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9 22:51

흙에서 일한다는 것은 -피에르 라비-

 

 '흙에서 일한다는 것은 삶의 기술을 가꾸는 것이고,

  우리 자신이 밭과 자연, 그리고 계절에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것입니다.

  나는 먹을 것들로 가득한 우리 집을 봅니다.

  채소와 과일들이 식탁 위에 오르면 나는 그것들을 내 노력으로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생각은 나에게 매우 감동적입니다.

  그것은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그 작은 공간 안에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고, 그 장소들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럭저럭 고랑은 만들어진 듯 합니다.

 씨를 뿌려야지요.

 지난 해에 묵혀둔 들깨 씨앗을 텁니다.

 이대리가 기뻐합니다.

 

 

 

 벌써 반나절 일을 다 했습니다.

 밥 먹어야죠.

 지친 정오에 우린 잠시 집에 들어가 한 숨 돌렸습니다.

 

 

 

 날씨가 좋아 더는 집에 못 있겠더군요.

 톱을 들고 고춧대를 모으러 다시 밭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런...

 근처 논에서 할아버지가 짚을 듬뿍 주셨습니다.

 퇴비 만들 생각에 짚을 묶어 밭에 쌓아 두다가,

 문득 '짚풀 삼겹살'이라는 걸 떠올렸습니다.

 난지도가 등짝에 짚 한 무더기를 싸메고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그가 흘린 지푸라기 흔적을 따라 집으로 갔습니다.

 

 

 

 연기에 고통스러워 하는군요.

 그러나 참 맛있었습니다.

 하늘도 바람도 삼겹살도 친구들도 모두 맛났습니다.

 

 흙 위에 찰싹 붙어 하루를 기쁘게 놀았습니다.

 내일 또 밭에 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 날.

 고마웠어요, 난지도.

 눈물 섞인 짚풀 삼겹살, 그리고 가시 많은 고춧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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