에서 자발적인 투쟁을 결의하고

한번의 철도파업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전국을 뛰며 노력했던 흔적들을 홈페이지에서나마

쫓아가면서, 철도파업은 한번의 파업명령으로 가능했던게 아니구나 하는 걸 확인하고 배웠습니다.

 

2003년 파업이후 7년째 해고투쟁중인 철도해고자 동지들은

전조합원의 생존권을 건 파업투쟁에 선봉이 되고

전조합원은 해고조합원들의 복직문제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그런 기풍이 지금의 철도노조를 만들어온 힘이 아니었을까도 짐작만 해보았습니다.

 

헌신적으로 뛰어다니는 노조간부들도 감동적이지만,

이 투쟁을 가능케한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힘을 엿볼 수 있었달까요.

 

그래서

철도노조의 힘을 알기에

허준영 전경찰청장 사장으로도 모자라, 이명박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혈안이되어

철도노조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에 올린 글은 철도노조 기관차 지부들이 모여 펴낸 소책자의 머리말입니다.

 

나만의 투쟁, 우리만의 투쟁으로 생각하면 지치고 포기할 수 있지만,

선배들의 투쟁을 딛고 싸우고 있고, 우리의 투쟁을 딛고 후배들이 싸울거라고 생각한다면

순간 지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머리가 멍해지며, 먹먹해졌습니다.

참 많은 걸 잊고 살고 있구나...싶어서요..

 

한편,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간부와 조합원이 있는 철도노조라면 믿을 수 있겠구나도 싶었습니다.

 

머, 그러니깐 혼자 읽기는 넘 아까워서 퍼왔다는 얘기 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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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7 23:01 2009/12/27 23:01

1917년 여름 스몰니에서 볼셰비키는 민중의 대표를 취사장에서 발견하다

브레히트


혁명의 2월이 지나고 대중이
행동을 정지했을 때
전쟁은 아직 계속되고 있었다 농민에게는 토지가 없었고
공장노동자는 압제 밑에서 굶주리고 있었는데
다수에 의해서 선출된 소비에트 평의회는 소수를 대변하고 있었다
이리하여 모든 것이 구태의연하게 무엇 하나 달라진 것이 없었을 때
볼셰비키는 평의회에서 백안시당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끊임없이 요구했기 때문이다 총구를
프롤레타리아트의 진짜 적 지배계급에게
향하라고

 

그로 인해 그들은 배신자로 간주당하고 반혁명이라 욕을 얻어먹고
강도 무뢰배 쓰레기라 일컬어졌다 그들을 지도하는 레닌은
매국노 스파이라 불리워지고 창고에 숨어있어야 했다
어디를 가나 그들과 눈이 마주치면
상대편은 눈을 돌리고 그들을 맞이한 것은 침묵이었다
대중은 그들과 별개의 깃발 아래서 행진하고 있었다
장군과 부호와 부르주아지들이 활개치고 다녔으며
볼셰비키 운동은 패배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그들은 끊임없이 활동했다
고함치며 비방하는 소리에 방황하지 않고 그들의 편이었던 대중이 공공연하게 이탈해가도 주눅들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하여 새롭고 새로운 노력을 거듭하여
최하층의 대중을 대표했다
그들이 유의했던 것은 그들에 의하면 이런 것이었다

 

스몰니 식당에서 그들은 알아차렸다.
빵이나 배추나 수프나 차를 건넬 때
집행위원들에게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 병사가 다른 누구보다도
볼셰비키에게 보다 따뜻한 차를 보다 부드러운 빵을
건네주고 있음을 건네주면서 병사는
눈을 다른 데로 돌리고 있었는데 그것으로 그들은 인식했던 것이다
이 병사는
우리들에게 공감을 하고 있느나 상관 앞에서는
그것을 숨기고 있다고 마찬가지로
스몰니에 근무하는 하급직원은 모두가 분명히
위병도 전병도 보초병도 그들에게 기울어지고 있었다
이것을 보고 그들은 말했다.
'우리들의 운동은 그 반은 이루어졌다'고
즉 이와 같은 사람들의 사소한 움직임이나
발언과 시선과 침묵 그리고 눈의 방향 등이
그들에게는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로부터
친구라고 불리워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들에게는 제일의 목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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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7 22:27 2009/12/27 22:27

혼자서 밥 먹는 게 그렇게 부끄러워?

혼자서 밥 먹는 게 그렇게 부끄러워?

