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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농장'의 분실물신고센터(2004.05.)

[텃밭이야기]'묻지마농장'의 분실물신고센터

 

어제 아빠모임이 끝난후에, 가방2(어머니용 까만가방, 어린이용 가방), 모자2(밀집모자, 어린이용 썬캪?), 그리고 어린이 신발1짝을 두고 갔습니다.

아빠든 엄마든 애들이든 늦게까지 노느라 정신이 없었던것 같군요.

물건은 현이네집 안마당 식탁위에 보관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모임에 고추대만 세우는 줄 알고 참여하셨던 아빠분들, 방과후 평균대를 만들고, 창고 정리하고, 방과후 방충망 수리하느라 수고했습니다. 참 텃밭에 물을 주기 위한 수리작업도 마쳐서 조금은 편해질 것 같네요.

이상 '묻지마농장'에서 알려드렸습니다. 왜 '묻지마 농장'이냐구요?

텃밭에 농사지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 가령 "감자는 언제 캐느냐? 토마토 가지치기는 어떻게 하느냐? 지금 뭘 심으면 되느냐? 등등 -, 항상 이렇게 대답해 드립니다.

"어려운 거 더이상 묻지말고, 알아서 하세요"

 

2004.5.

세곡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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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들의 권리, 벌레들의 권리(2004.05.27.)

[텃밭이야기] 잡초들의 권리, 벌레들의 권리

 

5월 들어 몇차례에 걸쳐 제때 내려준 비로 텃밭에 있는 야채들이 몰라보게 성큼 자랐습니다.

제대로 자랄까하는 기우는 말끔이 사라졌습니다.

오고가며 보는 텃밭의 풍경은 너무도 마음 뿌듯하게 다가옵니다.

멀리서 볼 때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자란 것은 정성껏 심고 가꾸어 논 야채들만은 아닙니다.

'야채반 잡초반'이라고 할 정도로 잡초들도 함께 성큼 자라고 있고, 그만큼 벌레들도 자라고 있습니다.

 

"잡초들도 자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더 할 말이 없습니다.

 

"벌레들도 먹고 살 권리가 있다"는 넓은 아량을 가지고 있다면 더 이상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궁금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왜 잡초는 돌보지도 않는데 그리도 잘 자라는지, 왜 벌레는 잡아도 잡아도 돌아서면 또 생기는지---."

 

잡초도 벌레도 다 생명이고, 생명에는 다 타고난 이유가 있다는 고매한(?) 생각을 가지신 분을 제외하고, '유기농'으로 제대로 된 야채를 키워서 먹어보겠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 고추는 조만간에 막대를 세워줘야 할 것 같습니다. 단 경필이네 처럼 세운 막대는 조금만 지나면 아무런 쓸모가 없으니, 가능한 긴 막대로 탄탄하게 지탱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철근이나 다루끼를 준비해 두려고 합니다.

 

* 방울토마토도 빨리 막대를 세워 지탱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가지 사이에 나는 새 순은 따줘야 방울토마토가 실하게 열린다고 합니다.

 

* 호박이나 오이도 지금쯤 옮겨 심거나 막대를 세워줘야 잘 자랄 것 같습니다.

 

* 깻잎은 현이네 텃밭에 모종이 자라있으니 필요하면 분양받아서 심으면 됩니다.

 

2004.05.27.

세곡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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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은 주인 발자욱 소리를 듣는다! (2004.05.03.)

[텃밭이야기]씨앗은 주인 발자욱 소리를 듣는다!

 

어제 오늘, 봄비는 아니지만 이틀간 내린 비로 텃밭이 촉촉하게 젖었습니다.

밤새 부슬부슬 내린 비로, 텃밭은 하룻밤만에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이미 조금씩 자라던 싹들은 하룻밤만에 성큼 자랐고, 언제나 싹이 나올까 의아해하던 텃밭에도 하룻밤만에 싹들이 두꺼운 땅을 뚫고 싱그러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합니다.

시들해가던 몇몇 모종들도 다시 기운을 차리고, 누런 옷을 벗어버리고 파릇한 옷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텃밭 전체가 이제 푸릇푸릇한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찼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사한 줄 알았던 지수네 텃밭 배추모종 가운데 다섯 모종이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눈을 비비며 다시 확인해 봤습니다.

누렇게 시든 싹 틈으로, 여덟 모종 가운데 다섯모종이 다시 파릇한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 상추는 '상추답게' 단정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제때 비를 뿌리는 자연의 힘은 놀랍습니다.

그러나 자연의 힘만은 아니었습니다.

엊그제 아침 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었을 때 만난 지수아빠 왈,

 

 "어제 그제 이틀간 텃밭에 갔었는데, 문이 잠겨 있데요".

 

누군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씨앗은 주인의 발자욱 소리를 듣는다" 는.

 

2004.5.03.

세곡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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