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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이미 오래 전에 결정지어진

나의 이 아픔이라면

이 정도의 외로움쯤이야

하늘을 보면서도 지울 수 있다.

 

또 얼마나 지난 후에

이보다 더한 고통이 온대도

나에게 나의 황혼을 가질 고독이 있다면

투명한 겨울단풍으로 자신을

지워갈 수만 있다면

내, 알지 못할 변화의 순간들을

부러워 않을 수 있다.

 

밤하늘 윤동주의 별을 보며

그의 바람을 맞으며,

나는 오늘의 이 아픔을

그의 탓으로 돌려 버렸다.

헤어짐도 만남처럼 반가운 것이라면

한갓, 인간의 우울쯤이야

흔적없이 지워질 수 있으리라.


하루하루가 아픈 오늘의 하늘,

어쩌면

하염없이 울어 버릴 수도 있으련만

무엇에 걸고 살아야 할지

아픔은 아픔으로 끝나주질 않는다.

 

- 서정윤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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