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가있다

분류없음 2016/06/27 23:12

 

 

정신질환자-형사범죄자-집없는사람-생활보조금지원자-저학력 등등 전부는 아니지만 클라이언트들이 대부분 이런 어려움을 겪는다. 클라이언트-서비스유저들이 놓인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일해야 한다고 나는 "배웠다", 학교에서 그리고 일터에서. 그러나 간혹 만나는 동료들은, 특히 그 가운데 이민자들은 이런 배움을 실천하는 데에 인색하다. "니디 (needy)" 하거나 "디멘딩 (demanding)" 하다고 "귀찮게 한다고 (bugging on)" 표현한다. 그런데 그들, 서비스유저들이 놓인 상황에선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일하는 이유, 일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물론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줄 순 없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어줄 순 있다. 들어줘야 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폭증시켜야 한다 (microphoning; amplifying). 서비스유저들의 요구를 더 받아안도록 사회에 널리 알려야 이 분야의 서비스 질이 더 좋아지고 펀딩도 더 받을 수 있고 결국엔 그 문제적 동료들이 목놓아 부르짖는대로  "더 많은 임금/혜택" 을 받을 수 있다. 

 

의자에 앉아 컴퓨터만 들여다보고 움직이지 않으려하고 클라이언트들 개인에 대해 이런 저질스러운 "비평" 만 늘어놓으며 이런저런 공자님 껌씹는 말만 번지르르한 몇몇 동료들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 마치 내가 당하는 것 같아서 그렇다. 그렇다고 그들의 문제적 행위를 대놓고 나무랄 순 없다. 나는 그들의 보스도 아니고 그들 또한 그들만이 갖고있는 "맥락"이 있다.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 같이 일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할 판국이다. 마야 안젤루의 말 (People will forget what you said, People will forget what you did, But people will never forget how you made them feel) 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더욱 원통한 것은 이렇게 못배워먹은 티를 내는 -하지만 그들은 또 대부분 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대부분 이민자라는 데에 있다. 그들은 그들이 겪어낸 차별과 답답함을 자기보다 더 낮은 계층에 있는 "약자" 들에게 쏟아붓는다. 차라리 백인은, 특히 고학력-중산층 백인남성은 겉으로 대놓고 이런 짓을 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그들은 적어도 그들이 비백인보다 우월 (superiority) 하다고 여기며 이것을 치밀하게 내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놓고 타인을 차별하거나 타인을 깔아뭉갤 이유가 없다. 하지만 보다 내밀한 관계로 들어가면 금새 본질 (substance) 이 드러난다. 비백인인 우리들이 그들을 능가한다고 느낄 때, 바로 그 때에 그들의 본질이 드러난다. 물론 모든 백인들이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나는 이 일에 얼마나 더 적응해야 이런 거지같은 일에 초연해질 수 있을까. 살이 빠지는 데엔, 아니 살이 붙지 않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스트레스. 쓸데없는 잔신경. 내가 어찌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2016/06/27 23:12 2016/06/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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