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제안한 ‘정치지도자회의’와 시국인식 유감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 유린, 안철수 국민의당 사당화
브레이크뉴스 선임기자 박정례= 나라가 엉망이라고 해서 웬만한 일에는 다 눈을 감아야 옳은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큰 것은 큰 것대로,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발견하는 즉시 발 빠르게 고치고 시정해가며 서로 합(合)을 이뤄나갈 때 개인이든 국가사회든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일 중에는 겨자씨 한 알만큼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큰 나무로 자라 그 씨가 잉태하고 있는 나쁜 성분과 형질로 인해서 장차 큰 화를 초래할지 모른다. 상한 음식을 치우지 않고 그냥 뒀다가는 고자리와 쉬파리가 들끓어서 온 집안이 썩은 냄새로 진동하게 되는 이치다. 사람도 정당도 여하한 결사체라 할지라도 순식간에 망조 드는 수가 있다. 예컨대 국민의당 전 대표인 안철수 의원의 시국인식에서 노출되는 문제점들도 이와 같다고 확신한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11일 박근혜.최순실이 초래한 현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 ‘정치지도자회의’를 갖자고 제안했다. 또 이의 연장선에서인지 김경록 당대변인이 나서서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오늘 오전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측에 전화로 20일 점심에 만날 것을 제안드렸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한건의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29번의 작은 사고가 일어나고 잠재적으로 300번의 경미한 사고가 중첩된 결과라는 것이다. 이 법칙이 주는 경고의 메시지는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경미한 사고와 징후를 눈여겨 볼 때 대형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당과 안철수의 행태도 이런 경우에 부합된다. 그런 의미에서 여당과 박근혜 정권의 헌법유린과 사유화 정치의 폐해는 잠시 옆으로 제켜놓고, 문재인 전 더불당 대표의 헛발질과 그동안 수없이 자행해온 새누리당 2중대 짓은 짐시 제켜놓고 이제 안철수 의원이 해온 뻘 짓 몇 가지를 짚어본다.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4년 남짓 된 정치 초짜들이다. 그래서 이들이 사고를 칠 때마다 ‘정치 초짜’ ‘양초의 난’ 등이라는 말 세례가 가해지던 터였다. 작금의 안철수가 또 일을 저질렀다. 안철수는 ‘새정치’라는 화두 발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동대표로 무임승차하더니, 국민의당에서 선출 없이 대표 자리를 꿰차더니, 4.13선거 이후에도 말 몇 마디로 뭉개고 대표자리를 연장한 사람이다.
‘국당’이 진정한 신생정당이라면 4.13총선 이후 즉시 선출방식에 의한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선보였어야 한다. 그러나 새정치를 주장하던 안철수 세력은 그러지 않았다. 안철수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박영선 원내총무를 대신할 새 원내대표 선거가 있을 때도 문재인을 찾아가서 “원내대표를 선출할 것이 아니라 추대하자”고 제안했던 인물이다. 이도 하나의 사고가 일어날 때는 전조증상 300개와 29번의 작은 사고가 쌓인 결과 치로 나타난다고 하는 하인리히법칙에 정확이 해당된다. 그렇다. 안철수가 작금에 벌이는 작태는 1500만 호남유권자를 무시하는 정치 무뇌(無腦)현상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박근혜가 헌법과 국기질서를 사적으로 이용해서 오늘과 같은 국가혼란이 벌어진 것처럼 안철수가 1500만 호남 유권자를 무시하면서 ‘정치지도자회의’라고 끌어들인 사람 중 박원순, 안희정, 이재명은 행정기관에 복무하고 있는 현역 행정가이고, 안철수 자신과 문재인은 정계에 발을 디딘지 4년 남짓 되는 정치초년생에다 김부겸 박원순 이재명까지 합해서 경상도 사람 일색이다. 손학규는 또 현실정치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이미지 정치에만 골몰해온 사람이다. 이들의 어디가 한국정치를 짊어지고 갈 정치지도자 감이라고 흔쾌히 동의해줄만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인가.
안철수가 제안한 ‘정치지도자회의’와 그의 시국인식에 유감인 이유다. 안철수의 제안과 시국인식에는 호남유권자 1500만과 강원도민 등 기타 지역에 대한 존중이 들어있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적인 편의와 편애로서 헌법과 공조직을 무력화하여 나라를 파탄 냈듯이 안철수 씨 또한 자기 당 유권자들은 안중에 없고 사당화 패권화로 정당정치를 훼손하고 있다. 위험하고도 개탄스러운 작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글쓴이/박정례 기자.르포작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