오마이뉴스 | 입력 2009.12.25 12:01 | 수정 2009.12.25 12:29 | 누가 봤을까? 20대 여성, 부산

 

 




 

[오마이뉴스 박예슬 기자]"저 오늘 혼자 < 아바타 > 보고 왔어요. 극장에 온통 커플밖에 없더군요. 흑흑." "뭐 어때요. 저는 혼자 아웃백도 다녀 왔는데요."

"윗분, 그 정도 가지고… 저는 혼자 삼겹살에 소주도 먹는답니다." "다들 별 거 아니시네요. 전 놀이공원 갔다 왔습니다. 혼자."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에서 흔히 보는 대화들이다. 주로 혼자서는 선뜻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해냈다는 '무용담'들이 경쟁하듯 속속 나오곤 한다. 개인 블로그의 경우 혼자서 패밀리레스토랑을 다녀왔다는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유저들도 있다.

사실 불과 몇 년 전에 비해 우리 사회가 '혼자 밥 먹는' 사람들에 관대해진 편이기는 하다. 아웃백 등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싱글' 고객들을 위한 바(bar) 형 좌석을 마련하고 있다. 신촌의 일본라면 전문점 '이찌멘'에서는 혼자 오는 고객들이 중심이고, 2인석 이상은 '부수적'이다.

이곳에서는 무인 자판기로 주문을 하고, 독서실 좌석을 연상시키는 '칸막이형' 1인실에서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다. 번화가 식당에서는 예전에 비해 혼자 밥 먹는 사람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왜 '칸막이'까지 쳐야 할까?





'혼자'인 고객들에게는 식당보다는 비교적 문턱이 낮은 카페. 바(bar)형 자리에는 싱글 고객들이 주로 앉는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책'과 '휴대폰'은 필수.

 
ⓒ 박예슬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혼자 밥 먹는 것'을 포함한 혼자 '밖에서' 뭔가를 하는 것에 대해 사라지지 않는 선입견이 있다.

일전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동기를 만난 적이 있다. 그런데 동기는 날 보자마자, "널 만나서 오늘은 점심을 먹을 수 있겠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소에는 점심을 안 먹는다는 건가?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하루는 너무 배가 고파 혼자 분식집에서 김밥을 먹다가, 우연히 아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것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 없더라는 것이다. 그 후로 동기는 '절대로' 밖에서 밥을 혼자 먹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인터넷에는 얼마 전 '혼자 밥 먹기 매뉴얼'까지 등장했다. 매뉴얼에는, 혼자 밥을 먹을 때는 사람이 많은 '러시 아워'를 피하고, 맛이 '검증된' 곳을 찾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가뜩이나 혼자 밥 먹어서 우울한데 맛까지 없으면 얼마나 암울하겠냐는 것이다. 또 휴대폰으로 친구와 통화를 하며 식당에 들어서라고 한다. 가능한 한 '큰 목소리'로 '불가피하게 혼자서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는 팁까지 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만반의 준비'를 거쳐도, 싱글 손님은 아무 메뉴나 선택할 수 없다. 닭볶음탕이나 부대찌개 등 많은 한식 메뉴들은 '2인분 이상'만 주문을 받기 때문이다.





찜이나 탕, 볶음 등을 파는 한식당은 최소 2인분 이상부터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혼자 오는 손님들은 주문조차 어렵다.

 
ⓒ 박예슬


 
 
물론 모든 식당이 의무적으로 1인용 메뉴를 구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지나치게 모든 것을 '무리지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스스로에게 주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혼자놀기를 특이하게 여기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는 모름지기 ~해야 한다'는 담론이 지배하는 '피곤함'을 나타내는 일면인지도 모른다.

'보이기 위한' 삶보다 '나'의 즐거움을 찾아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고작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데도 '애인이나 친구'등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곧 '언제나 어디서나 남에게 초라하게 보이기 싫다'는 생각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들이 얼마나 '나 자신의 즐거움'보다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잘 보일지'를 생각하고 있는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다른 사람의 시선'은 확고하게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는 식당이나, 영화관에서 내 앞자리에 앉은 사람의 동행인이 누구인지, 그 사람이 심한 민폐를 끼치지 않는 한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 사실 '혼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실제로 남의 '지탄'이 두려워서라기보단 스스로 남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신경쓰는 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면 '애인도 없고, 친구도 없어' 보일까봐 두려운 것이다.

이제는 타인의, 그리고 나 자신의 '혼자놀기'에 대한 과장된 선입견과 두려움을 깨야 할 것이다. 혼자 노는 것은 '자랑스러운 무용담'도, '부끄러워 숨겨야 할 일'도 아니다. 그것은 독립된 사람이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면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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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5 16:01 2009/12/25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