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思念

생각이 홍수처럼 밀려오는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이 얼마나 정신을 갉아먹는 일인지, 참으로 고통스럽다.

2달 가까운 시간 동안 3시 이전에 잠을 자본 게 몇 번일지.

 

자꾸 고개가 숙여진다.

머리 속에 이고 있는 생각의 무게를 감당하질 못하겠다.

 

운동성을 예측할 수 없는 담배연기처럼 그렇게 생각도 퍼져나간다. 그 확산의 범위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좀체 따라갈 수가 없네.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우리가 사는 우주보다 더 큰 세계가 존재한다는 말 진짜야.

그래서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들어.

내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실은 어떤 이의 가슴 한 구석이 아닐까 싶기도 해.

 

그런데 한번도 내 가슴 속 우주에 대해서는 생각하질 않았지.

내 마음에 대해서 나는 언제나 이질감을 느낀다.

내 가슴 속에 품은 마음이 마치 남의 마음인 것처럼, 아니 시꺼먼 돌맹이처럼 낯설고, 차가워.

 

나를 돌아보는 일에는 모든 이들이 늘 이렇게 서투른 법일까나.

 

밖으로 뻗어나가는 생각만큼 깊어지는 내면이 자리잡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모래 위의 탑처럼 언제나 생각들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 흔들.

무너져 내리는 생각의 덩어리들, 그걸 사념(思念)이라 부른다.

 

아, 실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전해져 오는, 그래서 언제나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그 마음, 그걸 방관하고 있는 거다.

그냥 받아 앉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고 있어. 실은 나 당신 때문에 그다지 힘들지도 않은 거고, 그다지 슬프지도 않고, 그다지 미안하지도 않는 거고 그런 걸지도.

 

그간 했던 그 말들 모두 다 거짓말인 거다.

나 이렇게 냉혹한 사람인 거다.

내 마음이 돌맹이 같다.

 

빌어먹을, 오늘 밤은 주머니에 담배 한 개비도 남아있질 않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