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from 잡기장 2010/05/27 00:47

그에게로 가는

그리움의 전깃줄에

나는

- 고정희

 

외우는 몇 안되는 시,,=;

시인의 집에 다녀왔다.

 

 

누가 놓고 간 것인지, 짧막한 편지랑 담배 한까치..

다정하기로 해라...=;.

 

해남, 시인의 집엔

지나는 사람들의 흔적이

주인없는 방을 채워가고 있더군.

 

 

 

시인의 <사십대>라는 시는 참,,, 뭐라 말할 수 없이 우울하게 만든다.

참말이라서 그런지,,,

 

사십대

 

사십대 문턱에 들어서면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기다릴 인연이 많지 않다는 것도 안다

아니, 와 있는 인연들을 조심스레 접어 두고

보속의 거울을 닦아야 한다

 

씨부리는 이십대도

가꾸는 삼십대도 아주 빠르게 흘러

거두는 사십대 이랑에 들어서면

가야 할 길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안다

선택할 끈이 길지 않다는 것도 안다

방황하던 시절이나

지루하던 고비도 눈물겹게 그러안고

인생의 지도를 마감해야 한다

 

쭉정이든 알곡이든

제 몸에서 스스로 추수하는 사십대.

사십대 들녁에 들어서면

땅바닥에 침을 퉤, 뱉아도

그것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안다

다시는 매달리지 않는 날이 와도

그것이 슬픔이라는 것을 안다

 

- 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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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7 00:47 2010/05/27 0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