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옴/ 우리 철도 노동자들의 강고한 투쟁은 그 비극위에 서 있습니다

철도노조 서울기관차, 용산기관차, 청량리기관차승무지부 교육선전부 소책자 머리말 퍼옴

 

철도 노동자 더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12월 4일 복귀소식이 각종 언론에 전해지자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철도노조가 백기투항을 했다며, 자신들의 승전보(?)를 전하기 바빴습니다. 파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던 인터넷의 누리꾼들도 철도노조의 복귀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보수언론들이 떠들듯 백기투항을 했는지 작전상 후퇴를 했는지는 3차 파업에 돌입하는 순간 명확하게 밝혀질테니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그보다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 그리고 복귀과정에서 드러난 이전과는 다른 모습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지도부의 지침에 따른 일사분란한 복귀도 전에 없던 진귀한 풍경이었지만, 이번 합법파업은 야4당을 포함하여 국민들의 지지가 이전보다 월등히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파업기간 내내 포털사이트 DAUM 의 토론방 아고라에서는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었고, 급기야 다급해진 철도공사는 아고라에 'KORAIL'이라는 닉네임으로 파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이로 인해 대다수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더이상 말도 안되는 논리와 허위사실로 여론을 호도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각종 블로그에서는 '불편을 참을테니 제발 이겨달라' 혹은 '나를 볼모로 꼭 승리하라'는 강도높은 누리꾼들의 메시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자는 지난 8일간의 2차 파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누리꾼들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에 대해 감사드리며, 이러한 연대의 의미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남기는 기록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철도 파업에 대한 여론이 이전보다 좋아졌을까요? 지난 여름 쌍용차 사태를 바라보며 그저 울분을 삼키며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그리하여 분노와 슬픔, 후회와 반성 등의 감정이 마구 엉켜버렸던 그날의 참혹했던 비극을 아직 기억합니다. 왜 갑자기 쌍용 이야기냐구요?

 

 

사실 지금의 우리 철도 노동자들의 강고한 투쟁은 그 비극위에 서 있습니다. 그 비극을 함께 경험했던 수많은 누리꾼들과 국민들의 아픈 가슴들이 모아져 오늘 우리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싸움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쌍용차의 파업은 비록 패배했지만, 결코 패배한 싸움이 아닌 것입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비록 패배할 것을 알더라도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나의 승리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패배했던 투쟁들이 그 밑거름이기에 혼자만의 승리가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파업을 승리하라는 누리꾼들과 국민들의 메시지는 응원과 지지를 넘어 일종의 염원처럼 들립니다.

 

 

파업의 주체인 우리 철도 노동자들이 이 작은 책자를 통해 누리꾼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이후 3차, 4차 파업때는 더욱 넘치는 자신감을 얻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파업만 했다하면 바가지로 '욕'을 들으며 손가락질을 받아야했던, 그래서 항상 고립되어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기억들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위대한 것은 보수 언론의 말마따나 '철도노조를 녹다운(?)시킨 이명박의 위대한 승리'가 아니라 복귀와 동시에 3차 파업을 결의해내며 언제든 또다시 싸울 수 있다는 철도노동자들의 확신에 찬 자신감이기 때문입니다.

 

 

철도노동자는 더 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2009년 12월 11일

서울/용산/청량리 기관차 교선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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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철도 진상조사단 들어갈 것을 나름 준비한다고 철도노조 홈페이지로 공부중이었는데

계속 감동의 물결이랄까...ㅠㅠ

 

전경찰청장 허준영의 사장임명부터 예고된, 아니 이명박 대통령 취임부터 예정된

험난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현장순회로 조직을 다지고,

전국 지역본부와 지부에서 자발적인 투쟁을 결의하고

한번의 철도파업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전국을 뛰며 노력했던 흔적들을 홈페이지에서나마

쫓아가면서, 철도파업은 한번의 파업명령으로 가능했던게 아니구나 하는 걸 확인하고 배웠습니다.

 

2003년 파업이후 7년째 해고투쟁중인 철도해고자 동지들은

전조합원의 생존권을 건 파업투쟁에 선봉이 되고

전조합원은 해고조합원들의 복직문제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그런 기풍이 지금의 철도노조를 만들어온 힘이 아니었을까도 짐작만 해보았습니다.

 

헌신적으로 뛰어다니는 노조간부들도 감동적이지만,

이 투쟁을 가능케한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힘을 엿볼 수 있었달까요.

 

그래서

철도노조의 힘을 알기에

허준영 전경찰청장 사장으로도 모자라, 이명박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혈안이되어

철도노조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에 올린 글은 철도노조 기관차 지부들이 모여 펴낸 소책자의 머리말입니다.

 

나만의 투쟁, 우리만의 투쟁으로 생각하면 지치고 포기할 수 있지만,

선배들의 투쟁을 딛고 싸우고 있고, 우리의 투쟁을 딛고 후배들이 싸울거라고 생각한다면

순간 지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머리가 멍해지며, 먹먹해졌습니다.

참 많은 걸 잊고 살고 있구나...싶어서요..

 

한편,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간부와 조합원이 있는 철도노조라면 믿을 수 있겠구나도 싶었습니다.

 

머, 그러니깐 혼자 읽기는 넘 아까워서 퍼왔다는 얘기 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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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7 23:01 2009/12/2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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