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8 17:49

시금치아줌마의 땅콩선물.

밭일을 땡땡이치며 일요일 오후의 피크닉을 접고 밭으로 향하게 한 건

호박씨를 심기 위해 괴산에서 올라온 민들레님. 조금 원망스러웠다. +_+...

 

 

하지만 서서히 해가 기울 무렵 밭엘 가니 놀고싶던 마음은 사라지고 밭은 밭대로 좋더라.

흙은 된장처럼 푸근하고 따스하게 모든 것을 감싸주는 듯.

흙과 된장은 어머니? 카사노바! 

아무튼 닮고 싶다.

 

 

지나가다 시금치 아줌마가 주신 땅콩. 이제부터 땅콩아줌마.

일산 장에 가서 사온 국산 피땅콩을 배양토에 뭍어 일주일간 싹을 틔우셨단다.

가시는 줄 알았으면 우리 것도 좀 부탁 드렸으면 좋았을텐데.

깜빡하고 텃밭백과를 빠트리고 와서 어떻게 심을까 고민하다 30cm 간격으로 옆으로 뉘여 심었다.

밭 주변 어른들은 책을 보며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웃으시더라만

네이버가 되지 않는 밭에서 믿을 건 오로지 텃밭백과 뿐이다. +_+;

 

조만간 피땅콩을 더 사다 심어야겠다.

작년에 땅콩을 정말 조금 심어 정말 조금 수확했었는데

볶지 않고 생으로 먹어도 비리지 않고 고소하고 촉촉했던 땅콩.

올해는 겨우내 술안주 마련용으로 양껏 심어야지.

 

 

열심히 밭을 만들고 씨를 뿌리면서도 과연 싹이 올라올까 의심했는데

씨앗들은 바람과 햇빛과 비를 양분삼아 홀로 꿋꿋히 싹을 틔워냈다.

대견스럽다.

 

참, 이날 공룡과 데반과 난지도는 유채와 냉이씨를 뿌렸고

민들레님은 주인아줌마 밭을 일구어 호박씨를 심었다.

  

 

난지도가 주워온 대자리 중 깨끗한 것은 빈농집에, 낡은 것은 밭에 깔아둠.

두둑에 아주까리를 심은 걸 표시하기 위해 돌담을 쌓았다.

혹 밭에서 보면 조심조심, 밟지 맙시다!

 7 18 햇볕은 따뜻하나 바람은 역시나 오늘도.

2010.4.25. 일요 빈농일지(공룡,난지도,데반,라봉,민들레) 15:00-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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