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과 계급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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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진당은 노동자 밀집지역에서 의석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내 10석 이상을 따냈다. 이 사실은 그 자체로 통진당의 정치를 획정하진 않지만(2004년에도 그들의 정치는 노동자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는 이 결과에서 통진당의 계급성을 들추어낼 수 있다. 통진당은 이제 탈계급-(그 범주가 불분명한)민중운동, 사회운동적 지향으로 스스로를 나타내는 정도에서 벗어났다. 그들은 이번 기회에 아예 몰계급적 국민정당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총선 이후 '노동자 당'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어떠어떠한 세력이 그 빈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노동자 밀집지역에서의 민통-통진 연합과 민통-통진-진신 연합의 패배는 그 자체로 노동자당의 성격을 상실케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그 계급적 성격을 상실한 과거의 노동자의 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노동자당은 이미 통진당으로의 변화로 사라졌으며, 계급정당은 원래 없었다.
 
 계급적 당파성에 기초하며 계급의 현장에 함께하는 채로 계급의식을 보존, 향상시킬 새로운 노동자계급정당,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유의미한 세력화는 단순히 개량주의적 노동자당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산별노조-진보정당 대리주의의 양날개정치에 파산을 선고하고 노동해방, 사회주의에 대한 지향을 명확히 하는 노동자계급정치의 실현이다. 주된 문제의식은 이렇다. 통진당이 아니라 새로운 사민주의 노동자당이 등장한다 해도 우리는 노동자계급에게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스스로를 내세워야 한다.
 
 물론 그렇다 해도 사회주의자들은 사민주의라는 정치태와 사민주의자들에 대해 일단의 비판과 정치투쟁을 할 필요가 있다. 노동자계급 기반을 잃어버린 사민주의자들은 이제 기존의 현장 노동자정치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일군의 사회운동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들에게 노동자운동이란 어떠어떠한 사회계급계층이 포함되는 지도 불분명한 '민중'운동 중 하나의 분야에 불과할 뿐이며, 사민주의 현장노동자정치란 실상 존재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사민주의와의 지도력 다툼은 결국 현장정치의 싸움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노동자에게 개량주의 정치는 정치적 선전선동이 아니라 일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상의 노동자에게도, 투쟁하는 노동자에게도 개량적 정치는 내면화된다.
 
 사민주의자들에 대한 비판과 정치투쟁의 필요성을 말한 까닭은 바로 위의 이유 때문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운동은 개량주의적 정치투쟁의 성격(사민주의)을 띠지 않더라도 개량주의적이다. 투쟁의 고조기나 사민주의 운동의 결집시에 노동자계급의 정치투쟁은 그 첫단계에서 반드시 '사민주의적' 성격을 띠지 않을 수 없다. 사회주의자의 임무는 바로 우리가 발을 디딘 이 땅에서 미래의 운동에 관하여 논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미래의 운동이 어떻게 현실의 운동에서 기인하는지, 또한 현실의 운동이 어떻게 과거의 운동에서 기인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통진당의 지금의 정치가 어떤 점에서 개량주의적 정치노선에서 기인하였는가, 대체 어떻게 길을 잘못 들었기에 그 정치가 지금의 배반과 반동의 정치로 이어졌는가를 노동자에게 설명해야 하며 (수-공간적 대안이 아닌)정치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노동자계급의 과거의 노동자당에 대한 실망과 회의가 표출된 현 시점에서 우리가 가지는 임무이자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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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6 21:25 2012/04/1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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