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12/06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2/06/02
    미스박의 리뷰_헤다가블러
    몽상가

미스박의 리뷰_헤다가블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자는, 그냥 곱고 예쁘게 자라서 적당히 능력 갖춘 남자 만나서

아이는 한 둘 쯤 낳고 가정의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남편이 가끔 밖에서 오입질하고 들어오는게 티가나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 모른척 참으며 지내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다.

 

2012년 대한민국에서 그렇다.

물론 과거보다 많은 부분에서 조금, 그냥 조금말이다.  덜 억압적이고, 덜 폭력적이긴 하다.

인정, 한다.

 

아뭏든 그런 여자가 인간을 지배 하려하다니 정말 앙증맞고 발칙하지 않은가?

 

헤다 가블러는 예쁘고 착한 여성상과는 거리가 멀다.

자기 욕망에 솔직하고, 그것이 설령 추한 것일지라도 솔직한 자기 내면의 욕망에 충실한

매력적인 여자다.

 

현실적인 이유들 때문에 착하고 따분한 남자와 가정을 꾸려 그저 조용히 살아가려고 했으나

그녀의 욕망은 여러 외부의 조건들과 맞물려 점점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어간다.

 

참 좋았다.

요즘 나의 가장 핫한 키워드인 욕망에 대해 기품있고 우아하게 다룬 면이 참 좋았다.

 

명배우들의 품위있는 연기하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동작 하나하나에서 배어나오는 기품.

 

특히 브라크 변호사와 헤다 가블러의 장면들이 모두 좋았다.

브라크 변호사역의 연기, 강인하면서도 편안한 연기 스타일이 매우 좋았다.

 

공연을 보고 난 뒤 포스터를 보니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따분하고,  심통맞고, 뭔가 일을 저지르고나서야 분이 풀릴 것 같은 그녀.

 

그녀에게서 불행한 나 자신을 본다.

 

프로그램에 실린 입센의 이야기가 눈에 띈다.

작품안에서 여성주의적 시선이 유독 눈에 띄는 그에게 많은 기자들이 질문을 했다.

당신은 페미니스트입니까?

그는 대답했다.

저는 페미니스트가 아닙니다.

저는 단지 인간 개인의 자유와 해방에 관심을 가질 뿐입니다.

 

입센이라는 사람, 뭘 좀 아는 사람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